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정숙(대화 전문가)】
좋을 때는 한 몸이지만 헤어지면 남보다 못하다는 부부 사이. 언제나 신혼처럼 살 수는 없을까?
만약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잠시 주목하자. 자칫 싫증나기 쉬운 부부 사이…언제나 신혼처럼 살 수 있는 비결을 이정숙 대화 전문가의 명쾌한 해설로 알아보자.
연애 때 뜨겁던 남편이 결혼 후 달라졌을 때
결혼하고 나니 남편이 연애 때와 크게 달라졌다고 말하는 여자들이 많다. 연애 때는 다감하고 열정적이더니 결혼하고 나서 무심하고 쌀쌀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자의 사냥꾼 기질을 이해하면 이런 변화에 섭섭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사냥꾼 기질은 어떤 일에 몰두할 때는 옆에 벼락이 떨어져도 그 일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더 이상 그 일에 몰두할 필요성이 사라지면 지금까지 몰두했던 일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산다. 그래야만 다음 일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에게는 연애도 일종의 사냥이다. 그래서 결혼 전까지는 애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인에게만 몰두한다. 그런데 남자에게 결혼은 사냥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와도 같아서 연애 시절의 애틋한 추억마저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그 때문에 모든 것을 기억하는 당신은 남편의 태도가 갑자기 차가워졌다고 느낀다.
남편이 사냥꾼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러면 남편의 태도가 차가워진 듯해서 “벌써 애정이 식은 거야?”“다른 여자가 생겼어?” 등의 말로 남편과 당신 자신을 괴롭히지 않게 될 것이다. 오히려 당신의 그런 태도는 남편에게 ‘아내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고 믿어주지 않는다.’라는 느낌을 받게 할 뿐임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의 남편이 결혼 직후 무심해 보이는가? 그것은 그가 지금 연애 시절의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생활 전선, 즉 당신과의 결혼 생활이라는 또 다른 현실로 옮겨가고 있는 중임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당분간 남편을 가만히 있게 내버려두어라. 만약 그래도 뭔가가 불안하다면 “난 언제나 당신 옆에 있을게.” “결혼하고 나니까 당신이 점점 더 좋아져.” 등의 말로 남편에게 당신의 애정을 확인시켜 주어라. 당신 남편은 다른 일에 몰두하면서도 당신의 존재를 깊이 인식할 것이다.
아내의 불평이 심할 때
“돈을 안 벌어다 주는 것도 아니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닌데 아내는 언제나 불만입니다.”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남편들의 아내에 대한 불만들이다. 아마 당신도 아내에게 이와 비슷한 불만을 가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여자의 파수꾼 기질을 이해하면 이런 불평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여자들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가족들이 편안히 쉬게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아내들은 집안을 꾸미고 친인척이나 이웃과의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일을 자신을 돌보는 것보다 더 중요시한다. 당신이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다 주어도 가족을 잘 돌보지 않으면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고 해석한다.
심지어 당신이 바깥일 때문에 가족과의 외식 약속을 잊어버리는 것을 비인간적으로 본다. 그래서 당신에게 가족은 아무 의미가 없는 존재라고 오해하며 불평한다.
그런 아내에게 “돈 잘 갖다주면 됐지 무슨 잔소리가 그렇게 많아?” 라고 말한다면 아내의 존재를 무시한 셈이다.
당신 보기에는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것 같은 데도 아내의 불평이 너무 심하다면 혹시 당신이 가정을 등한시하고 바깥일에만 매달리지 않았는지 돌이켜 생각해보라. 만약 그렇다면 정기적으로 아내의 불만 사항을 소거해줘라. 아내의 불만이 쌓이는 것을 나 몰라라 하면 아내를 병들게 하거나 밖으로 나돌게 할 수 있다.
파수꾼 기질을 가진 여자들은 섬세하고 감성적이어서 남자의 작은 배려에도 쉽게 감동하기 때문에 분기당 한 번 정도 깜짝 선물을 하거나 적당한 애교를 부리는 것만으로도 아내의 가슴에 쌓였던 불만을 한꺼번에 해소시킬 수 있다.
“여보, 언제나 고마워. 사랑하는 거 알지?” 한마디만 곁들이면 아내는 당신의 모든 잘못을 용서할 것이다.
글쓴이 이정숙 님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국제전문가 과정 중 국제관계 및 스피치 이론 3년 과정을 수료한 대화전문가이다. 이 글은 그의 저서 <남녀 대화법> (나무생각 刊 ) 중의 일부분을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