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라이프 플래너 이상훈 (<나이 들어 안 심심하게 사는 법> 저자)】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하는 게 더 스트레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스트레스에 대해 전문의들은 스트레스는 ‘안 받는 것’이 아니라 ‘잘 푸는 것’이라며 즐겁게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하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어릴 적부터 분, 초 단위까지 시간을 나눠가며 공부해야 했던 입시교육에 길든 탓에 제대로 된 자유시간이나 한가한 시간을 가져본 적도 별로 없고, 있다 해도 잠자는 것 외에 별다른 것을 해본 적이 없는 처지라면 취미생활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그때그때 유행하는 것들을 좇아 하게 되고, 결국엔 유행이 사그라지면 취미생활도 흐지부지 끝나고 만다. 평생 즐기면서 할 수 있고,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지켜줄 나만의 취미생활을 이제는 진지하게 찾아봐야 할 때다. 그래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취미활동들을 준비했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건강도 챙기고, 100세 시대의 기나긴 노후생활에도 외롭고 적적하지 않을,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찾아보자.
취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
자신에게 딱 맞는 취미생활을 찾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하였을 땐 더더욱 그렇다.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찾는 데 그저 눈으로만 보고 소극적으로 선택하려 하지 말고, 직접 한 번씩 해보자.
이런 시도만으로도 행복호르몬이 넘쳐나 자신의 취미를 찾아가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나만의 취미를 찾아 길을 나서보자.
1. 예술 작품으로 승화한 종이접기
종이학, 종이배, 그리고 학 알 등등. 누구나 한 번쯤 종이접기를 해봤을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천 마리의 학이나 학 알을 접어 선물하는 것이 유행했던 때도 있었다. 그래서 “겨우 취미로 종이접기라니….”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취미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취미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또한, 종이접기는 종이학이나 학 알처럼 단순한 작업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나이 들어 안 심심하게 사는 법> 의 저자로서, 마음수련, 청소년 상담, 커리어 컨설턴트 등 박학다식한 식견과 다양한 삶의 경험을 나누고 전하며 행복한 삶을 계획하도록 이끄는 활동가인 이상훈 라이프플래너는 “종이접기는 어느 수준에 이르면 창작도 할 수 있는 취미여서 어른들 사이에도 인기가 꽤 높은 편”이라며 “노후에는 손주들이 좋아하는 모델들을 만들어 줄 수 있고, 아이들의 종이접기 교사도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손재주가 좋고, 단순한 취미 이상의 성취감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시도해볼 만한 취미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종이접기는 비용도 적게 드는 편이고 특별한 장소나 준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언제든 쉽게 할 수 있다. 건강상의 이점으로 이상훈 라이프플래너는 “양손을 사용하는 종이접기는 섬세한 작업을 해야 하고 집중해야 하기에 잡념이 끼어들 여지가 없고 두뇌 회전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2. 요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뜨개질
모 남자그룹의 아이돌이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자신의 취미가 ‘뜨개질’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소위 짐승돌이라 불리며 역동적인 댄스를 선보이던 아이돌의 반전 취미에 함께 한 출연자들도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뜨개질한다는 아이돌은 “뜨개질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져서”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뜨개질의 건강상 이점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알려져 왔다. 미국 여러 대학 과학자들의 공동 연구 결과에서 같은 리듬의 동작이 반복되는 뜨개질은 스트레스를 없앨 뿐만 아니라 몸의 면역성을 강화하고 요가처럼 통증과 우울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나타났다. 뜨개질하는 동안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증가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이민수 교수도 “뜨개질은 뇌를 자극하여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 허버트 박사는 “뜨개질은 몸을 이완시켜 혈압과 심장박동을 낮추어 질병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불안한 정서에도 도움이 되고 천식과 공황발작을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특히, 뜨개질의 반복적인 동작은 아이의 폭력적인 행동과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자녀나 손주와 함께 뜨개질을 취미로 갖는 것도 좋겠다.
