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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리포트] 그 남자 그 여자의 안전한 피임법 총공개

2012년 07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량호 144p

【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건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지영 교수】

오늘 혜림 씨(28세)는 남자친구와 대판 싸웠다. 바로 한 달 전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다가 로맨틱한 분위기에 취해 예상치 않은 섹스를 하게 된 것이 싸움의 발단. 섹스 후 마음이 찜찜하긴 했지만, ‘뭐, 별일 있겠어?’라고 생각한 혜림 씨였다. 하지만 최근 생리 예정일이 하루 이틀 지나면서 ‘혹시 임신한 거 아니야?’라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그런 혜림 씨의 속도 모르고 계속 혜림 씨에게 스킨십을 하려다가, 혜림 씨의 예민한 신경을 건드리고 만 것이다. 결국 남자친구와 함께 임신테스트기를 사서 임신이 아니라는 결과를 얻었지만, 그래도 불안한 혜림 씨. 산부인과를 찾아 제대로 피임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피임법은 남녀 모두 필수

피임을 위한 노력은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방법들로 개발되었다. 현재 사용되는 피임법으로는 자연주기법, 질외사정, 콘돔, 루프, 임플라논, 경구 피임약, 응급피임약, 영구피임술 등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의식이 관대하지 못한 우리나라 정서상 성경험이 있는 20대조차도 제대로 된 피임법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건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지영 교수는 “남성과 여성 모두 자신의 몸은 소중한 만큼, 제대로 된 피임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여성과 남성, 각각 피임법을 알아보자.

남성 피임법 “다 모여라”

질외사정 : 질외 사정은 말 그대로 남성이 사정 직전 여성의 질 밖에 사정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런 기구 없이 순전히 남성의 의지력에 달려 있으며, 사정 전에 나오는 쿠퍼액에도 정자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확실한 피임법이라고 할 수 없다. 피임 성공률은 73% 정도다.

콘돔 : 남성의 피임 방법 중 가장 쉽고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섹스 전 완전히 발기가 된 상태에서 유통기한 내의 콘돔을 씌워야 하며, 사정 직후에는 성기가 수축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성기에서 콘돔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더러 콘돔이 터지거나 새는 경우가 있어 완벽한 피임법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간편하고 여성과 남성 서로의 몸에 부담도 없다.

이지영 교수는 “피임 효과 외에도 성병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관계 시 콘돔은 가능한 꼭 착용하라.”고 권한다. 피임 성공률은 85% 정도다.

정관수술 : 반영구적인 피임법으로 정자의 이동통로인 정관을 막는 방법이다. 99%의 피임 성공률을 보장하는 확실한 방법으로, 이미 자녀계획이 끝난 부부에게 많이 권해지는 방법이다. 물론 나중에 임신을 원할 경우 다시 정관을 연결해주면 된다.

여성의 난관수술 역시 나팔관의 일부를 절제하거나 묶는 수술이지만,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많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임 성공률은 99% 정도다.

이지영 교수는 “남성 피임법은 여성 피임법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고 몸에 미치는 영향도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며 “피임을 여성의 몫으로만 돌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일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 피임법 “다 모여라”

경구피임약 : 현재 여성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피임법이 바로 먹는 피임약이다. 1960년에 처음 소개된 이후 점차 발전해 현재의 호르몬 용량은 피임이 가능한 최소의 용량으로 최근에는 여드름 개선 효과를 가진 피임약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호르몬제이기 때문에 초기 사용자들은 더러 메스꺼움과 구토 증세를 겪기도 한다. 이는 초기 호르몬 적응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또 예전보다 열린 성의식 덕에 먹는 피임약이 여성의 몸에 좋지 않다는 막연한 선입견으로 피임약 복용을 꺼리는 현상도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먹어야 한다는 것이 먹는 피임약의 단점. 이지영 교수는 “드물긴 하지만 먹는 피임약 성분 중 에스트로겐은 혈전증의 경향을 높일 수 있어 35세 이후의 여성이라면 전문의와의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피임약을 선택해 복용하라.”고 말한다. 피임 성공률은 98% 정도다.

