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차윤환 교수】
할리우드의 미란다 커, 안젤리나 졸리 등이 다이어트 비결로 꼽고, 국내에서도 다이어트 성공 사례가 소개되면서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이 있다. 바로 ‘코코넛 오일’이다. 다이어트만이 아니라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도 속속들이 소개되면서 코코넛 오일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이어트와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먹어보았을 정도로 그 인기도 계속되고 있다. 다이어트에도, 피부미용에도, 당뇨에도,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팔방약효를 자랑하는 코코넛오일! 과연 한계는 없는 걸까?
오일, 건강의 핫 아이템이 되다?!
2015년의 상반기 건강 관련 아이템으로 핫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오일’이다. 오일풀링, 올리브오일, 마유크림, 그리고 코코넛 오일까지 오일과 관련한 건강관리법이 큰 관심을 받았다.
얼마 전만 해도 수분크림을 비롯해 물병 하나씩을 들고 다니는 것이 유행할 정도로 물과 관련한 건강관리법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오일이 건강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뭘까?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차윤환 교수는 “우리 밥상에 항상 국이 있듯이 한국인은 국물문화다. 우리의 음식 중에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음식도 거의 없다. 비빔밥의 향신료나 전 요리 정도다. 오일은 서양의 문화다. 샐러드나 튀김 등 오일을 사용하는 음식이 많다. 오일풀링이나 각종 보습 크림류 역시 그렇다. 즉 기름에 대한 친근도가 떨어졌던 한국문화에 기름에 대한 친근도가 높았던 서양의 건강문화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에서 오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한다.
귀가 솔깃해지는 코코넛 오일의 효능
오일은 3대 영양소 중 지방에 속한다. 지방은 불포화지방과 포화지방으로 나누는데 상온에서 액체면 불포화지방, 고체면 포화지방이다. 코코넛 오일은 24도 이하에서 고체가 된다. 그래서 포화지방임에도 24도 이상이면 상온에서도 액체가 된다. 코코넛 과육에서 짠 코코넛 오일에는 섬유소,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래서인지 막강 효능도 자랑한다.
1 비만(과체중) 예방: 할리우드 스타들이 다이어트 비결로 꼽는 코코넛 오일은 식품 유도성 발열 효과(음식을 먹은 후 몸이 따뜻해지는 것)가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보다 좋아 단백질보다 더 빨리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중감소에 효과가 있고, 노폐물이나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포만감이 커서 단 것이 당길 때 코코넛 오일 한 스푼을 먹으면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2 심장병·고혈압·동맥경화·당뇨 등 심혈관계 질환 예방: 중쇄지방산이 들어있어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며 당뇨 예방 효과도 있다고 한다.
3 주름 예방과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 예방: 주름, 피부 처짐, 검버섯과 각종 피부트러블을 예방하고, 피부 깊숙이 침투한 자외선으로 인한 손상을 막아준다.
4 만성 염증 감소와 항균 능력: 중쇄지방산으로 대표적인 것이 모유에 함유된 라우르산(Lauric acid)인데 코코넛 오일의 50% 이상이 라우르산이다. 이런 중쇄지방산은 병원성 미생물에는 치명적이라 감염성 질환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한다.
5 피부 건조증에 탁월: 피부에 소량을 꾸준히 바르면 피부건조증에 효과를 볼 수 있다.
6 메이크업 제거 효과: 물과 비누로 제거하지 못하는 이물질을 제거해준다.
귀 기울여야 할 코코넛 오일의 한계
비만에서 피부건조증까지 다방면에 막강 효과를 나타내는 코코넛 오일! 그러나 여기에도 숨어 있는 함정은 분명 있다.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코코넛 오일의 한계는 크게 두 가지다.
1 비만(과체중) 예방 효과에 대해
차윤환 교수는 “코코넛 오일도 기름”이라고 말한다. 기름이 1g당 9kcal의 열량을 내는 것은 팩트다. 따라서 2숟갈을 먹는다면 약 20~24g으로 약 180~216칼로리가 된다.
차윤환 교수는 “다이어트의 기본은 칼로리 조절인데, 식단의 변화 없이 이 정도의 양을 추가로 먹는다면 칼로리가 늘어나 살이 빠지기 어렵다.”고 말한다.
또한, 코코넛 오일 자체가 지방분해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1일 섭취 칼로리를 약 2000이라 가정했을 때 약 10%에 해당하는 코코넛 오일이 나머지 90%를 역전시킬 정도의 다이어트 효과를 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코코넛 오일은 다이어트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차윤환 교수는 “코코넛 오일을 얼마나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한다.
코코넛을 짜서 만든 비정제유인 코코넛 오일은 풍미가 좋은 기름이다. 맛과 향이 강하다. 그래서 정제유 10g이 낼 효과를 1~2g만으로도 낼 수 있다. 즉 코코넛 오일을 사용하면 열량을 90칼로리에서 9~18칼로리로 크게 줄일 수 있다. 코코넛 오일 사용만으로도 칼로리를 쉽게 줄일 수 있다.
차윤환 교수는 “향과 맛이 강한 코코넛 오일로 식생활 패턴을 바꿔주면서 상대적으로 기름의 의존도를 떨어뜨려서 장기적으로는 살을 빼줄 가능성은 있다.”고 말한다.
2 코코넛 오일은 포화지방이 92%
미국에서는 하루 칼로리 섭취량의 70%를 지방으로 하는 ‘지방 다이어트’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코코넛 오일, 버터, 기름기가 많은 베이컨 등의 지방을 늘리고 곡물 등의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지방 다이어트의 효과에 학계의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지지하는 쪽에서는 트랜스지방이 문제가 될 뿐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은 다이어트 식단에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심장협회(AHA)는 지방 위주의 식단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에 위험하다는 입장이다.
비정제유인 코코넛 오일에 다양한 유효성분이 있을 수 있지만, 코코넛 오일은 포화지방이 92%이다. 포화지방이 동맥경화, 심장병, 비만 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코넛 오일만 이 사실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포화지방은 하루 섭취 칼로리의 7~10%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미국심장협회의 권고안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겠다.
차윤환 교수는 “코코넛 오일이 식생활에서 약이 되는 조미료는 될 수 있지만, 그것 자체가 약은 아니다.”며 “기름으로 제대로 활용해 먹는 것은 좋지만, 다이어트 약으로 먹지는 않는 게 좋다.”고 당부한다.
차윤환 교수는 동국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식품공학과 석사를 취득하고, 연세대 생명공학과 박사를 취득하였다. 크라운제과 중앙기술연구소, 연세대 생물산업소재연구센터(BRC)에서 근무했다. 현재 숭의여대 식품영양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SBS <좋은 아침>, EBS <부모>, MBN <언니들의 선택> 등에 다수 방송 및 언론매체에서 건강정보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