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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알고 보면 기찬 똥의 건강 비밀

2011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대한 대장항문학회 회장)】

옛날 어의들은 왕의 똥을 ‘매화’라고 부르며, 매일 매일 살펴보고 맛보며 왕의 건강을 점검했다. 똥의 모양과 색깔, 냄새 등으로 몸의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변기 물을 내리기 전 똥의 모양과 색깔 그리고 냄새를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한다. 이제 똥이 더럽다는 생각은 접고 당신의 똥을 살펴보자.

황금색의 굵은 바나나 모양이 ‘좋은 똥’

시원하게 볼일을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변비나 설사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고, 어느 날 갑자기 배변 습관이 바뀌어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배변 횟수는 1일 1회가 적당하나, 식사량이 적은 사람이라면 5일에 1회로도 충분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쾌변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배가 막힌 느낌인 중압감이 없고, 시원하게 완전히 배설되어야 한다.

물론 똥도 개인차가 있고, 그날 섭취하는 음식의 양과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황금색을 띄며 ▶굵기는 2cm 정도 ▶길이는 약 12~15cm이며 ▶냄새가 없는 똥이 건강한 똥이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변의 상태나 배변 습관에 변화가 왔다면 대장 건강의 이상신호로 볼 수 있다.”며 “특히 붉은색의 혈변, 검은색의 흑변, 점액이 많이 섞인 변이 관찰될 경우에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똥 모양과 양으로 내 몸속 건강 체크법

▶콩처럼 딱딱하거나, 울퉁불퉁 덩어리진 똥을 눈다면?

식사량과 수분 섭취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물을 먹어주는 것이 좋다. 그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골반저근소실증(변이 배출되는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은 질환), 대장종양, 장폐색, 갑상샘기능저하증과 같은 질환일 수도 있다.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해도 똥을 자주 누지 못할 수 있고, 가늘고 마르거나 딱딱한 똥을 볼 수 있다.

▶찐득찐득 죽 같은 똥이나 물 같은 똥을 눈다면?

상한 음식 섭취, 위장의 염증, 불결한 위생 관리,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생기는 설사인 경우가 많다. 만약 배가 아프거나 열이 높고 이틀이 넘도록 계속 설사를 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균 배변량은 하루 약 200g(한 컵 분량) 정도~

하지만 식이섬유 섭취량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채소와 과일 등을 적게 먹고 고기와 탄수화물 등을 많이 먹으면 섬유질 부족으로 배변량이 적어진다. 때문에 육식 위주인 서양인들에 비해 동양인들의 배변량이 훨씬 많다.

하지만 배변량이 많을 경우 배변이 힘들어질 수도 있으니 평소 물을 많이 마셔주는 것이 좋다. 섬유질이 물을 흡수하면서 훨씬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똥 냄새로 내 몸속 건강 체크법

대변에서 냄새가 안 날 수는 없겠으나 숨을 못 쉴 정도로 악취가 나면 좋지 않다. 편식, 소화불량, 장염, 과다한 육식은 반드시 심한 악취가 난다. 섭취하는 음식물이 곡물, 채식의 섬유질과 조화를 이루어야 심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시큼한 냄새는 소화불량, ▶비린내는 장출혈, ▶썩는 냄새는 대장암 증상일 수 있다.

소화불량 환자는 위산과다로 인해 대변에 산 성분이 섞여 나와 시큼한 냄새가 나고, 대장에 출혈이 있으면 피가 변에 묻어 나와 피 비린내가 난다. 대장암인 경우 대장조직이 부패하기 때문에 변을 보았을 때 생선 썩는 냄새가 난다. 특히 방귀 냄새와 구취가 심한 편인데 정상인보다 장 내 메탄가스가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장이 들러붙은 장유착증이거나, 만성 설사가 있거나, 평소 육류나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는 경우는 장 내에 변이 오래 머물면서 발효되기 때문에 나쁜 균이 증식하고 좋은 균이 감소해 방귀나 대변에서 독한 냄새가 날 수 있다.
변에서 간혹 유황 냄새가 나기도 하는데, 이는 고기를 먹은 후 소화과정에 유황가스가 생성되기 때문일 뿐 대장질환 증상은 아니다.

똥 색으로 내 몸속 건강 체크법

입에서 항문까지의 길이는 약 9m다. 변의 색은 담즙의 색소인 ‘빌리루빈’에 의해 달라진다. 처음 녹색으로 시작해 노란색이나 주황색으로 변화한 다음 담즙과 세균에 노출됨으로써 갈색, 황금색으로 변하게 된다.

