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더맑은클리닉 박민선 원장】
50대 주부 이미선 씨는 고지혈증과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폐경기니까 좀 더 혈관 건강에 신경 쓰라는 의사의 당부에 남들이 좋다 하는 것도 이것저것 따라해 보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관리도 받았다. 하지만 기대만큼 좋아지는 것 같지 않았다는 그녀는 결국 ‘이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이제 와서 뭐 좋아지겠어.’라며 자포자기했다.
그런데 얼마 전 이웃집 여자가 동맥경화로 쓰러져 입원했다는 소리를 들은 그녀는 덜컥 겁이 났다. 남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금 혈관 건강에 힘쓰겠다고 다짐한 그녀. 이제 혈관벽을 매끈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
녹슨 혈관벽은 내 몸의 시한폭탄
우리 몸의 기관들은 각기 여러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그 기관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세포다. 세포는 충분한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아야만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데, 바로 그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운반차량이 혈액이고, 그 통로가 혈관인 셈이다. 그런데 그 통로가 더럽고 좁다면?
더맑은클리닉 박민선 원장은 “혈관 통로가 좁고 혈관벽이 더럽다면 당연히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혈관이 막힐 경우 어느 순간 우리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건강한 혈관은 혈관 내벽이 깨끗하고 직경이 커서 혈액 흐름이 원활하고, 심하게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혈압이 올라가도 말랑말랑하게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어 높은 압력에도 잘 견딘다.
그런 반면 건강하지 못한 혈관은 마치 오래된 쇠파이프 내부에 녹이 슬고 찌꺼기가 낀 것처럼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과 혈전을 형성하여 혈관 직경이 좁아지고, 말랑말랑하던 혈관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탄력을 잃고 딱딱해진다. 그렇다면 혈관벽을 매끄럽고 탱탱하게 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혈관벽을 건강하게~ 노하우 5가지
1. 좋은 콜레스테롤로 혈관벽을 깨끗하게~
콜레스테롤은 지방 성분의 일종으로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지만, 동시에 우리 몸을 유지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성분 중 하나다. 콜레스테롤에는 일명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과 ‘착한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 있다. LDL-콜레스테롤은 점성이 낮아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잘 들러붙게 하지만 HDL-콜레스테롤은 밀도가 높아서 오히려 혈관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청소해준다. 박민선 원장은 “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콜레스테롤도 구분해 먹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삼겹살 같은 기름진 육류와 버터, 아이스크림 같은 유제품류, 라면·햄버거·냉동피자와 같은 패스트푸드 등이 LDL-콜레스테롤을 높여준다.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등푸른 생선이나 올리브 오일 등에 풍부하다. 박민선 원장은 “특히 들기름은 오메가-3와 오메가-6가 풍부해 적극 추천하는 식품”이라고 덧붙인다.
2. 소금·흡연 피해서 혈관이 말랑말랑하게~
과다한 염분 섭취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인다. 혈압이 높으면 심장에 무리가 가고 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때문에 평소 짜게 먹는 습관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길 줄 아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요즘은 시중에 저나트륨 양념들도 많이 나와 있다.
흡연 역시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관벽에 염증반응을 촉진시켜 혈관벽을 거칠게 만드는 요인이다. 혈관 건강을 챙기고 싶다면 흡연은 금물이다.
3. 식이섬유 풍부한 나물로 혈관벽을 깨끗하게~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깨끗한 혈관 내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청소부 역할을 한다. 이러한 식이섬유는 신선한 채소, 해조류, 잡곡에 풍부하므로 매일 식사 때마다 챙겨 먹는 것이 좋으며, 과일도 적당량 먹는 것이 좋다.
박민선 원장은 “나물은 많은 식이섬유를 쉽게 섭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평소 ‘싱겁게 간한 나물 먹기’를 권한다.
4. 비타민으로 혈관벽을 매끄럽게~
비타민 C를 비롯해 폴리페놀 등의 항산화 성분 역시 혈관을 맑고 젊게 해주며, 노폐물과 혈전으로 울퉁불퉁한 혈관벽을 매끄럽게 복구해준다. 또 양파나 메밀 등에 풍부한 비타민 P의 루틴 성분은 혈관벽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이렇듯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은 우리의 혈관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때 한 가지 주의할 것은 과도한 칼슘 보충제 섭취다. 박민선 원장은 “40~50대가 되면서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중년 여성들이 섭취하는 칼슘보충제는 실제로 골절 예방 효과는 있지만, 과하게 섭취할 경우 혈관에 쌓일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칼슘이 쌓이면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혈관을 막을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칼슘이 제대로 뼈로 가게 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D도 필수적으로 필요하므로 비타민 D 섭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5. 적당한 걷기로 혈관벽을 탱탱하게~
운동은 혈관근육까지 탱탱하게 만들어줘 혈관벽도 탄력 있고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박민선 원장은 “하루 30분 이상 어느 정도 숨이 찰 때까지 운동하라.”고 권하며 무엇보다 “요즘처럼 날이 좋은 봄에는 걷기 운동도 권할 만하다.”고 말한다.
걷기는 유산소운동을 통해 건강에 크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시간과 장소,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다만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 관절염 등이 있다면 건강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해야 된다.
박민선 원장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피부로 느껴지지도 않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혈관 건강”이라며, 특히 “혈액의 통로인 혈관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민선 원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을 거쳐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박사학위 취득,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를 역임한 항노화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