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ND의원 박민수 의학박사】
만약 각종 질환 관련의 보험에 쓸 돈이 있다면 일 년에 한 번의 정밀한 건강검진, 또 몇 차례의 주치의와의 면밀한 면담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경제적인 측면을 따지더라도 질병이 발생하고 난 후에 뒷감당하는 것은 언제나 만만치 않은 대가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미국의 한 조사를 보면 생애 총 의료비의 58%를 죽기 전 3년 동안 다 사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평소 건강검진과 건강 투자에 적절한 비용을 쓰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재테크이다. 질병에 걸리고 난 후의 치료비는 건강검진비의 몇 십 배에 달할 수도 있고, 설사 완치된다 해도 심각한 장애나 심신심약 상태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비 원리를 아세요?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암조차도 1년에 1번 정도의 정밀한 건강검진이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암이 발견되더라도 미처 자라지 않아, 완치하기도 쉽고 질병으로 인한 후유증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몇몇 암의 경우 1-2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이미 90%를 상회하고 있다.
장수이론 가운데는 ‘고비 원리’라는 것이 있다. 100세 장수를 누리는 사람일지라도 살면서 몇 번의 생명 위기를 맞이한다는 이론이다. 주로 심혈관계 질환이나 암이 그 고비의 주된 불청객들이다. 합리적인 의료 사용은 그 고비를 순탄하게 넘도록 돕는다. 똑똑한 의료 사용이야말로 100세 장수를 측면에서 돕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주위를 보면 제때 응당 받아야 할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잠시의 소홀함이 큰 화를 불러일으키며 잠시의 투자는 엄청난 선물로 돌아온다는 것이 건강경영학의 핵심이다. 얼마 전 연예 프로그램에서 건강검진 체험을 하다가 조기위암을 발견한 한 가수는 그야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
건강검진하면 떠오르는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을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다. 한 번 받아본 분들 가운데는 두 번 다시 받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는 매번 새롭게 갱신되는 의료 기술의 발전을 몰라서 하는 이야기이다. 새로운 검진 기기나 시스템들은 이런 번거로움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새로 나온 검사기계는 거의 고통 없이 정확한 당뇨 결과를 제공한다.
새로 나온 MRI(자기공명영상, magnetic resonance imaging) 장비는 예전처럼 소음에 시달리며,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며 누워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하는 동안 헤드셋을 끼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건강검진을 받을 짬과 여유를 내면 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 항목이 다르듯이, 각 연령대별로 받아야 할 검사항목에도 차이가 있다. 특정 암의 가족력, 특정질환에 대한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는 개별화된 검사항목이 추가되어야 한다.
연령별 건강검진 똑똑한 가이드
20대는… 기본적인 건강 검진
기본적인 건강검진 항목을 통해 자신의 기본건강을 파악해 놓는 것이 좋다. 혈압, 키, 체중, 체성분 등의 비만검사, 빈혈, 혈당, 간기능, 고지혈증, 간염, 매독, 에이즈 등의 혈액검사. 그리고 소변검사나 흉부 X-ray 검사 등을 시행한다.
30대는… 기본검사 더하기 특화 검진
30대의 경우 20대의 기본적인 건강검진에 특정질환과 관련된 검사를 추가로 받는다. 30대부터 갑상샘 기능검사를 받으며 갑상샘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갑상샘초음파를 추가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 후 유방암 자가진단을 하며 30세 이후부터는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자궁경부세포진 검사를 30대부터 받기 시작한다.
40대 이후는… 암에 관련된 전문 검진
40세 이상 남녀는 위내시경 검사나 위장조영술을 통해 위암 여부를 확인한다. 간염 보균자는 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시행한다.
여자의 경우 40세부터는 유방촬영술이나 유방초음파검사를 받아야 하며, 50세부터는 매년 대변잠혈검사, 5년 간격으로 S결장내시경 또는 10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족력이나 대장용종이 있으면 검사 간격과 시기를 당긴다.
60대부터는… 시력, 청력검사 등을~
백내장, 녹내장, 난청 등을 진단하며 우울증 선별검사도 필요하다. 골다공증 검사를 시행하여 골절 위험성을 판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