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이동규 원장】
봄볕은 좋지만…
봄볕이 좋다. 투명하고, 화창하고, 싱그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대놓고 좋아하기에는 걱정스럽다. 자외선 때문이다.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는 시어머니의 마음처럼 봄철 자외선은 심술궂기 이를 데 없다. 오래 노출될 경우 피부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치명타가 된다.
실제로 자외선 지수는 여름이 가장 높지만, 기상청에서 전국 10년간 평균 일조시간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평년 봄의 일조 시간은 629.7시간으로 여름 503시간보다 약 25%나 많아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과 양이 봄에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봄철 야외활동 시 여름 못지않게 자외선 차단에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은 눈에 치명타
자외선에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장시간 노출이 되는 환경은 다양한 눈질환의 원인이 된다. 짧은 시간에 일정량 이상의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경우 눈이 충혈되거나 각막에 화상을 입어 염증이 생기는 광각막염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장시간 과다한 자외선에 노출되는 경우를 만성손상이라고 하며, 익상편과 백내장이 나타날 수 있다. 자외선 중에서도 긴 파장인 자외선 A는 각막을 거쳐 수정체까지 침투한다. 이때 길게 침투한 자외선이 수정체를 손상시켜 백내장을 유발하는 것이다. 더 장기간 노출이 되면 눈 안에 시신경이 있는 망막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이는 실명을 일으키는 황반변성이 될 수 있어 치명적이다.
자외선 최선책은 선글라스
위험한 자외선에 가장 손쉽게 대처하는 방법은 역시 선글라스다. 일반적으로 선글라스는 패션아이템으로 착용한다. 패션아이템으로도 좋지만, 이제는 인식을 바꿔 건강을 위해 착용해야 한다.
선글라스를 구입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점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UV마크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렌즈 색상 농도는 75~80% 정도로,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눈동자가 들여다 보일 정도가 알맞다. 렌즈 색의 농도는 짙을수록 자외선 차단이 잘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너무 짙은 색의 렌즈는 동공이 커져 자외선을 더 많이 유입해 오히려 눈을 더 위험하게 할 수도 있다.
선글라스를 쓴다고 해서 자외선을 100% 모두 피할 수는 없다. 광대뼈에서 반사되거나 안경의 옆이나 위를 통해서 자외선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렌즈가 큰 선글라스를 쓰거나 고글 형태로 얼굴에 완전히 밀착되는 선글라스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좋다.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를 함께 쓴다면 더 많은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
이동규 원장은 망막, 포도막, 백내장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안과 전문의다. 현재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