마음을 다스려주는 취미들~
1. 마음수련은 기본, 품위는 덤~ 서예
학창 시절에 한 번쯤은 해보았을 서예는 붓으로 자신의 마음상태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일종의 정신수양 도구라고 말할 수 있다. 이상훈 라이프플래너는 “서예를 하는 사람치고 성격이 급하거나 성품이 나쁜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그만큼 서예는 마음수련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붓글씨를 쓰는 동안 글에 집중하고, 그 완성물인 글자들을 바라볼 때에는 희열까지도 느낄 수 있다. 처음부터 이런 만족을 얻지 못하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그에 걸맞은 품위도 더해주는 서예는 노후를 빛나게 할 좋은 취미가 될 수 있다.
큰 비용도 들지 않고 또 좋은 사람들도 사귀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는 서예.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다면 서예를 시작해보자.
2. 엔도르핀 팍!팍! 솟는 바둑
예전에 동네마다 한두 개씩 있던 기원을 요즘에는 거의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바둑 인구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케이블의 한 채널로 바둑 방송이 있고, 드라마<미생>의 인기로 온라인 바둑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상훈 라이프플래너는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한 번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바둑”이라며 “바둑은 두뇌 활동을 자극해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바둑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 할아버지와 손주가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이다. 바둑은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을 준다. 집중해서 여러 가지 작전을 짜는 동안 두뇌 활동이 활발해져 엔도르핀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따로 또 같이 즐기는 취미
찍는 즐거움에 나누는 즐거움까지~ 사진
예전만 해도 카메라 하나 어깨에 둘러메고 명소를 다니며 사진 찍고 전시하는 꿈을 가졌던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는 이러한 과정을 한결 간단하고 손쉽게 만들었다. 심지어 웬만한 휴대폰에도 카메라가 내장되어 있다. 그래서 찍은 사진을 인화, 현상하는 과정 없이 실시간으로 바로 온라인상에 올려 많은 이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찍는 즐거움과 찍은 사진을 나누는 즐거움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상훈 라이프플래너는 “사진 찍기는 혼자서, 또는 여럿이서 같이 할 수 있는, 인원에 특별한 제한이 없는 취미활동”이라며 “처음에는 그냥 사진을 찍지만, 나중에는 내가 추구하는 철학을 사진에 담아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취미가 된다.”고 말한다.
특히 노후의 사진 찍기 취미는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사진 찍기는 늘 새로운 피사체가 필요하기에 주변 공원이나 야산 등으로 나서게 된다. 그러다 보면 노년기에 꼭 필요한 걷기 운동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또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피사체에 집중하는 작업이기에 피사체를 고르는 과정에서 관찰력이 좋아진다. 나이 들어 문제가 되는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처럼 시간을 흘러도 사진은 남는다. 사진 찍기는 취미 활동의 결과물을 멋진 추억과 함께 남길 수 있는 취미이다. 따라서 명소 등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멀리 나갈 수 없다면 가족 사진사가 되어보는 것도 좋다. 집안의 대소사를 담거나 자녀나 손주가 커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가족 사진첩을 만드는 것도 가족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이상훈 라이프플래너의 말처럼 스트레스를 풀어줄 취미 활동 대부분이 몸을 움직여 하는 것이지만, 이는 신체 움직임을 통해 몸과 마음을 함께 치유해준다. 따라서 스트레스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현명하게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적극 찾아보자.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 방법을 찾는 것이 어쩌면 21세기를 건강하게 살아가는 생존전략일 수 있다.
이상훈 라이프플래너는 고려대 응용동물과학과를 졸업하고 바이엘화학과 한라그룹 홍보실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고, 미국 롱아일랜드대학에서 MBA 코스를 수료했다. 현재 라이프플래너로서 약초, 마음수련, 청소년 상담, 커리어 컨설턴트 등 다양한 삶의 경험을 나누고 있으며, 저서로는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안내서인 <나이 들어 안 심심하게 사는 법-취미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