루프 : 자궁 안에 T자 모양의 플라스틱을 넣어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되는 것을 방해하거나 배란을 방해하는 원리의 피임법이다. 플라스틱 몸체에는 구리가 묶여있는 것이 많다. 3~5년간 장기피임이 가능하고, 피임 효과는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높지만 시술 첫 3~6개월간은 불규칙한 출혈을 경험할 수 있다.

이지영 교수는 “루프의 일종인 미레나는 황체호르몬이 함유되어 있어, 자궁 내에서 호르몬이 부분적으로 작용해 부작용이 적고 생리량과 생리통을 경감시켜 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피임 성공률은 99% 정도다.

임플라논 : 작은 성냥개비 크기의 피하 이식 피임제다. 자궁 안에 넣는 루프와 달리 왼쪽 팔뚝 안쪽 피부 바로 밑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매우 적은 양의 프로게스테론이 매일 체내에 분비되며 피임 효과를 나타낸다. 에스트로겐을 사용할 수 없는 여성에게도 안전하게 사용 가능하다. 월경주기 1일에서 5일 사이에 시술하며, 이식 후 약 3년 동안 피임이 가능하다. 생리통이 심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의 장기적인 피임법으로 고려할 만하다. 피임 성공률은 99% 정도다.

응급피임약 : 착상을 방해하는 응급피임약은 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95% 이상의 피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응급 피임약은 고용량 호르몬제제로 말 그대로 강간이나 우발적인 성관계 등 응급상황에서만 사용해야 된다. 빨리 먹을수록 효과는 좋다. 하지만 관계 후 약을 먹기까지 약 72시간이 흘렀다면 피임 확률은 약 58%로 떨어진다.

이지영 교수는 “더러 응급피임약만 믿고 성관계 시 피임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응급 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한 주기에 한 번만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반복하여 사용할수록 효과는 떨어진다.

이밖에도 자연주기법, 페서리, 살정제 등이 있다. 여성의 월경주기를 따져서 가임기와 안전기를 알아두고 성관계를 갖는 방법인 자연주기법과 점액관찰법 등은 월경을 시작한 날로부터 주기를 따져 배란기간인 평균 주기 11일에서 18일 사이에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이다.

이지영 교수는 “월경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은 배란 시기도 불규칙해 잘못 계산할 수 있어 믿을 만한 피임법이 아니다.”며 “여성용 콘돔이라고 할 수 있는 페미돔이나 페서리 등도 착용이 어렵고 불편해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사용하지 않는 피임도구”라고 덧붙인다.

살정제는 말 그대로 정자를 죽이는 크림, 질정, 젤 등이다. 성교 전에 질 안쪽 깊숙이 넣어두면 정자의 통과를 막거나 죽이는 역할을 한다. 피임 효과는 약 1시간 정도로, 성교 시마다 살정제를 넣어야 하고, 성교 후 6시간 이내에는 질 세척을 할 수 없다. 성공률은 71%로 낮기 때문에 단독 피임법으로 쓰기엔 무리가 있다.

여러 커플들을 보면 임신은 원치 않지만, 의외로 피임에는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아기를 갖기 위해서라도 피임은 필요하다. 준비된 임신은 축복이고 행복이지만, 그렇지 않은 임신은 한 여성의 혹은 한 남성의 일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도 있다.

<콘돔 사용법(출처/푸른 아우성)>

1. 흠집이 생기면 끼나마나한 콘돔~! 조심스럽게 꺼내세요.

2. 동그랗게 튀어나온 콘돔의 끝 부분을 살짝 비툴어서 공기를 빼주세요. 정액 역류를 방지하고 성관계 도중 콘돔이 찢어지는 불상사를 예방하는 거예요.

3. 콘돔의 끝 부분을 비틀어 잡은 채로 천천히 끼워주세요. 너무 꽉 끼면 콘돔이 파열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귀두 쪽에 1cm 가량 여유를 두시는 게 좋아요.

4. 사정 후에는 음경과 콘돔을 같이 잡고 새지 않게 살살 빼내야 해요. 발기가 완전히 풀리기 전에 빼내야지만 정액이 새는 걸 막을 수 있어요.

이지영 교수의 전문치료분야는 미성년 산부인과질환, 월경장애, 자궁내막증, 일반부인과질환 등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폐경학회, 대한보건생식피임학회, 대한산부인과내분비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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