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달래한의원 김달래 한의학박사】
우리나라 여름은 무덥고 길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여름이 5개월이고, 겨울이 6개월이며, 겨우 1달 남짓의 기간이 봄과 가을에 속할 정도로 짧다. 특히 올 여름은 예년보다 훨씬 더위가 심하다. 이런 여름 날씨에는 아무래도 차고 시원한 음료나 과일을 많이 찾게 된다.
여름 과일의 대표는 수박과 참외이고, 호박이나 오이를 음식으로 자주 먹게 된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박과식물이다. 박과식물은 공통적으로 칼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호박의 칼륨 함유량은 100g당 365mg이고, 박은 더 많아서 3105mg이며, 멜론 374mg, 참외 221 mg, 오이 221mg, 수박은 102mg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칼륨(K)은 나트륨(Na)과 함께 체액의 주요 전해질인데 몸속의 수분 양과 산·알칼리 균형을 조절한다. 칼륨은 뇌에 산소를 보내는 역할을 해서 뇌기능을 도와주고 몸속 노폐물 처리를 돕고, 혈압을 떨어뜨리게 한다. 칼륨은 나트륨과 달리 소변 속으로 나트륨을 배설시켜서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하게 된다.
미국영양학회에 따르면 멜론 1/4개에는 800~900mg의 칼륨이 들어 있는데 이는 하루 권장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양이다. 수박 2컵에는 하루 권장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칼륨이 들어 있다고 한다.
칼륨의 하루 권장섭취량은 4700mg이다. 그렇다면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멜론과 수박 이외에 어떤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
칼륨은 거의 모든 식품에 들어 있으나 채소, 과일, 씨앗류, 콩류 등에 더욱 풍부하게 들어 있다.
참외를 비롯해서 수박, 오이, 멜론, 박은 모두 성질이 차가워서 몸속의 열기를 내려주는 음식이다. 또한 칼륨이 많아서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음식이기 때문에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려서 갈증이 나고 입안이 마르고 소변이 시원하지 않을 때 먹으면 좋은 음식이다.
특히 사상체질 가운데 여름철을 잘 견디지 못하는 소양인이 이들 박과 식물의 열매를 먹으면 몸속의 화기(火氣)와 열기(熱氣)를 줄여주고 음기(陰氣)를 보강해주는 음식이다.
그러나 참외를 포함한 여름 과일은 성질이 차가워서 아랫배가 차고 맥이 약한 소음인 체질 가운데 상당수의 사람들이 그 피해를 입고 있다. 물론 일부 태음인 체질 가운데도 몸이 차고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이 참외를 너무 많이 먹으면 기운이 떨어지고,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과일을 상온에 1시간 정도 보관했다가 차가운 기운이 사라진 다음에 먹는 것이 좋다. 갈아서 주스로 마시기보다는 꼭꼭 씹어서 침이 충분히 나오도록 하면 녹말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 활성이 높아져서 소화 흡수율이 올라가고 아랫배가 차가워지는 부작용을 줄일 수가 있다.
김달래 박사는 경희대 한의과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상체질과 전문의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부원장, 상지대학교 한의대 학장, 사상체질의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는 <체질 따라 약이 되는 음식> <체질궁합이야기> <암은 냉증이다> <만성질환 식품으로 다스리기> 등 다수가 있으며 현재 송파구 잠실에 있는 김달래한의원 원장으로 진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