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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마음이 편안해야 건강합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2012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힐링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MBC라디오닥터스 히로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마음이 편안해야 건강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5분을 오직 건강을 위해 써야 한다면? 걷거나 뛰기, 스트레칭, 명상, 휴식, 낮잠, 호흡 고르기…. 실천하지 않아서 그렇지 5분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출근길에 MBC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5분 동안 귀를 열고 마음을 연다.

8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라디오닥터스가 나오기 때문이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라디오닥터스는 의사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가 진행하는 건강정보 프로그램이다. 5분 남짓 진행되는 이 방송에는 건강정보와 더불어 우리네 사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라디오닥터스 진행자 박민선 교수를 만나 녹음실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의사, 청취자를 깨우다!

박민선 교수는 알람시계 같은 의사다. 2년 넘게 라디오닥터스를 진행하면서 아침마다 많은 청취자를 깨워 왔다. 건강에 소홀했던 청취자의 무관심을 깼다. 건강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깼다. 또 어떤 사람은 비몽사몽 졸면서 라디오를 듣다가 지금 말하는 병이 꼭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아 잠이 확 깨기도 했다.

‘깨는 의사’ 박민선 교수는 방송을 진행할 때 속이 시원해진 적이 많다. 적어도 매일 5분 동안에는 짧은 진료 시간 때문에 못한 나머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다. 언젠가는 의사를 대표해 환자의 선을 지켜달라는 호소를 하기도 했다. 이것이 의사들도 박민선 교수의 방송을 즐겨 듣는 이유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방송 횟수가 늘수록 책임감도 무거워졌다. 박민선 교수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청취자들의 오해다.   
“TV나 라디오에서 어떤 병에 대한 증상을 듣고, 그 증상이 본인과 비슷하면 바로 그 병에 걸렸다고 믿어버리는 거예요. 또 일단 믿으면 다른 내용은 잘 들으려고 안 하세요. 근데 그건 매우 위험한 생각이에요.”
그 병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노력해 몸이 좋아지면 상관없다. 하지만 괜히 불안해지고, 잘못된 치료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 피해는 본인이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보아야 한다는 것은 질병에 대한 정보도 마찬가지다.

마음 조절이 건강의 척도

라디오는 오래된 아날로그 방송이지만 라디오를 통해 전하는 박민선 교수의 이야기는 예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전에는 건강하게 살기 위해 영양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감정 조절을 1순위로 놓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직접 경험에서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몸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훨씬 적게 드셔도 건강한 어르신이 계세요. 그분은 늘 웃고, 감사하고 즐겁게 사시니까 영양이 부족해도 건강하세요. 반면에 병이 다 나았는데 아직도 아프다는 분이 계세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자식 문제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어요.”  

교과서나 논문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런 사례를 봐오면서 박민선 교수는 감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환자에게 조언한다. 건강해지고 싶으면 긴장을 내려놓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고.
그 다음에는 조심스럽게 묻는다. “요즘 힘든 일 없으세요?”라고. 용기를 내 이야기를 털어놓은 환자에게 성심성의껏 상처받은 마음을 덮어줄 해결책도 제시해준다. 

“저도 아직 마음 조절법에 통달하지 못해서 많이 도와드리지는 못하지만 생각을 바꿔 드리려고 노력해요.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문제라면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자식이 서운한 말을 했다고 괘씸해하기 보다는 괘씸한 말을 했던 자식의 마음을 헤아려보세요. 아마 힘들다는 것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말이 안 좋게 나왔을 거예요.”

앉아 있어서 아픈 현대인

박민선 교수는 마음 조절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운동과 영양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보통 힘이 없다고 생각하면 음식부터 찾는다. 그러나 아주 적게 먹지 않는 한 운동을 먼저 해야 한다. 우리 몸은 움직이는 만큼 힘을 만들어낸다. 몸을 써야 온몸 장기가 일을 해 건강해진다.

“예전에는 일은 많이 하고 음식은 귀해서 영양문제가 심각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옛날처럼 음식에 목숨 걸고, 가만히 있는 게 몸에 좋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요즘은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고, 안 움직여서 병에 걸리거든요. 특히 저처럼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운동은 꼭 하셔야 해요.”

운동량이 적은 박민선 교수는 일주일에 4번은 한 시간씩 걸으려고 노력한다. 밥 먹은 게 소화가 안 된다 싶으면 연구실에서 뛴다. 바빠서 피트니스센터에 못가면 틈나는대로 아령을 들어 올린다.

드라마를 볼 때는 눈과 귀보다 몸이 더 바쁘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한 시간 동안 윗몸 일으키기, 다리 올렸다가 내리기, 아령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바빠도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내 몸에 맞지 않고, 주변 사람을 따라 하는 운동은 금물이다. 남들이 하는 운동보다는 나에게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식사도 마찬가지다. 내가 맛있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건강하다.

사람냄새 물씬 나는 열혈 의사

박민선 교수는 인터뷰 내내 ‘저도 사람인지라…’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자신도 사람인지라 유난히 몸과 마음이 고달픈 날에는 병원 밥 대신 밖에 나가 예쁘게 차려진 식사를 하며 자신을 위로한다고 했다.

또, 자신도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 사람인지라 몸의 작은 이상도 빨리 고치고 싶은 환자의 절실한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다.

굳이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사람만이 가지는 따뜻한 마음과 의사로서의 책임감이 전해졌다. 앞으로도 환자와 함께 울고 웃는 날이 늘어날수록 박민선 교수 특유의 향기로운 사람냄새는 더욱 진해질 것이다.

TIP. 박민선 교수가 제안하는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

1.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자

아직 닥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고 끙끙 앓으면 내 몸만 축난다. 마음이 너무 불편하면 객관적으로 걱정되는 일을 적어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고 풀자.

2. 제때 먹고 살자

입맛이 없다고, 바쁘다고 식사를 거르면 노화가 빨라진다. 특히 좋은 음식을 먹겠다고 제때 먹는 것을 포기하진 말자. 자동차도 아무리 좋은 윤활유를 넣어봤자 기름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3. 운동은 꼭 하자

나이 들수록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해주는 유산소 운동과 근육을 유지하는 근력 운동은 꼭 필요하다. 오래 할 수 없다면 짧게라도 꾸준히 하자.

4. 몸을 과하게 쓰지 말자

규칙적으로 무리하지 않고 살면 오히려 몸과 마음을 치열하게 썼던 젊은 시절보다 건강할 수 있다. 

5. 식욕이 없으면 다른 것을 먹자

밥맛이 떨어지면 원래 먹었던 밥상에서 벗어나 먹고 싶은 것을 먹자.

6. 나의 장점을 보자

나이가 들면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고 살아야 한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목숨 걸지 말고 잘하는 것을 더 열심히 하자.

7. 모든 것을 잊고 빠져들 수 있는 취미를 만들자

기왕이면 정적인 취미, 동적인 취미 한 가지씩을 가지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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