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생생희망가] 직장암 2기 이겨 낸 정회숙 씨 체험담

2011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마음을 비우면 지상은 천국이에요”

미움도 잊고, 애착도 버리고 오로지 매달린 건 기도와 감사뿐! 그랬던 덕분이었을까? 직장암 2기 판정을 받았던 정회숙 씨(62세)는 암으로부터 기사회생한 주인공이 됐다. 그 비결은 뭐였을까???

남편의 외도, 그리고 암
정회숙

오십을 갓 넘긴 어느 날 정회숙 씨는 경악했다. 남편의 외도 때문이었다. 그것도 10년 동안 남편의 외도 사실을 감쪽같이 몰랐다는 사실에 치를 떨었다.?

건축업을 했던 남편. 일주일에 한두 번 집에 와도 일 때문이려니 했지 외도 때문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분했다. 용서할 수 없었다. 갈라서? 당장 그럴 수도 없었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4남매가 걸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정회숙 씨의 절망은 깊어만 갔다.

그 때문이었을까? 남편에 대한 미움으로 하루하루가 힘들던 어느 날, 배가 살살 아프면서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일 아니겠지 했어요. 그런데 그 증상이 하루 이틀 지나도 낫지 않아 동네병원에 갔더니 큰 병원에 한 번 가보라고 그러더군요.”?

그때는 몰랐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큰 병원에 간 정회숙 씨. 그런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건 꿈에서조차 생각해보지 않은 일이었다.

“암이었어요. 직장암 2기라고 그러더군요.”

직장암 진단, 요양병원을 가다

2002년 6월 18일! 정회숙 씨는 그 날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암 진단을 받은 날이다. “내게 왜 이토록 가혹한 형벌을 주나 분하고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더군요. 정녕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어요.”

수면제가 아니면 잠을 이룰 수조차 없었던 그녀. 결국 일주일 뒤 수술대 위에 올랐다. 그리고 직장 10cm 위에 있는 암을 제거했다. 하지만 직장 21cm를 잘라낸 후유증은 상상을 초월했다.

“인간으로서 너무나 수치스런 상태가 돼 있었습니다. 소변과 대변을 조절하는 기능이 망가져버렸으니까요. 그러다보니 소변과 대변을 참을 수도 없었고, 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니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킬 수 없는 상태였어요.”

입원 한 달 후 퇴원을 했지만 그 상황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더 큰 절망감이 엄습했다. 그런 그녀에게 남편은 의지가 되어주지 못했다. 여전히 일 핑계로 지방에 머물기 일쑤였다.

“몸이 아프면 마음까지 약해진다고 그러잖아요. 그런 남편이 더 야속하고 제 처지가 더 서러워서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마지막 희망처럼 찾아든 곳은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요양병원이었다. 암 수술로 몸은 만신창이가 돼 있었고, 남편에 대한 미움으로 마음엔 커다란 돌덩이 하나를 품은 채였다.

“그런 제 상태를 짐작이라도 한 듯 도착하자마자 요양병원 원장님은 휴대폰도 꺼버리고 모든 걸 내려놓으라고 그러시더군요. 그리고 그날부터 자연요법을 시작했습니다.”?

자연요법, 새로운 희망을 찾다

요양병원에 들어가면서 남편에 대한 미움도,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걱정도 모두 잊고 하루하루 생활에만 충실하려고 애썼다는 정회숙 씨. 추석 명절 때 집에도 안 가고, 한 달에 한 번씩 오라던 병원에도 더 이상 가지 않았다. 오로지 요양병원 생활에만 전념했다.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며 살라는 말씀에 충실하였고, 운동을 해야 하는 시간은 꼭꼭 지켰으며, 웃음 치료 시간에는 누구보다 크게 웃었다. 자연식으로 차려준 음식도 맛있게 먹었다.

비록 수술 후유증으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고, 설사하고 배 아프고, 항문까지 헐어 견디기 힘든 나날이었지만 비관 대신 감사를, 미움 대신 용서를 마음속에 차곡차곡 채워나갔다.

달릴 수도 없고, 쪼그려 앉을 수도 없으며, 몸을 압박하는 브래지어도 못하고 구두도 못 신는 몸이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찬양가를 부르고 기도를 하고 명상을 했다. 유전자의 NK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먹는 상상을 하면서 명상을 했다고 한다.

그랬던 덕분이었을까? 8개월 뒤 요양병원 문을 나섰을 때 그녀의 몸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설사하고 배 아프고, 방귀만 나오려고 해도 아픈 항문의 통증이 언제부턴가 참을 만해졌다. 그것만으로도 살 것 같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밑그림도 그려졌다.

“그래서 요양병원을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이사를 했어요. 요양병원하고 조금 떨어진 곳에 집을 마련했고, 지금껏 해오던 그대로를 실천하면서 3년을 살았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정회숙 씨는 그때의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녀가 그렇게도 원했던 ‘된똥’을 볼 수 있게 됐던 것이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더 열심히, 더 적극적으로 자연식을 하고 운동을 하고 감사하는 마음,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리고 그 보답은 그녀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또 2년이 흘렀을 때 대소변까지 가릴 수 있게 됐던 것이다. 구두도 신을 수 있게 됐고, 브래지어도 할 수 있게 됐다. 정회숙 씨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고 회고한다. 그것은 2007년의 일이었다.?

