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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방광, 너 누구니?

2011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을지병원 비뇨기과 강정윤 교수】

나는 신장에서 보낸 소변을 보관합니다. 소변이 너무 많이 차서 참을 수 없으면 비워달라는 신호를 보내서 변기에 시원하게 쏟아내지요. 아마 내가 없으면 사람들은 아주 불편할 겁니다. 소변이 모이지 않고 신장에서 만드는 족족 바로 나온다고 생각해보세요. 생각만 해도 아찔하죠? 그런데 제가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해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아 서운합니다. 바쁘다고 소변을 내보내달라는 신호를 무시하기도 하고, 자극적인 음식으로 저의 신경을 건드리지요. 참을 수 있을 때까진 참겠지만 저도 한계가 있어요. 잊지 말아 주세요. 저 방광은 건강할 때 지켜야 노폐물을 깨끗하게 비워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요.

방광에 이상이 생기면?

방광에 생기는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이 ▶방광염이다. 건강한 방광은 균이 없는 상태여야 한다. 그러나 요도를 통해 세균이 방광으로 들어오거나 신장에서 방광으로 굴러 내려온 돌에서 세균이 번식하면 방광염이 생길 수 있다. 방광염이 생기면 소변을 볼 때 아프고 화장실에 자주 가고 싶다. 심하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방광염은 요도의 길이가 25cm로 긴 남성보다 2~3cm에 불과한 여성에게 자주 생긴다. 그만큼 항문이나 성기 주변에 있던 세균이 방광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약으로 치료가 잘 되지만 방광염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는다면 또 생길 수 있다.

드물지만 간질성 방광염도 있다. 간질성 방광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이 마려우면 배가 아프고 소변을 보면 괜찮아지는 것이다. 간질성 방광염도 여성 환자가 많고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과민성 방광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과민성 방광이란 방광 기능에는 이상이 없지만 방광이 예민해서 조금만 소변이 차도 참기가 어려운 증상을 뜻한다. 이런 현상을 급박뇨라고 하며 보통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밤에 화장실에 자주 가는 야간뇨가 동반될 때 과민성 방광이라고 한다.
사실 과민성 방광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그냥 둘 수도 없다. 모든 일에 의욕이 없고 어딜 가든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찾아야 안심을 하는 등 삶의 질이 떨어지기 쉽다. 잠도 잘 못자고 심하면 우울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과민성 방광은 ‘방광의 눈물’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강정윤 교수는 “방광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방광암은 특히 담배를 피우는 중·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방광암의 대표 증상은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없이 피가 나오는 것이다. 보통 방광염이나 방광결석은 소변을 볼 때 피가 나오면서 통증이 있는 것과 구분된다. 강정윤 교수는 “방광이 건강하다면 피가 나오거나 통증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다.”며 “이러한 증상이 있으면 빨리 적절한 검사를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방광 건강 사수 십계명

1. 소변을 참지 않는다.

소변은 밖으로 내보내야 할 찌꺼기다. 이 찌꺼기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면 좋을 리 없다. 평소에 지저분한 화장실이나 업무 때문에 소변을 오래 참으면 수축력이 떨어지는 게으른 방광이 된다. 방광이 수축을 잘 못하면 볼일을 보고도 방광에 소변이 남는 잔뇨가 생길 수도 있다.

2. 물을 충분히 마신다.

소변을 보는 횟수가 적은 사람은 물도 적게 먹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는 방광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방광에 세균이 들어오면 무조건 방광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세균이 방광 벽에 붙어서 증식을 해야 방광염이 된다. 즉 균이 들어와도 소변을 본다면 그 균도 함께 밖으로 나간다.

강정윤 교수는 “평소 소변 색깔이 진하다면 수분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므로 물을 더 먹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3. 과민성 방광이라면 카페인 음료, 자극적인 음식을 줄인다.

커피, 녹차, 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는 방광을 자극해서 소변이 더 자주 마렵다. 맵고 신 자극적인 음식도 방광을 자극한다. 특히 과민성 방광이 있다면 이런 음식의 섭취를 줄인다. 카페인 음료만 먹지 않아도 과민성 방광 증상이 1~2주 만에 호전되기도 한다.

4. 변비가 있다면 빨리 고친다.

강정윤 교수는 “변비가 심하면 방광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만성 변비가 있으면 잔뇨가 생길 수 있고, 과민성 방광도 심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변비를 치료하면 방광도 다시 건강해지기 쉽다.

5. 정상 몸무게를 유지한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 방광을 받치고 있는 조직이 내려앉아서 방광도 함께 처질 수 있다.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서 비만을 예방한다.

6. 성관계 후에 소변을 본다.

젊은 여성은 성관계 후에 방광염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성관계를 할 때 요도 주변이나 질에 있는 세균이 방광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독 성관계를 하고 난 다음 방광염에 잘 걸린다면 성관계 후에 바로 소변을 보면 방광염을 예방할 수 있다.

7. 절주와 금연을 한다.

술은 방광을 자극하고 담배는 방광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담배는 애초에 배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피우고 있다면 반드시 끊는다.

8. 과로하지 않는다.

모든 장기가 그렇듯 방광도 피로에 약하다. 강정윤 교수는 “명절이나 제사 등 여성들이 과로하기 좋은 시기에 방광염을 호소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한다. 과로했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잠을 푹 잔다.

9. 배뇨일기를 써본다.

소변을 자주 본다고 과민성 방광을 걱정하는 사람 중 실제로는 정상적인 배뇨 횟수를 가진 경우도 있다. 보통 소변을 보는 횟수가 8번 이상이면 소변을 자주 보는 편에 해당한다. 소변 횟수는 마시는 물의 양과 땀의 양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 번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여러 번 배뇨일기를 써봐서 자신의 배뇨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10. 스트레스를 받으면 즉시 해소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방광도 함께 예민해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즉시 풀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강정윤 교수는 노원을지병원 비뇨기과에서 결석, 소아배뇨장애, 요실금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보험위원,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학술위원, 대한소아비뇨기과학회 편집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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