▶검은색 똥
변이 검고 끈끈하면 식도, 위, 십이지장의 출혈이 의심된다. 혈액이 위를 통과할 때 위산과 반응해 검게 변하면서 똥의 색깔까지도 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경우 냄새도 독하다. 평소 속이 자주 쓰리고 소화가 안 되며 이런 검은 변을 본다면 소화성궤양에 의한 출혈이나 위염, 위암 등에 의한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철분제를 포함한 약을 먹는 경우에도 검은색 변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약 복용으로 변이 검은색이 되었다면 끈적거리고 악취가 나지는 않는다.

▶붉은색 똥

장의 아랫부분에 출혈이 있을 경우 똥의 색이 붉다. 직장 근처의 출혈이기 때문에 소화효소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으며 출혈량이 많으면 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선홍색 피가 섞이면 ‘근혈’이라고 항문과 대장 근처의 출혈로 보며, 색이 검붉거나 검은색에 가까우면 ‘원혈’이라 하여 소화관의 출혈이거나 위나 소장 근처에서 출혈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녹색 똥

음식이 너무 빠른 시간 내에 장을 통과할 경우 담즙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아 녹색 설사를 하게 된다. 식중독, 급성 장염일 경우도 똥이 녹색이다. 담즙산의 산화 정도에 따라 녹색 변이 보일 수도 있으니 일시적인 녹색 똥은 건강과는 상관없다. 하지만 녹색 똥이 장기간 지속 되거나, 설사로 나올 때는 진료를 받아야 된다.

▶노랑색 똥

음식이 비교적 빨리 소화관을 통과하면서 나타나게 된다. 위-식도역류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흔히 발견되며, 증상으로는 가슴통증, 목통증, 만성기침, 속쓰림, 천명 등이다. 지방이 소화되지 못하고 변에 많이 섞일 경우 변이 노랗게 변할 수 있다. 이 경우 악취가 심하며 변이 기름져 있다.

드물지만 보통 설사의 형태로 나타나는 노란색 똥은 기생충인 지아르디아의 감염에 의하여 발생한다. 지아르디아는 전염성을 가지고 있으며 위험하기 때문에 전문의 진료를 꼭 받아봐야 한다.

▶회색 똥

간으로부터 생성되는 담즙은 똥의 색을 갈색화시키는데, 똥에 포함되는 담즙의 양이 줄어들수록 똥은 색을 잃게 된다. 결국 담즙의 생산이나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담즙이 똥에 함유되지 못한 경우에 발생한다. 담석증, 담낭염, 기생충감염, 간염, 만성췌장염, 간경변증 등의 이상이 있을 경우다.

또 소화되지 못한 지방이 변에 섞여 있기 때문에, 반들거리거나 기름져 있고 물에 가라앉지 않으며 악취를 풍긴다. 액체형은 장결핵, 췌장암일 때 많이 나타나고, 악취가 나는 진흙형은 췌장에 이상이 있는 경우다. 만약 황달과 함께 온다면 반드시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점액이 섞인 똥

코 같은 하얀 점액이 묻어 있는 경우에는 장 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변비나 설사와 함께 나타나고, 음식 알레르기나 세균의 과증식이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더러 대장암을 의심해 볼 수도 있는데, 이는 대장암을 만드는 세포가 점액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똥 늘 살피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 인간의 세 가지 기쁨’이라고 했다. 이동근 원장은 “볼일을 본 후 똥의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은 ‘좋은 똥’을 누는 첫걸음”이라며 “배변 후 1.5초간 변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대장의 건강 이상 및 대장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특히 평소 좋은 똥을 누기 위해 ‘건강한 식단’을 꼭 꾸려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하루 총칼로리 섭취량 중 지방 비율은 30% 이하로 줄인다.
2. 우유, 신선한 채소, 과일 등과 함께 양질의 식이섬유를 하루 18~30g이상 섭취한다.
3. 대장의 배변시간을 연장시키는 붉은색 육류나 가공육보다는 담백한 가금류, 생선, 두부 등으로 식탁을 꾸민다.
4.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된 유제품을 즐겨 먹는다.
5. 평소 꾸준한 운동을 한다.

 

이동근 원장은 현재 한솔병원 대표원장이며,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역임. 2005년 영국 캠브리지 IBC 세계 100대 의학자(대장항문 분야)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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