남편은 내 인생의 공로자!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1년 10월 현재. 직장암 수술을 한 지 9년이 흐른 지금 정회숙 씨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여전히 5시30분 일어나서 아침 기도를 하고 1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꼭꼭 한다. 걷기운동, 에어로빅을 최대한 즐겁게 한다. 식사도 철저한 현미식과 야채식을 한다. 현미밥에 각종 채소와 나물반찬을 먹고, 수시로 들깨죽을 쑤어 먹는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조심스레 물어본다.

?“남편 분은 어떠세요?”

“남편은 제 인생의 공로자예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살게 해주었으니까요. 사실 남편도 내 남편이 아니고 돈도 내 돈이 아니라는 걸 예전에는 잘 몰랐어요. 그 사실을 깨닫고 모든 걸 내려놓으니까 지상이 바로 천국이더군요. 그래서 오늘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축복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정회숙 씨. 그런 때문일까? 지금 그녀의 몸에서 암세포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화장실은 어떨까? “물론 자주 가는 편이지만 통증은 전혀 없어요.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그 말이 긴 여운을 남기며 오래오래 귓전에 맴도는 것은 왜일까?

정회숙 씨의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줬던 요양병원에서의 하루 일과표

●? 5시 30분 : ?새벽기도 후 스트레칭 하기

●? 6시경 😕 포도즙 한 잔 마시기

●? 7시~8시 : ?아침식사 하기. 식사는 완전 현미식과 야채식으로?1시간 정도했다.?제철채소 2~3가지와 견과류, 제철 과일로 꾸민 식사를?했다.

●? 8시 ~9시 : ?웃음치료 하기. 무조건 웃었고, 모든 걸 잊고 웃었다.

●? 10시 : ?뒷산 산책하기

●? 11시 30분 : ?여러 가지 채소로 짠 녹즙 한 잔 마시기

●? 12시~1시 : ?현미식과 야채식으로 점심식사 하기

●? 1시 이후 : ?자유시간에는 주로 뒷산 산책하기

●? 4시 : ?건강강의 듣기

●? 5시 : ?당근즙 한 잔 마시기

●? 5시 30분 : ?간단한 저녁식사 하기. 고구마나 감자, 옥수수, 통밀빵을 먹음.

●? 7시~8시 : ?건강강의 들은 후 족욕하기

●? 8시 30분 : ?잠자리 들기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생생투병기] ‘암 투병은 고통스럽다’는 편견을 깨다! 행복한 암 투병으로 암 극복한 2인 스토리

    2018년 06월 건강다이제스트 쉼터호 123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암과 행복. 전혀 안 어울리는 조합이 공존하는 곳이 있다. 암 환우를 위한 치료기관 암스트롱요양병원이다. 이곳에서는 암에 걸린 사람도 웃는다. 암에 굴복하지 않고 암과 맞설 방법을 스스로 찾는다. 그 길이 외롭지 않다. 같은 길을 걷는 동반자가 있고, 경험 많은 의료진이 있으며, 다양한 치유 요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암 투병은 고통스럽다는 편견을 깨고

  • [생생희망가] 직장암 이겨내고 10년~ 김병우 씨 별난 삶

    2018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푸름호 26p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처음에는 거절했다. 햇빛 좋은 날에는 운동을 해야 해서 안 된다고 했다. 그래도 끈질지게 매달리자 “그럼 비오는 날 오라.”고 했다. 비오는 날은 운동 스케줄을 잡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2018년 3월 8일, 아침부터 비가 내린 덕에 겨우겨우 만날 수 있었던 사람! 세종특별자치시에 사는 김병우 씨(75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직장암을 이겨내고 10년째 장기

  • [생생희망가] 직장암도 전화위복으로~ 홍서영 씨 체험고백

    2016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암으로 인해 더 건강해졌고,?암으로 인해 더 행복해졌어요”? ‘어쩌면 그럴 수 있었을까?’ 이야기를 듣는 내내 든 생각이었다.? 아직은 젊은 40대 초반, 느닷없이 직장암 진단을 받았던 사람!? 대장과 항문 사이에 7cm 크기의 울퉁불퉁한 암덩어리를 보았을 때 하늘이 노랬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번도 죽는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사람!? ‘뭔가 방법이 있을 거야.’ 그런데 기적

  • [생생희망가] 직장암 3기 이겨낸 황재수 씨의 암 생존기

    2015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면역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치과 기공사로 새벽 2~3시 퇴근을 밥 먹듯 했다. 스트레스는 나날이 극심해졌다. 평소에도 무기력증이 올 정도였다. 결국 퇴직을 선택했다. 살고 싶어서. 퇴직 후 개인사업으로 치과 재료상을 시작했다. 과음은 아니었지만, 사업상 술자리가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고 거의 매일 반복됐다. 피로는 쌓여만 갔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풀 능력이 없었다. 결국 40대 초반에 직장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 [생생희망가] 직장암 3기 말에서 장기 생존의 주인공 김동곤 씨 19년 생존기

    2015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행운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좋은 것 먹으려 하지 않고 해로운 것 먹지 말자 노력했어요” 나이 40에 느닷없이 닥친 불행! 직장암이었다. 직장암 3기 말이라고 했다.?너무도 황당하여 ‘허허~’ 웃음밖에 안 나왔다. 도무지 현실 같지가 않았다. 이때부터 눈앞에 어른거리기 시작한 죽음의 그림자!?그래서 독하게 결심했다. 철저한 관리에 목숨을 걸었다. 그런 덕분이었을까? 항암치료를 같이 했던 암 병동 동기들이 하나둘 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