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플라워산부인과 이병주 원장】
모든 남자는 사정 시간을 연장하고 싶어 한다. 사정 시간이 긴 남자는 뭔가 이룬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즐겁고 만족스런 성생활을 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신감을 느낀다. 이것은 남자들이 발기를 유지하는 시간에 따라서 자신의 가치를 측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발기가 되지 않거나 발기가 되더라도 이내 사정하여 발기가 사그라지면 그들은 실패자라고 느낀다. 특히 성관계를 시작도 하기 전에 빨리 끝나버리는 심각한 조루 증세를 가진 남자는 자신이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여성과 달리 남성에게 있어 성은 아무리 작은 문제라도 엄청나게 커 보이고, 문제가 있는 자신은 아주 작아져 볼품없게 느껴진다.
조루 증세가 있는 남편을 둔 아내의 불만 또한 엄청나다. 특히 남자의 음경이 질에 꽉 찬 느낌을 좋아하거나 몸과 몸이 밀착된 상태에서 삽입 왕복 운동을 즐기면서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여성의 경우 삽입 성교의 시간이 짧으면 대단히 불만스러워한다.
쾌락을 느끼지 못하는 육체적인 불만도 만만치 않지만 조루 증세가 있는 남편이 잠깐 애무하고 발기가 되자마자 질속에 삽입하고 바로 사정을 하고 돌아누워서 잠들어버릴 때 아내는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한편으로는 남편을 이해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에 대해 무신경한 남편에 대한 불만은 점점 커진다.
그러나 조루에 대해 모든 아내가 불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30대 초반의 나조루(가명) 씨는 성 관계 도중 얼마 버티지 못하고 이내 사정하는 조루 증세가 있었지만 다행히 아내가 이것을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빠른 사정 때문에 아내에게 성적 만족을 주지 못한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성적 위축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조루 치료에 앞서 ‘사정을 왜 늦추고 싶은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사정을 늦추고 싶은 이유가 자신의 쾌감을 오래 지속시키고 싶어서인지, 아니면 배우자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인지를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후자에 속한다. 자신의 쾌감보다 여성에게 충분한 만족을 주기 위해 늦게 사정하고 싶어 한다. 이유는 여성이 만족해야 자신도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성이 만족하는 방법으로 성관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들은 오랫동안 삽입하는 것이 여성을 만족시킬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삽입성교를 길게 하는 것보다 전희행위에서 오랫동안 애무 받기를 원한다. 전희에서 세심한 애무로 오르가슴에 도달했다면 비록 조루로 인해 삽입시간이 짧다 하더라도 여성은 큰 만족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남성들은 아내를 만족시키고 싶다면 사정시간을 늘리기 위해 조루 치료에 치중하는 것보다 애무에 더 공을 들이는 것이 좋다.
‘사정을 늦추고자 하는 욕심만큼 애무시간을 늘리겠다.’고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아내가 흥분할 때까지 해야 한다. 특히 키스와 가슴애무를 충분히 한 후 음핵 애무를 집중적으로 하면 아내는 몇 번의 오르가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렇게 애무과정에서 아내에게 오르가슴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 후 삽입 성교를 하면 삽입시간이 짧아도 아내는 만족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내가 만족한다면 굳이 사정시간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조루란?
조루란 삽입 성교를 할 때 빨리 사정하는 것을 말하지만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삽입 성교 후 몇 분 뒤에 사정을 하는가, 또는 삽입왕복을 몇 회 이상 반복 후 사정을 하는가?’라는 기준이 아니다.
미국 정신과협회는 “조루는 성행위 도중 사정과 오르가슴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반복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없어져서, 그것을 원하기도 전에 사정이 일어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사정도 하고 싶을 때 하고 참고 싶으면 참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조루 증세가 있는 남자는 이것이 의지대로 조절되지 않아 사정 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참지 못하고 사정하고 마는 것이다.
진짜 조루 치료방법
심각한 조루 증세가 있는 남자는 대부분 두 가지의 해결방법을 선택한다.
첫째,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다. 이것은 부부관계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선택하는 남자들이 많다.
둘째, 비뇨기과 병원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병원을 방문한다고 해서 모든 조루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귀두가 예민한 남자의 경우라면 ‘배부신경차단술’이라는 방법으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아내의 옷 벗는 모습만 보고도 사정해버리는 심각한 조루 증세가 있는 남자의 경우에는 수술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면 치료에 적극적이었던 남자도 성관계를 피하는 쪽으로 바뀌게 된다.
심각한 조루 증세는 단순히 생각으로 억제하거나 마취 연고를 바르거나 혹은 수술로는 치료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결여되어 있는 성 감각의 인지를 높여주는 방법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즉 엄마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에게 배변훈련을 통해 조절능력을 갖게 하듯이 조루도 행동요법, 인지요법, 약물요법 등을 통해 성감각의 인지능력을 높여주면 충분히 개선되고 치료될 수 있다.
여기서는 성 치료의 선구자인 카플란(Helen S. Kaplan) 박사가 제시한 혼자서 하는 조루 치료 5단계 방법을 간단히 살펴보자.
⊙ 1단계 : 평소와 같이 자위행위를 하면 되지만 주의할 점은 흥분상태에 도달하기 직전이나 사정하기 직전에 어떤 느낌이 드는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 2단계 😕 자위행위를 하되 성감이 고조되어 극치감에 도달할 즈음이면 자극을 멈추는 것이다. 그리고는 발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을 정도만 가만히 있다가 다시 자극하는 것을 세 번 연속한 후 네 번째는 가능한 한 빠르고 자유롭게 사정을 하면 된다. 조루 증세는 음경에서 느끼는 단계적 감각이 상실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 감각을 익히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 3단계 : 2단계와 같은 방법으로 하되 양손에 비누거품이나 윤활제를 사용하면 된다. 이 단계에서 3분 정도라도 쾌감을 지속시킬 수 있게 되면, 4단계로 넘어가도 된다. 하지만 얼마나 오래 하는가에 신경 쓰는 것은 도리어 치료에 방해가 되므로 시간은 대충 가늠하면 된다.
⊙ 4단계 : 역시 윤활제를 사용하여 쾌감이 충분히 고조될 때까지 멈추지 말고 자극을 계속하지만 왕복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 5단계 :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것이다. 성적 흥분의 정도를 1~10점까지 점수를 매긴다. 0점은 전혀 흥분을 느끼지 않은 상태이고, 10점은 오르가슴에 도달한 상태다. 만약 9.5점이 사정을 멈출 수 없는 점수라면 6점에 도달할 때까지 자극을 하다가 흥분이 5점 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속도를 늦춘다.
이후 7점까지 자극을 다시 했다가 흥분 정도가 5~7점 사이가 되도록 2분 정도 유지한다. 그런 후 8점까지 다시 흥분을 높였다가 6~8점 사이가 되도록 낮춘 후 이 상태를 2분 정도 유지한다.
이런 방법으로 계속 연습하여 흥분 정도가 6~8점 사이에서 5분 정도 유지할 수 있으면 된다.
조절 연습을 하는 동안은 무엇보다 안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절대로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연습은 혼자 하는 것보다 파트너와 함께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