【건강다이제스트 | 백경미 기자】
【도움말 | 아주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황성철 교수】
미국 속담에 ‘폐렴은 노인들의 절친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이렇듯 폐렴은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을 공격할 기회를 늘 노린다. 노인이 폐렴에 걸릴 경우 그 예후가 좋지 않아 사망하는 사례가 많은데 노인성 폐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그 방안책을 모색해보자.
노인의 적, 폐렴
인체의 폐는 매일 7~8천ℓ의 공기를 여과해야 하므로 면역능력의 저하는 곧바로 1차 방어선의 붕괴인 폐렴으로 직결된다. 그러므로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에게 폐렴은 늘 곁을 맴도는 친구이자 생명을 위협하는 적이다.
폐렴, 흔한 병으로 쉽게들 생각하지만 전염감염성 질병으로는 사망률이 1위이며 전체 질병의 사망률 6위로 심각한 질병이다.
폐렴은 크게 나누어 지역사회 획득 폐렴과 입원 후 48시간 이후에 발생한 원내 감염 폐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젊고 체력이 정상인 사람이 과로, 수면부족, 찬바람을 쐬고 난 후 무리해서 발생하는 경우와 당뇨병, 간질환,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 투여 환자 등 면역기능이 이미 저하되어 있는 환자가 걸리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아주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황성철 교수는 “건강하던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얻은 폐렴은 1~2주 이내의 안정과 통상의 항생제 투여만으로도 쉽게 치료가 가능하고 그에 따른 예후도 양호하지만, 합병증이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특히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거나 수술 후 합병된 폐렴의 경우는 치료 경과도 장시간 소요될 뿐만 아니라 상당히 높은 사망률을 감수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원내 감염 폐렴은 양로원, 요양기관, 병원에서 얻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듯 노인이 원내 감염 폐렴에 걸리게 되면 사망률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노인성 폐렴은 일반 폐렴과 달리 특징적인 소견을 보이지 않는다. 폐렴의 전형적인 증상인 기침, 가래, 고열의 증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폐렴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다. 특히 양로원에 있는 노인들이나 독거노인들은 폐렴에 걸린다 해도 상당히 진행돼서 악화되기 전까지는 진단을 못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이유로 폐렴인 줄 모르고 방치하다 호흡곤란을 일으켜 중증 폐렴이 돼서야 병원 중환자실로 오는 노인이 많다. 이럴 경우 호전되기가 어려워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아지므로 폐렴은 노인들에게는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증상 나타나면 노인성 폐렴 의심돼요!
▶ 입맛이 떨어지고 기력이 없다.
▶ 밤에 식은땀을 흘리고 시름시름 앓는 증상을 보인다.
▶ 불면증이 있으며 생기가 없다.
▶ 탈수, 늘어짐 현상이 나타난다.
▶ 대소변을 못 가리거나, 헛소리를 하는 의식장애가 오거나 호흡곤란이 오면 위중한 상태이다.
노인성 폐렴은 예방이 최선
폐렴은 사망률이 너무 높아 사회적으로 문제가 크다. 폐렴 발병 8시간 내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면 예후가 좋고, 72시간(3일) 이내 치료가 반응하면 괜찮으나 반응하지 않을 경우 사망 확률이 64%나 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노인성 폐렴의 경우에는 빨리 진단하지 못해 발병 8시간 내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면 폐렴에 걸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예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 폐렴은 독감을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65세 이상은 반드시 백신 예방 접종을 받도록 한다. 그렇게 하면 8~90%의 예방 효과가 있다. 또한 미국 질병관리센터에서 10~11월 달에 올해 무슨 전염병이 유행하는지 발표하는데 미리 알고 예방 접종을 받도록 한다.
▶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나 합병증을 앓고 있는 노인은 음식을 가려서 먹기도 하는데 고기, 과일, 채소를 가리지 않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 충분히 섭취했다면 움직여라.
적절한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주 3회 이상 30분 이내로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폐렴 환자는 새벽공기를 마시면 좋지 않기 때문에 공기가 덥혀진 오후에 운동을 하도록 한다. 또한 땀을 흠뻑 내고 말리는 것은 폐렴을 부르므로 주의한다.
▶ 균으로 인해 호흡기 감염이 잘 되므로 손을 자주 씻는다.
가능한 비누를 사용하고 흐르는 물에 씻도록 한다.
▶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다.
술자리도 되도록 피한다. 음주는 면역을 떨어뜨려 호흡기 감염을 촉발한다.
▶ 마스크를 착용하려면 공업용 방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마스크는 세균을 막아주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감기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 감기가 3일 이상 차도가 없으면 폐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도록 한다.
황성철 교수는 “젊은 사람들은 주위 노인 분들을 대할 때 균이 옮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본인에게는 아무 지장을 주지 못하는 균이더라도 노인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찾아와서 오히려 병을 옮기는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충고하고 “양로원과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특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