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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질병] 걸핏하면 더부룩~답답~ 만성 소화불량 뿌리 뽑는 속 편하게~ 7계명

2012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열광호 6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문정섭 교수】

공항에서 일하는 이예나 씨는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소화제를 사러 약국에 간다. 직장동료들은 이렇게 매번 소화제를 살 것이 아니라 병원에 가보라고 성화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그녀지만 이제 먹는 것이 스트레스가 됐다. 먹고는 있지만 또 혹시나 소화가 안 될까 봐 걱정이다. 소화불량이 계속되자 큰 맘 먹고 좋아하던 케이크, 빵, 피자, 치킨도 끊었다. 그 후 예전보다는 소화가 잘 되긴 하지만 억울하게도 아직 소화불량을 뿌리 뽑진 못했다는 그녀. 그녀뿐만 아니라 많은 현대인을 괴롭히는 만성소화불량에 대해서 알아본다.

소화불량, 그냥 넘길 증상 아냐

소화불량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만큼 소화불량은 흔한 증상이다. 또 고통이 심하지는 않지만 막상 겪어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윗배가 아프고, 더부룩하고, 속이 쓰리고, 불쾌한 느낌이 드는 날이 많아질수록 보이지도 않는 내 소화기관이 원망스러워진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첫 번째로 치아가 음식을 잘게 부순다. 그 다음 식도를 지나 위에서 더 작게 부서지면서 침, 위액, 췌장액 등과 섞이며, 소장과 대장을 거쳐 영양분이 흡수된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소화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소화불량 증상이 올 수 있다.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문정섭 교수는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질환에는 위식도 역류질환, 식도염, 위십이지장염, 헬리코박터 감염에 의한 위염, 소화성 궤양, 위식도의 악성종양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몸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소화가 잘 안 될 수 있다. 이를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소화기에 질환이나 이상이 없어도 반복적으로 소화불량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문정섭 교수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으로 오랫동안 고통 받을 경우에는 부적절한 자가 처방으로 인한 약물 오남용 및 이와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소화가 안 될까 봐 불안하고, 우울하며, 건강염려증이 동반되어 소화가 더욱 안 되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한다.

소화 안 되면 원인부터 찾아라

소화가 안 되는 일이 잦으면 ‘이렇게 소화가 안 되다가 몸에 이상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설 것이다. 그러나 사실 소화불량 증상 자체가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다만 소화불량을 그냥 넘기면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위식도 역류질환, 소화성 궤양, 위식도 악성종양 같은 질환이 방치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는 것이 문제다.

문정섭 교수는 “소화불량이 계속된다면 증상 자체만을 해결하기 전에 무엇 때문에 소화가 안 되는지 알아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시적인 소화불량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거나 소화제나 제산제 등으로 좋아진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몇 주간 계속 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문정섭 교수는 “특히 삼키기 어렵고, 체중이 줄고, 구토가 반복되고, 황달 등의 증상이 보이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한 후 적절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검사를 해서 특이 질병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앞서 말한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찾아본다. 아스피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등은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이 밖에도 각종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철분 등도 소화를 방해하므로 주치의와 상의해 복용 중단을 고려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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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기 쫙 뺀 하루 보내기

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위를 민감하게 만들고 위 배출 시간을 지연시킨다. 소화가 잘 안 된다면 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피하고, 먹어도 조금만 먹는다. 특히 기름진 식사를 한 후에 아이스크림, 우유 같은 소화가 느린 음식을 후식으로 먹지 말아야 한다.

홀~쭉한 배로 하루 보내기

아침은 쿨하게 거르고,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현대인이라면 과식하고 후회하는 날이 많을 것이다. 지나치게 많이 먹고, 속이 편한 사람은 없다. 문정섭 교수는 “소화불량은 과식 후에 증상이 악화되므로 식사량을 줄이거나 여러 번 나눠서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적당히 먹었으면 식사를 마쳐야 한다.

아침은 꼭 먹어서 점심 때 과식하는 것을 예방하고, 과식하기 쉬운 회식 자리에서는 자신의 양만큼 음식을 미리 덜어놓고 먹는다.

식사 때는 씹기 바쁜 하루 보내기

씹지 않고 급하게 음식을 목으로 넘기면 두 가지 소화 과정이 생략되는 셈이다. 음식을 잘게 부수는 과정과 소화액인 침이 음식과 잘 섞이는 과정이다.

식사 때는 젓가락이 바쁘면 안 된다. 치아가 바빠야 한다. 식사 시간은 여유 있게 조정하고 음식은 조금씩 집어 꼭꼭 씹어 먹는다. 업무가 바빠 컴퓨터 앞에서 밥을 먹거나, TV를 보면서 식사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렇게 다른 일에 집중하면 음식을 잘 씹지도 않고 급하게 먹기 쉽다.

자극 없는 하루 보내기

자극적인 음식이 가득한 식단은 소화에 좋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심하게 매운 음식이다. 특히 요즘에는 매운맛을 일부러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이러한 매운맛 중독 대열에 끼지 않는 것이 좋다.

문정섭 교수는 “커피· 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도 소화에는 좋지 않다.”고 덧붙인다.

스트레스 없이 하루 보내기

문정섭 교수는 “심리적 스트레스는 위장의 분비 기능, 운동기능, 혈관 분포상태를 변화시켜 소화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업무에 문제가 생겼거나 함께 있기 불편한 사람과 밥을 먹은 후에는 소화가 잘 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식사 시간에는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골치 아픈 일은 잠시 잊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것을 권한다. 아울러 평소에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정해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푸는 것이 좋다.

똑똑하게 땀나는 하루 보내기

문정섭 교수는 소화불량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으로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을 제안한다. 운동하는 것은 좋지만, 밥을 먹은 직후는 피한다. 소화가 안 될 때는 밥을 먹은 지 30분~1시간 후에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소화를 돕는 것을 권한다.

거부할 줄 아는 하루 보내기

먹어서 속이 불편했던 음식은 될 수 있으면 먹지 않는다. 음주와 흡연도 소화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골고루 먹는 것은 좋지만 내 몸에 나쁜 음식은 알아서 자제해야 속이 편하다.

《소화 안 될 때마다 소화제 먹어도 괜찮을까?》

약국에서 사 먹는 소화제는 정확히 말하면 소화 효소제다. 문정섭 교수는 “대부분 소화효소 분비는 충분히 이뤄지기 때문에 췌담도 질환이나 소화효소 분비기능에 문제가 있는 환자가 아니라면 소화효소제를 먹는다고 해서 소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다만 대부분의 소화제는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모두를 분해할 수 있는 다양한 효소 성분과 가스를 제거해주는 여러 성분이 들어있는 복합제라서 과식 등으로 생긴 불편함은 어느 정도 나아지게 할 수 있다.

소화 효소제는 부작용이 적은 안전한 약제이므로 한두 번 사용하는 것은 몸에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위궤양, 위암 같은 질환 때문에 생긴 소화불량이라면 약에만 의지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문정섭 교수는 서울백병원에서 위, 간 등 소화기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대한내과학회 전산위원회 간사, 대한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 재무이사,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편집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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