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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클리닉] 당뇨병 이기는 열쇠 췌장 생생~ 활력법

2010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름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

우리 주인님은 꾸준히 먹습니다. “밥을?” 아니오. 술 말입니다. ‘매일 한두 잔은 괜찮겠지?’ 생각하며 술잔을 들기 시작합니다. 두세 잔에 끝날 때도 있지만 때때로 술을 꿀꺽꿀꺽 물처럼 마십니다. 다른 사람이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니냐?”면서 말리면, 타고난 건강 체질이라며 건강을 과시하는 우리 주인님. 나도 할 만큼 했습니다. 없는 힘 쥐어짜내면서 인슐린을 내보내왔는데 이제는 감당이 안 되네요. 내가 인슐린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기나 하는 걸까요? 내가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다는 것도 모르는 주인님. 누가 우리 주인님 좀 말려주세요. -이상, 췌장의 고백.

술 마시고 복통 오면 췌장염 의심

술을 먹고 늦은 밤 귀가한 B씨. 잠들려던 찰나 복통이 찾아왔다. 웅크린 채 아픈 배에 손을 얹으니 통증이 조금 가시는 듯했다. 그러나 잠시 후 속이 울렁거려 급히 화장실에 갔다 실컷 토했다. 몸을 젖혀 스트레칭을 하자 복통이 더 심해졌다. 복통과 구토가 계속되자 B씨는 119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병원 담당의사는 ‘급성췌장염’이라고 했다. 원인은 무리한 음주였다. 술에 있는 독성 대사물질이 췌장에서 분비하는 여러 효소를 지나치게 활성화시켜 췌장 세포를 자극하면서 염증이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술을 마셨을 때 배가 아프다면 췌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췌장은 배를 정면으로 보았을 때 위장에서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아래에 있다. 배꼽에서 약 5cm 떨어진 곳에서 시작해 4시 방향으로 길게 자리 잡고 있다. 췌장은 이자라고도 불린다.

췌장은 위장, 십이지장, 소장, 대장, 간, 담낭, 비장 등의 장기에 둘러싸여 있다. 염증이나 암이 생겼을 때도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일단 병이 생기게 되면 다른 부위로 전이가 매우 빨라 병의 예후가 나쁜 편이다.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에 필요한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중요한 장기 췌장. 체내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의 내분비 기능을 한다. 췌장이 나빠지면 인슐린 분비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몸 속 혈당이 올라갈 때 췌장이 인슐린을 적절히 분비해 수치를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돼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은정 교수는 “췌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은 향후 당뇨병 발병률이 최고 20배까지 높아진다.”며 췌장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체격이 작아 당뇨병 발병률이 더 높다. 체격이 작을수록 장기도 작아 췌장 역시 인슐린 분비능력이 더 낮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에 반해 서양보다 음주량이 높아 췌장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이은정 교수는 “취할 때까지 마시는 음주문화가 췌장 기능을 크게 떨어뜨린다.”면서 “췌장은 한 번 기능이 떨어지면 회복할 수 없는 장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급성췌장염&만성췌장염 바로 알기

췌장은 우리가 태어나 엄마 젖을 먹는 순간부터 기능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나이 들면서 서서히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췌장염이나 당뇨병은 노년층만 걸려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은정 교수는 “나이 들어도 건강을 유지한다면 별 문제가 없고, 젊어도 술과 복부비만으로 췌장 기능을 비정상적으로 떨어뜨리면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췌장 기능이 떨어지면 생기는 문제는 췌장에 염증이 생기는 췌장염이다.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으로 나눌 수 있다.

* 급성췌장염=담즙이 췌장 안으로 역류해 췌장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췌장이 터져서 주변의 장기를 녹이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중증 췌장염은 사망률이 10~15%에 이른다. 급성췌장염의 절반은 술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 성별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여성도 안심은 금물. 남성보다 알코올 분해 능력이 적어 적은 양의 음주를 했을 때에도 쉽게 급성췌장염이 올 수 있다.

의학적으로 심한 통증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심근경색이고, 그 다음이 췌장염이다. 주로 상복부에 심한 통증이 점차 등 쪽으로 퍼지면서 몸을 움직일수록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구토와 열을 동반하기도 하며, 심하면 복부 피부에 멍이 생기기도 한다.

이 같은 통증과 음주 여부로 췌장염을 진단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보통 합병증 없이 수일 내에 정상 상태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통증 치료와 금식 등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소화효소가 분비되지 않도록 3일~7일간은 금식한다. 음식물을 먹으면 췌장이 소화효소를 분비하기 위해 활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금식 동안에는 정맥에 링거수액을 공급한다. 금식만으로도 90%는 좋아진다. 그 외 10% 정도는 물혹 등 합병증으로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중증일 때는 쇼크, 저산소증, 신장 기능 저하, 췌장 괴사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는 2차 감염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췌장염에서 기억할 점이 있다. 이은정 교수는 “회복이 되더라도 급성췌장염이 반복되면 만성췌장염이 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췌장의 호르몬 분비에 심한 손상을 입으면 인슐린 생산에 영향을 끼쳐 당뇨병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술 때문에 온 췌장염은 당뇨병 유병률이 더 높다. 그렇기 때문에 예후가 중요한 질환이다.

* 만성췌장염=췌장의 염증 상태가 지속되면서 췌장에 상처가 남는 상태를 말한다. 이 역시 술이 가장 큰 원인이다. 증상은 배가 끊어질 듯 아팠다가 자연스레 괜찮아진다. 한 달쯤 지나 다시 증상이 나타나면서 횟수를 반복한다. 체중도 2~3달 사이에 크게 줄어든다. 먹은 것도 별로 없는데 소변량이 많아지고 설사를 자주 한다. 냄새가 지독하다. 이러한 증세가 한 가지 이상 나타나면 의심해 봐야 한다.

체중이 줄고 대변의 지방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췌장의 지방소화효소가 분해되지 않아 소화가 안 되고 바로 대변으로 배설하기 때문이다. 지방의 성분이 대변으로 배출되는 양이 많아지면서 체중감소도 뒤따른다.

특히 합병증이 문제다. 만성염증은 처음에 우리 몸의 소화효소나 인슐린 분비에 지장을 주다가 나중에는 췌경화나 췌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인다.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한 암보다 어떻게 보면 더 무서운 질병으로 꼽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단 후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췌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금주와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만큼 식사에 관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방을 소화하는 지방효소인 리파아제는 췌장에서만 분비하므로, 지방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소화가 잘 안 된다고 해서 단백질이나 당질까지도 제한한다면 몸이 약해진다. 지방 이외의 식품은 소화가 잘되는 쪽으로 조리해서 소화효소제와 함께 충분히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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