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내화 (성공전략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겸임교수)】
세상이 변해가는 속도에 바야흐로 탄력이 붙었다. 경제전쟁은 속도전이다. 옛날에는 ‘더 많이’였지만 이제는 ‘더 빨리’다.
1990년대 요구르트 광고에 나왔던 불가리아 장수촌 노인들은 요즘 어떻게 됐을까?
오늘날 그곳엔 더 이상 장수노인이 없다.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고 자본주의 시장원리가 도입되면서 오래 사는 사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불가리아 농촌도 속도의 흐름 속으로 편입되고, 사회주의 시절엔 경쟁할 필요가 없었던 그들 사이의 인간관계가 경쟁체제로 달라지면서 수명도 달라진 것이다.
손발이 빠르게 움직이면 육체가 지친다. 정신이 빠르게 움직이면 인생이 지친다. 그리고 “육체노동자의 성생활이 정신노동자보다 두 배 이상 활발하다.”는 보고처럼 정신의 피로는 결국 육체를 병들게 한다.
좋다는 요구르트를 매일 마시고 맑은 공기와 물의 혜택 속에 사는 불가리아 장수촌 노인도 무시무시한 속도 앞에서는 굴복했던 것이다.
휴일과 여가를 찾지 못할 정도로 직장인들이나 사업가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까닭은 주로 “언제까지 마치거나 처리해야 한다.”는 약속에 쫓기는 탓이다. 그리고 그 약속은 대개 타인과의 약속이다.
반대로 “언제까지 마치거나 처리해야 한다.”는 약속을 자신과 맺은 사람은 굳이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없다. 이런 사람은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적절한 시한을 정해 자기 시간을 계획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피치 못할 일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타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은 대개 고통스럽다. 그 약속은 내 사정이나 능력,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언제까지 해야만 한다.”는 명령이기 쉬운 탓이다.
성공법칙 1.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라
전자회사를 다니다가 퇴사한 뒤 식당을 운영하는 H씨는 사내교육 담당자로 강연회를 부탁해 온 인연으로 알게 된 사람이다. 그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낱말이 있는데 바로 “바쁘다”는 하소연이었다. 회사 직원교육 실무를 혼자 맡은 그는 하루하루가 숨이 턱에 닿도록 바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H씨로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식당을 냈다. 한 번 들러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새벽 장보기로 시작해서 밤늦도록 일한다는 그는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더 바빠보였다. 나는 “이렇게 살려고 퇴직했냐?”며 농담 반 진단 반으로 빈정거렸는데 그는 정색을 하며 “나는 바쁘지 않다.”고 딱 잡아떼는 게 아닌가.
‘이젠 약속시간에 쫓겨 속태울 일이 없다.’는 얘기였다. “손님이 생각만큼 들지 않아 걱정이지만 느긋하게 참고 견디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삶의 여유를 처음 느껴본다.”며 몹시 좋아했다.
일의 많고 적음이 빠름과 느림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관계다. 그리고 누가 일의 주도권을 쥐느냐에 달려 있다.
같은 양의 일을 하더라도 주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훨씬 덜 피곤하고 일도 일찍 마칠 수 있다. 무일푼으로 백과사전 세일즈맨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2조 5000억 원의 매출을 내는 웅진그룹을 창업한 윤석금 회장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물일곱에 학교를 마치고 세일즈에 뛰어들었습니다. 솔직히 처음부터 잘될 리 있겠습니까? 모든 게 어색하고 쭈뼛쭈뼛…. 안 되겠다 싶어서 먼저 설명을 요령 있게 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든 다음 반복 숙달했지요. 동시에 매일 30분씩 거울 앞에 서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얼굴을 만들기 위해 수도 없이 표정 짓기 연습을 했습니다. 몇 달 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내 얼굴에 밝은 인상이 생겨났어요.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물건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브리태니커 세일즈에 뛰어든 첫해 한국 1등도 아닌 세계 1등을 했으니까요.”
이것이 바로 일의 주도권을 쥔 사람과 끌려 다니는 사람, 그리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다.
성공법칙 2. 성공 인생 로드윅을 하라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그리고 느리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원칙을 세워야 한다. 이른바 ‘성공인생 로드윅 4’다.
첫째, 인생을 저당 잡히지 마라
노예가 자기 인생의 전부를 주인에게 저당 잡히듯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의 일부분을 타인에게 저당 잡힌 채 살아간다. 부모 인생의 상당부분이 자식에게 저당 잡혀 있듯이 소심하고 눈치 보는 부하는 자기 인생을 상사에게 저당 잡힌 셈이다. 복수심에 불타는 사람은 원수에게 인생을 저당 잡힌다. 남몰래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근저당 설정을 푸는 방법은 주변정리로부터 시작된다. 물론 물리적 교류 말고도 사랑, 미움, 원한, 동정, 저주, 두려움 같은 감정적 교류를 끊고 맺고 자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인생을 주도하는 주인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둘째, 미래를 경계하라
“노벨상을 타겠다.”는 식의 목표가 지나치게 높은 사람은 자신의 현재를 자신의 미래에 저당 잡히게 된다. 아무나 타면 노벨상이겠는가? 자신의 한계를 본 사람만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지쳐 쓰러질 때까지 “너는 할 수 있어.”라는 미래의 유혹에 속아 넘어간다.
세상엔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훨씬 더 많은 법이다.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을 구분하라. 그리고 안 되는 일에 인생을 저당 잡히지 마라.
셋째, 우선순위를 정하라
자기관리란 단적으로 말하면 ‘소중한 것 먼저 하기’다. 소중한 것을 먼저 하기 위해서는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S생명을 대표하는 억대 연봉 생활설계사 K씨는 주변사람들에게 “내 연봉의 90%는 포스트잇 덕분”이라고 말한다. 포스트잇에 그날 만나야 할 사람과 할 일 등을 적어 우선순위에 따라 수첩 안쪽에 붙인 다음 일을 마치면 하나씩 떼어낸다. 수첩 왼쪽에는 긴급하고 중요한 일을, 오른쪽에는 그리 긴급하지 않고 중요한 일을 적어 붙이는 것이다.
넷째, 약속을 남발하지 마라
약속을 남발하는 것은 자기 인생의 일부분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남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장 훌륭한 참모는 보스에게 “아니다!”라고 대들 수 있는 사람이다. 예스맨은 보스는 물론 자기 인생마저 망치기 십상이다.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자기 인생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무능한 상사와 부하는 늘 바쁘다.”는 말이 있다. 늘 바쁜 사람은 세부적인 일만 좇다가 전체와 방향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셈이다. 일처리도 깔끔하지 못할 뿐더러 착오로 인해 같은 일을 반복하기 십상이다. 남 보기엔 회사 일 혼자 다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공부 못하는 학생이 책가방만 무겁게 들고 다니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 정말 공부 잘하는 학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중요한 순서로 해치운다.
당신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라. 인생 뭐 있나! 그냥 들이대라! 그래야 인생의 중심에 설 수 있다.
글쓴이 이내화 님은 고려대와 미국 하와이대 AMP코스, 일본 AOTS 코스에서 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현재 Son&Lee컨설팅그룹 대표, 이내화 성공전략연구소 대표, 경희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희대학교에 ‘성공학개론’이란 과목을 처음 개설한 대한민국 1호 성공컨설턴트이며 성공학 관련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글은 그의 저서 <다 이룬 것처럼 살아라!>(좋은책만들기 刊 02-3142-9260) 중의 일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