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자생한방병원 최우성 원장】
【도움말 | 금강산한의원 최병갑 원장】
직장인 박진영(48·서울 금천구) 씨는 여름만 되면 온몸이 축축 처진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오후에 거리를 걷고 있으면 ‘기력이 쇠했구나.’ 하는 한숨이 절로 나고, 삼복을 넘길 생각에 지레 지치기 일쑤다. 더위를 식히려고 찬 음식만 먹으니 입맛은 떨어지고, 배탈을 앓은 적도 많다. 무더위에 탈이 나니 다른 계절보다 쉽게 낫지도 않는다.
자생한방병원 최우성 원장은 “같은 음식을 먹어도 여름에는 내부 장기의 소화력이 약해져 탈이 나기 더 쉽다.”며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고 냉수를 많이 마시거나 차가운 성질의 음식만 먹으면 잔 질병이 늘어난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겉은 뜨겁고 상대적으로 속은 차가워진 여름철,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려면 열기를 듬뿍 품은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름철에 꼭 먹어야 할 이열치열 베스트 푸드, 어떤 것이 있을까?
덥다고 찬 음식만? No~ 뱃속 냉하면 이열치열 식품 더 드세요!
1년 중 여름은 신장 기운이 가장 허약해지는 계절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찾는 것이 보양식이다. 허약해진 양기를 보충해야 한다며 삼계탕도 먹고 보신탕집도 기웃거린다. 여기서 말하는 ‘양기’는 종종 ‘정력’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그 원리는 우리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원리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열치열 건강식! 열은 열로써 다스리는 건강법이 널리 회자돼왔고, 지금도 변함없는 건강진리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이열치열 건강법에는 여름철 지나치게 찬 음식의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전제도 함께 깔려있다. 왜일까?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이면 온 세상이 열기로 가득하다. 이러한 여름을 음양오행에서는 화(火)의 기운이 번성하고 양(陽)의 기운이 넘치는 계절, 기운이 밖으로 뻗어 나가는 계절이라고 한다. 우리 몸도 예외는 아니다. 몸속의 뜨거운 기운이 모두 몸 밖으로 나온다. 그러니 당연히 몸속 내부 장기는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손발이 차면 혈액순환이 안 되어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를 가져오듯이 내부 장기 역시 순환이 잘 안 되고 대사량이 떨어지고 면역력도 약해진다.
따라서 30도를 넘나드는 더위를 식히겠다고 찬 음식을 먹으면 잠깐 시원함은 느낄 수 있겠지만 우리 몸속은 비상이 걸린다. 그렇지 않아도 열기가 빠져나가 제 기능을 하기가 벅찬데 밖에서 찬 음식이 들어오니 그야말로 설상가상! 그래서 배탈이나 설사로 주인에게 신호를 보낸다. 찬 음식은 안 된다고, 따뜻하게 해 달라고. 이런 이유 때문에 아무리 더운 여름일지라도 찬 음식보다는 열 음식으로 이열치열해야 하는 것이다.
자생한방병원 최우성 원장은 “따라서 더운 여름이라도 뜨거운 기운을 품은 이열치열 식품을 먹어야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뜨거운 기운 품은 이열치열 식품, 부추에서 양파까지~
그렇다면 이열치열로 여름 건강을 확실히 잡아줄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금강산한의원 최병갑 원장은 “생강, 마늘, 고추, 파와 같은 매운 양념과 쑥, 부추, 달래 같은 채소는 몸의 냉기를 없애는 따뜻한 음식”이라며 “열기의 강도는 마늘>쑥>부추 순”이라고 말한다.
올 여름 건강을 책임질 이열치열 열 음식 10가지를 상세히 알아보자.
● 부추=대부분의 채소는 서늘하거나 찬 성질이지만 부추는 따뜻한 성질로 간과 신장에 좋다. <본초비요>에 따르면 부추는 위를 보호하고 양기를 보충하며 폐의 기능이 잘 발휘되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열성은 생강이나 마늘, 고추, 겨자, 후추 같은 매운 양념에 비하면 훨씬 약한 편이다. 부추의 이열치열 작용을 높이려면 고추, 마늘, 생강 같은 열성 양념을 많이 넣은 부추김치를 먹으면 좋다. 다만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이 부추를 먹으면 오히려 몸에 열이 더욱 차올라 다른 질환이 생길 수 있다.
● 닭=따뜻한 성질의 식품으로 원기를 더해주고 위장과 비장을 따뜻하게 해 소화력을 강화하며 골수를 튼튼하게 하고 기운을 북돋는다. 닭에 기운을 보충하는 인삼, 황기를 넣고 속을 따뜻하게 덥히는 생강, 마늘을 듬뿍 넣은 삼계탕이 가장 대표적인 여름의 보양식이다.
● 생강=몸의 냉증을 없애고, 소화기능을 돕는다. 식욕부진도 없애준다. 감기로 생기는 오한·발열을 해소하고, 복통·설사·구토 증상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 마늘=맛이 맵고 성질은 따뜻한 마늘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서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찬 사람이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 고추=뱃속을 데워주고 찬 기운을 몰아내며 습기를 말려준다. 배가 차서 생기는 복통·구토·이질·설사 등에 효과가 있으며, 위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 소화기능을 돕는다.
● 파=몸의 독소를 제거해주고 염증을 억제하며 소화를 촉진한다. 폐와 위에도 좋은 약이며 혈액순환을 돕는다. 파의 속껍질은 상처의 지혈에 효과적이다.
● 후추=성질이 따뜻해 찬 사람의 속을 데워주고 기운을 순환시켜주며 혈액 순환을 촉진해 피를 돌게 한다. 또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소화관에 찬 가스를 배설해준다. 구충제로도 사용한다.
● 산초=성질이 매우 따뜻해 몸 안의 찬 기운을 없애주며 소화 기능을 촉진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남성의 정력 감퇴나 여성의 생리불순에도 사용한다.
● 계피=단맛이 나며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다. 소화기능을 촉진하며, 면역 기능을 강화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여성의 생리불순, 수족냉증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한다.
● 양파=속이 냉한 사람들의 속을 따뜻하게 하며 소화기를 돕는 효과가 있다.
최병갑 원장은 원광대 한의대 박사. 원광대 한의대 한방병원 내과과장을 지냈다. 현재 금강산한의원 원장. 저서로 <마트 재료로 보약 만들기> <병 안 걸리고 사는 역체온 건강법> 등이 있다.
최우성 원장은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로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팀닥터를 지냈다. 현재 강남 자생한방병원 원장. 한방재활의학과학회 평생회원, KOMSTA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 평생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