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한양대의료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
요즘 대학생 윤빛나(22세) 양은 고민이 생겼다. 바로 남자친구의 여드름 때문이다. 여드름 따위야 우리 사랑에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함께 다닐 때 남자친구의 얼굴에 꽂히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불편하다. 더군다나 이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남자친구가 혹시 면접에서 피부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된다는 그녀. 이번 여름 남친의 여드름을 뿌리 뽑겠노라 다짐했다.
피부미남 방해꾼, 성인 여드름
요즘은 남자도 거울을 보는 시대다. 꽃미남, 미중년 같은 용어가 생길만큼 밝고 깨끗한 피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적극적으로 관리를 받고 화장까지 하는 남성들도 있다.
그런데 만약 얼굴에 울긋불긋 곧 터질 듯한 화산구가 있다면? 만져봤는데 여기저기 패이고 우툴두툴 귤껍질 같다면? 당연히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여드름은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와 각종 오염물이 각질이 되어 모공을 막아 세균이 번식하면서 생긴다. 성인 여드름은 보통 25세 이후에 나거나, 청소년기 여드름이 25세 이후까지도 지속되는 여드름을 말한다. 특히 피지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모공 내에 고여 좁쌀과 같은 알갱이가 피부 표면까지 올라와 있는 면포성이 많다. 이것이 심해지면 곪아 터져 흉터를 만든다. 남성들의 경우 입과 턱, 턱으로 이어지는 목 주변에 많이 생긴다.
한양대의료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피부 관리에 취약하기 때문에 여드름이 심해져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여드름을 다스릴 수 있을까?
내 남친을 꽃미남으로~ 여드름 뿌리 뽑는 6계명
자외선을 피하라
자외선 자체로 보자면 살균효과도 있어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여드름이 자외선을 쬐면 색소 침착으로 까맣게 변한다. 또 자외선이 강한 날은 땀을 흘릴 가능성이 높은데, 땀이 여드름 염증을 자극할 수 있다. 이미 여드름이 난 상태라면 가급적 자외선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귀찮다고, 끈적인다고 자외선 차단제가 꺼려진다면 적어도 자외선이 강한 한낮에라도 바깥활동은 자제하라.
면도할 때는 최대한 자극을 줄여라
면도는 피부에 직접적인 자극을 주는 행위다. 특히 일회용 면도기와 같은 칼 면도기를 사용할 경우 수염은 깔끔하게 깎일지 몰라도, 턱 주변에는 수많은 상처가 남는다. 이는 세균 감염과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여드름을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도 있다. 또 여드름 균들이 면도날을 통해 다른 얼굴 부위로 번질 수도 있다.
때문에 가급적 전기면도기를 사용하고, 전기면도기 역시 사용 시 턱을 직접 대는 부분은 알코올로 한 번 소독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뜨겁게 적신 타월로 모공을 충분히 열어준 뒤 쉐이빙 폼을 사용해 면도를 하는 것도 피부의 자극을 줄여주는 방법이다.
하루 3번 세안하라
무엇보다 청결한 모공 관리를 위해 꼼꼼한 세안이 우선이다. 여드름은 모공이 피지로 막히면서 생기기 때문에 초기라면 세안만 잘 해도 어느 정도 좋아진다. 세안을 할 때 세게 문질러 피부를 자극하기 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얼굴 구석구석 마사지하듯 씻어주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잦은 세안은 금물. 오히려 수분을 빼앗아 피부 고유의 유수분층을 망가뜨려 피부를 건조하게 할 수 있다.
화장품 성분 표기란을 확인하라
스킨과 로션이 피부에 끼치는 영향도 무시할 순 없다. 화장품 용기에는 대부분 전성분이 표기되어 있는데, 바로 이 성분 표기란에서 non comedogenic (면포 형성물질이 제외된 제품)이라고 적혀 있는지 확인한다. non comedogenic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또 얼굴에 피지 분비가 많다면 기름성분이 많은 크림 타입의 화장품보다는 가능한 저자극의 순한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당부하지수가 높은 음식은 피하라
고주연 교수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기름진 음식이 꼭 여드름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진 않는다.”며 “차라리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피부 건강, 여드름에는 더 좋다.”고 말한다. 다만 초콜릿, 도넛, 라면 등의 당부하지수가 높은 음식들은 여드름과의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밝혀진 상태이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함부로 여드름을 짜지 마라
많은 남성들이 여드름을 가만 두지 않는다. 특히 손으로 잡아 뜯거나 쥐어짜는 경우가 많다. 피지가 제대로 모공 밖으로 나온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오히려 모공을 막거나 주변 피부까지 자극하면 세균 감염을 일으켜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경우 흉터는 불가피해진다. 손은 세균덩어리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정 짜고 싶다면 병원을 찾아가 깨끗하게 흉터가 남지 않도록 짜도록 한다.
더러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인해 여드름을 악화시켜 병원을 찾는 남성들도 있다. 고주연 교수는 “프로폴리스를 바르거나, 쌀겨로 문질러 오히려 여드름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며 “여드름이 고민된다면 근처 피부과를 찾는 것이 더 빠른 치료길”이라고 당부한다.
고주연 교수는 현재 한양대의료원 피부과에서 여드름 및 피부미용, 레이저를 전문분야로 맡고 있다.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대한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 재무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