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통증의학전문의 김문호 의학박사】
관세청이 2011년부터 금년 3월까지 4년여 동안 해외 직구를 한 115만 명의 통관 품목을 분석한 결과, 건강식품이 1위였고(전체 수입금액의 19%) 구입 금액은 1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가 47%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국내의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매년 쑥쑥 커져 작년에는 1조 8000억으로 늘었다고 한다.
근래에 웰빙 바람이 유행처럼 불면서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터넷에도 제대로 검증이 안 된 정보가 넘쳐흐른다. 항암효과, 당뇨병·고혈압·간질환에 특효, 면역증대, 노화방지, 발기부전·대머리·비만에 특효 등 선전 문구도 현란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여성 갱년기장애 개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건강식품으로 최근 판매가 급증한 ‘백수오’ 제품 32가지를 수거해 조사한 결과 3개만 진짜이고 29개가 가짜라고 발표했다(2015.4.22).
가짜 백수오인 중국산 ‘이엽우피소’는 겉모양은 백수오와 비슷하나 재배기간이 짧고 값이 저렴해 제조·판매하지만 간독성 및 신경쇠약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식약처에서는 식품원료로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다.
몇 년 전에 중국산 ‘금수강산 x’와 미국산 ‘시x네’, ‘다이아x’ 등 3개 건강기능식품은 절대 사지 말고 이미 보유하고 있더라도 폐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기사화된 적이 있다.
수입업자들이 “당뇨병에 특효”라고 팔았지만 제품에는 과다 복용 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원료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수입업자들은 6개들이 한 박스에 4만 원 정도씩 구입하여 시중에는 20만 원쯤에 판매했다.
이처럼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질환에 ‘특효’ 또는 ‘비법’이란 마케팅을 펼치며, 만성으로 고생을 하는 환자들의 약점을 파고들 뿐만 아니라 터무니없는 고가로 환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대부분의 건강식품은 과학적으로 검증이 안 되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건강기능식품은 그 효과가 최소한 과학적으로 인정된 식품이라 할 수 있으나, 약품으로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므로 어느 특정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먹어선 안 된다.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보완-대체의학이란 진료과목이 설립되어 있고, 의사들의 엄격한 관리 하에 일부 보조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만성질환에 적용하고 있으며, 그 일부는 보험 적용도 된다.
이들은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한다. 한국에는 아직 보완-대체의학이 법적 혹은 제도적으로 정립이 되어 있지 않아 환자들은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일반 건강보조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올바르게 선택하고 또한 복용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환자의 약점을 이용하는 장삿속의 비전문가에게 몸을 맡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나 주치의와 상의하라.
2. 너무 값비싼 건강식품이나 치료요법은 무조건 피하라.
3. 최소한 식약처에서 ‘기능성 건강식품’으로 인정을 받았는지 확인하라.
4. 치료 목적으로 복용해서는 안 되고, 보조요법으로만 복용하라.
5. 치료도 중요하지만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에도 관심을 기울여라.
6. 어떤 건강보조식품 혹은 기능식품이든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았거나, 관리계획이 성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절대 복용하지 마라.
김문호 박사는 미국에서 통증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잘 낫지 않는 난치성질환과 통증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진료했다. 국제통증연구소 소장, 국제바이오테라피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차의과학대학교 통합의학대학원 외래교수, 아피테라피 주임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세계의학인명사전에 등재되기도했으며, 현재 통증치료 전문센터인 안아픈세상 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