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백나래 기자】
【도움말 | 하늘병원 스포츠의학과 조성연 원장】
노출의 계절, 여름이다. 얇아진 옷을 비집고 울퉁불퉁 속살이 그 정체를 드러낼 때 그 절망감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곤혹스럽고 속상하다. 그래서 부랴부랴 운동계획도 세워본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다른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조금만 운동해도 관절이 아프다고 아우성이다. 이렇게 되면 악순환의 반복이다. 살빼기의 꿈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만약 이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면 잠시 주목하자. 아픈 관절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다이어트 효과는 덤으로 얻을 수 있는 화제만발 운동법에 관심을 가져보자. 일명 ‘거꾸로 운동법’이 바로 그것이다. 관절염에도, 다이어트에도 최적화된 운동법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소리 없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실체를 공개한다.
거꾸로 운동법 화제, 왜?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사는 박수민 씨(31)는 운동이 두렵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정도로 운동마니아인 그녀는 2년 전 겨울, 스키를 타던 중 십자인대가 파열되어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재활치료로 일상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조금만 과격한 운동을 해도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면서 점점 운동을 기피하게 되었다. 운동량이 적어지면서 살이 쪄 옷도 새로 사야 할 판이다. 그녀는 악순환의 반복이라며 울상이다.
수민 씨만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관절염, 또는 관련 질환으로 고생 중인 사람들은 운동이 하고 싶어도 더 큰 부상이 두려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그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건강도 지키고, 관절에 좋으며, 더불어 몸매까지 챙길 수 있는 일석삼조의 건강법이 있다는 사실! 바로 ‘거꾸로 운동법’이다.
원칙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관절이나 근육들은 대부분 앞, 또는 옆으로 움직일 때 편리하도록 만들어져 있는 구조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은 이러한 근육들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에 반해, 거꾸로 운동법은 우리가 평소에 잘 쓰지 않는 후방 쪽 관절과 근육을 사용해 운동할 수 있도록 고안된 방법이다.
근육과 관절, 골고루 발달시켜 화제
하늘병원 스포츠의학과 조성연 원장은 “거꾸로 운동법의 최대 장점은 잘 쓰지 않는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고 발달시키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관절은 쓰면 쓸수록 익숙해지는 특징이 있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바로 편리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익숙한 동작은 계속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동작은 잘 하지 않게 되면서 편리한 관절만 계속 사용한다.
일례로 밥을 먹을 때, 전화를 받을 때, 심지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후 뒤처리를 할 때도 매번 같은 팔을 이용한다.
이런 익숙한 일련의 행동들은 때때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조성연 원장은 “같은 부위의 관절만 사용하면서 관절에 변형이 오거나 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거꾸로 운동법의 진가는 바로 여기에 있다. 거꾸로 운동을 통해 잘 쓰지 않는 근육을 발달시켜 균형을 맞춰주면 쓰던 근육만 무리하게 쓰는 데서 오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근육 중 어떠한 근육이 작용할 때 그에 반대되는 작용을 하는 근육을 ‘길항근육’이라 한다. 앞 근육과 뒤 근육이 서로 보완해주면서 관절을 쓰게 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쪽 근육이 훨씬 더 발달하면 길항근육의 균형이 깨져 마치 비뚤어진 텐트처럼 관절에도 무리가 온다.
거꾸로 운동법은 길항근을 발달시켜 근육의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스포츠 상해의 위험도를 낮출 뿐 아니라 관절염에 걸릴 확률도 경감시켜 주는 일석이조의 장점이 장착돼 있는 셈이다.
특히 늘 사용하는 부위의 근육은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항상 피로에 지쳐 있다. 그러한 근육으로 운동을 할 경우 잦은 통증을 유발한다.
거꾸로 운동법은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도 끊을 수 있다. 쓰임새가 적은 근육을 함께 이용해 운동을 하게 되면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성연 원장은 “거꾸로 운동법은 관절염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꼭 필요한 운동”이라고 말한다.
거꾸로 운동법은 운동 효과도 최고!
거꾸로 운동을 해도 운동 효과는 있을까?
앞이나 옆으로 움직이는 근육을 이용하는 운동은 굳이 운동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을 통해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웬만큼 운동 강도를 높이기 전에는 큰 운동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반면 거꾸로 운동법은 운동 시간에 비해 탁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관절염을 넘어 연골이 파열돼 인공관절 수술을 권장 받은 60대 환자가 거꾸로 운동법을 병행한 재활을 3~4개월 정도 진행한 결과 수술이 필요 없게 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관절이 좋아지는 것 외에도 다이어트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조성연 원장은 “거꾸로 운동을 하면 평소에 잘 쓰지 않는 근육이 움직이면서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동일한 강도로 동일한 운동을 해도 칼로리 소모량이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생활 속 거꾸로 운동법 3가지
1 두 명씩 짝을 지어~ 거꾸로 걷기
실생활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거꾸로 운동법으로 무릎 통증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운동이다. 앞으로 걸을 때는 다리 앞쪽의 근육과 인대를 사용하지만 뒤로 걷게 되면 평소 사용하지 않았던 허벅지 뒤쪽의 근육을 발달시켜 무릎 주변 근력을 골고루 강화시킨다.
다리 모양도 균형 잡히고 예쁘게 변하는 것은 덤으로 얻게 되는 효과!
다만 뒤를 볼 수 없고 익숙하게 쓰는 관절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넘어져 상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니 이것만 조심하자.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명씩 짝을 지어 함께 운동하는 것이다. 한 명은 뒤로 걷고 다른 한 명은 뒤를 봐주며 앞으로 걷기를 20분 정도씩 번갈아가며 운동하면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 집안에서 손쉽게~ 거꾸로 줄넘기
더운 여름, 따가운 햇살 아래 운동하기 힘들다면 집안에서 거꾸로 줄넘기를 해보자. 줄넘기는 줄을 돌리면서 할 경우 무릎에 6배 이상의 무게가 실린다. 자칫하면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처음 하는 사람이라면 줄을 사용해 직접 뛰지 않는다.
거꾸로 줄넘기는 팔을 앞으로 돌리지 않고 뒤로 돌리는 방법으로 실제 뜀뛰기 대신 살짝 까치발을 드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초기에는 뒤로 30회, 앞으로 50회 등 3:5의 비율로 하는 것이 좋다. 80회가 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중장년에겐 80회의 줄넘기가 많이 지칠 정도로 높은 강도다. 대신 자세에 신경 써야 한다. 팔을 돌릴 때 정확한 동작을 천천히 하면서 무릎 근육이 단련될 수 있도록 다리에 힘을 줬다 빼는 것을 반복한다.
3 상체 단련에 최고~ 거꾸로 아령
상체를 단련시키는 거꾸로 운동법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아령의 경우, 앞으로 들어 올리는 방법 대신 앞쪽에서 뒤로 들어 올리는 운동으로 삼두박근 등 팔의 뒤쪽 근육을 강화시킨다. 팔 근육이 골고루 발달되어 배드민턴, 탁구를 칠 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또, 팔의 살을 빼는 데는 최적격인 운동이니 시간 나는 틈틈이 꼭 해보자.
조성연 원장은 고려대 의대와 경희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4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 팀닥터로 활동했으며 대한스포츠의학회 감사를 지냈다. 저서로는 <조성연 박사의 허리 UP>등이 있다. 현재 대한스포츠의학회의 이사를 맡고 있으며, 하늘병원 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