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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만성피로·무기력증 심할 때, 간 해독기능 쑥쑥~ 높이는 7계명

2012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초록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용한 교수】

누가 뭐라 해도 내 몸은 ‘귀하신 몸’이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그래서 몸에 좋은 음식, 몸에 좋은 약이라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그런데 내가 먹은 음식 때문에 독성 물질이 쌓여 건강과 점점 멀어진다면? 그토록 소중한 내 몸이건만 그 물질이 어디에 쌓였는지,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없다. 그러니 이런 불행을 미리미리 예방해보자. 그 시작은 해독을 담당하는 간을 건강하게 지키는 일부터다. 돈이 드는 것도, 어려운 일도 아니다. 내 간의 해독 기능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본다.

간은 내 몸의 정화기관

우리 몸의 화학공장이라고 불리는 ‘간’. 간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음식에 들어 있는 영양소를 몸에서 사용되는 형태로 변환시키고, 소화와 흡수에 필요한 담즙을 만든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기능이 있다. 바로 내 몸속으로 들어온 독성물질을 수용성 형태로 변화시켜 배출되게 하는 ‘해독 기능’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백용한 교수는 “간 문맥을 통해 전달된 음식물 속에는 영양소도 있지만 독성을 띤 해로운 물질이 있다.”며 “그 물질을 해독하는 것이 간의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간의 해독과정은 크게 1단계와 2단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1단계에서는 시토크롬 P450이라는 효소가 작용한다. 그 결과 독성 물질은 1단계를 거치면서 효소에 의해 중간대사산물로 바뀌게 된다.

2단계에서는 주로 1단계에 만들어진 중간대사산물을 담즙이나 소변으로 배설이 되도록 수용성 물질로 바꾼다.

물론 건강한 간이라면 이런 해독 과정을 매일 문제 없이 해낸다. 하지만 평소에 술을 많이 마신다면 해독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쉽게 접하는 진통제 타이레놀을 예로 들어보자. 만약 타이레놀을 과다 복용했다고 치자. 과량의 타이레놀은 1단계 해독을 거치면서 중간대사산물을 많이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런데 술을 지나치게 먹는 사람은 1단계의 시토크롬 P450 효소가 활성화되어 있어 독성이 강한 중간대사산물을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만든다. 만약 그 양이 2차에서 해독할 수 있는 한계를 넘게 되면 독성이 강한 중간대사물질은 제대로 해독되지 않고 그대로 간에 쌓인다. 결국 간세포를 파괴해 간 기능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해독 못해도 침묵하는 간

간은 해독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도 그 사실을 빨리 알려주지 않는다. 보통 정상적인 간 수치보다 10배 이상으로 올라가는 등 간 독성이 심해져야 황달, 콜라색 소변 같은 간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난다. 해독을 제대로 못해 간이 많이 손상되면 간이 부어 오른쪽 윗배에 불쾌감이, 혈액 응고 인자를 만드는 기능이 떨어져서 멍이 잘 들 수 있다.

백용한 교수는 “간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 건강해지기가 쉽지 않다.”며 “미리 간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해독 능력 쑥쑥 올리는 간 건강법 7계명

간을 슬프게 하는 술! 술! 술!

앞서 이야기한 대로 지나친 음주는 해독 1단계에서 많은 독성 중간대사산물을 만들어낸다. 술이란 옷을 입었지만 지나치면 독이나 다름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기 쉬운데 이때 지방세포에서 간에 안 좋은 물질을 만들어낸다.

간 건강, 균형 잡힌 영양이 먼저다

간에서 해독을 담당하는 효소들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잘 만들어진다. 또 영양이 부실하면 간 보호 인자들이 잘 생기지 않는다. 잡곡밥, 녹황색 채소, 해산물 등으로 밥상을 차리고 신선한 과일과 유제품을 간식으로 먹는 것이 좋다.

꼭 필요한 약만 먹는다

백용한 교수는 “약은 과다 복용해도 미처 다 해독을 못해 간에 문제를 일으키고, 드물지만 권장량만 먹어도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면역교란으로 인해 간 독성이 생길 수 있다.”며 “꼭 필요한 약을 최소한의 양만 먹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비만하면 간은 괴로워!

백용한 교수는 “비만한 사람은 간 독성이 생길 위험성이 높다.”고 말한다.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지질 등이 약물과 결합을 잘해서 몸에 오래 머무르기 때문이다. 비만과 더불어 당뇨, 지방간 등은 간의 방어 능력을 떨어뜨린다.

담배는 당장 끊는다

유해물질 덩어리인 담배를 피우면 간은 해독하느라 지친다. 백용한 교수는 “담배는 술과 마찬가지로 1단계 해독 효소인 시토크롬 P450을 활성화해서 독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하루빨리 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떨어진 면역력을 올려라

우리 몸에 독이 되는 활성산소를 해독하는 것은 항산화 물질이다. 면역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항산화 물질도 줄어들어 간 독성도 잘 생긴다. 충분한 수면, 운동, 활기찬 생활로 떨어진 면역력을 올리자.

간 질환 있다면 더욱 조심!

만성 B형간염, C형간염, 지방간 등이 있으면 간의 방어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건강한 사람보다 약물, 술 등으로 간이 손상받기 쉽다. 항상 간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정기 검사를 받고 치료에 힘써야 한다.

백용한 교수는 “보통 노인과 어린아이 그리고 남성보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간의 해독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은 더욱 간 건강에 신경 쓰고, 간 해독에 지장을 주는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백용한 교수는 간암, 간경변증, 만성간염, 지방간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08 서울 아시아태평양간학회 조직위원회 학술위원 등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간학회 간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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