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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해부] 여름철 피부 반란 똑똑한 대처법

2010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생명호 102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오상호 교수】

평소 피부 하나는 자신 있다던 주부 김인선 씨(33세). 지난 주말 딸아이와 놀이공원에 다녀온 후 피부에 비상이 걸렸다. 얼굴과 팔이 붉게 부어오르고 화끈거려 괴롭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날씨, 이대로라면 피부 걱정에 바닷가로 가기로 한 여름휴가도 취소해야겠다며 울상이다. 자외선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건강한 사람도 피부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름철 피부를 괴롭히는 대표적 문제, 똑똑한 대처법을 알아본다.

PART 1. 불볕더위에 따끔따끔~ 햇빛 화상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햇빛 화상으로 인한 진료인원과 총 진료비는 연평균 8%, 11.7%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중 기온이 가장 높은 8월에 극에 달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오상호 교수는 “휴가철을 맞아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강한 햇빛에 피부 노출 부위가 많아지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햇빛 화상은 햇빛에 의한 자외선이 피부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주로 한낮에 햇빛이 강할 때 많이 나타난다.

햇빛 화상 환자는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거나 화끈거리는 증상과 함께 부종, 수포, 통증, 가려움, 발열 등을 보인다. 지속적으로 햇빛에 노출되면 주름살 등 피부노화 증상과 피부 혈관 확장, 엷은 반점, 주근깨 등도 생긴다.

오상호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햇빛 노출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햇빛에 30분 정도만 노출돼도 햇빛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8월엔 얇은 옷은 자외선을 완전히 차단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옷 속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도 좋다. 차단제 지속 시간도 고려한다. 최소한 햇빛에 노출되기 30분?1시간 전에 바른다. 땀을 흘렸거나 수영을 한 후에는 다시 바른다.

햇빛 화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햇빛이 가장 집중되는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챙이 긴 모자나 긴소매 옷을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화상을 입었다면 그늘에서 편하게 쉬면서 물을 충분히 먹는다. 화상 정도가 심하면 신속히 병원에 간다.

햇볕 화상으로 화끈화끈 할 때는 우유팩 하세요!

피부가 햇볕에 타서 얼굴이 화끈거릴 때는 우선 찬 우유로 얼굴을 씻는다. 그런 다음 거즈에 우유를 적셔서 피부에 붙여두도록 한다. 그러면 효소의 작용으로 염증을 일으킨 피부가 진정된다.

여름철이 되면 무좀 때문에 발바닥이 간지러워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무좀은 곰팡이 균이 피부의 바깥층인 표피층에 감염되는 것이다. 곰팡이 균은 습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특히 여름철에는 족부백선이라고 부르는 발 무좀 환자가 늘어난다. 땀이 많은 사람,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 오랫동안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 가족 중에 무좀 질환자가 있는 경우에 잘 걸린다.

무좀은 발에만 생기지 않는다. 땀이 많이 차는 겨드랑이, 피부끼리 겹치는 부위인 사타구니는 다른 부위보다 곰팡이 균에 취약하다. 그 외에 손톱이나 머리 등에도 생길 수 있다.

무좀에는 곰팡이를 죽이는 약인 항진균제를 쓴다. 독하거나 위나 간에 부담되는 약이 아니므로 잘 바르고 복용하면 치료에 효과적이다.

오상호 교수는 “간혹 습진인 줄 알고 스테로이드 제제를 잘못 쓰는 경우가 있다.”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또 식초 같은 민간요법을 임의로 쓰는 것도 위험하다. 산성 물질로 약한 화상을 일으켜 피부 바깥층 일부를 벗겨내는 작용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미 손상된 상태에 산이 피부로 더 깊이 들어가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이차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무좀을 예방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최대한 곰팡이균이 번식할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몸을 건조한 상태로 유지한다. 잘 씻는 것은 물론 잘 말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신발은 여러 개를 마련해 두고 매일 바꿔 신으면 좋다. 땀이 많은 사람은 양말 여분을 갖고 다니며 갈아 신는다.

발가락양말로 땀 흡수를 돕는 것도 추천한다. 땀 흡수를 방해하는 재질이나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의복은 피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산이나 바다에 갈 때 개인물품을 잘 챙겨간다.

PART 3. 민감한 우리아기 단골 질환 땀띠

아이들 몸 구석에 생기는 땀띠는 부모의 골칫거리다. 특히 영ㆍ유아는 체온조절 능력이 약하고 땀 분비가 많다.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고 주로 누워있기 때문에 땀띠가 잦다.

땀띠는 땀이 표피로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돼 작은 발진과 물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이마, 목 주위, 팔다리, 겨드랑이에 발생한다. 수포나 농포가 나타날 수 있고 발진,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오상호 교수는 “땀띠 관리 방법에 잘못된 상식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땀띠가 난 부위에 분을 바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몸이 젖은 상태에서 분을 바르면 분이 피부를 자극하고 땀구멍을 막을 수 있다. 자칫 분가루가 반죽돼 피부의 호흡을 막고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또 아이에게 흡입 알레르기나 호흡기를 통한 폐렴을 유발할 수도 있다. 보습제는 각질을 녹여주는 효과가 있는 젖산이 들어있는 제품을 추천한다.

아이가 땀띠로 고생할 때는 흡수가 잘 되는 면 소재 옷을 입히고, 몸을 시원하게 해준다. 땀을 흘리면 깨끗하게 씻기고 물기를 말린다.

시원한 오이즙을 땀띠 부위에 발라주면 열이 식고 가려움증도 줄어든다. 또 아이의 손톱을 짧게 깎아주면 땀띠가 덧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긁어서 악화시키는 것을 예방한다.

PART 4. 찜통더위에 더 심해지는 아토피

부모 마음을 천 갈래 만 갈래 찢어 놓는다는 아토피. 물론 계절을 가리지 않고 아이를 괴롭히지만 여름철엔 더 심해진다. 오상호 교수는 “여름철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대표요인은 더위 자체”라면서 “계절적 요인은 어쩔 수 없더라도 뒤따르는 요인인 땀과 집 먼지 진드기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토피는 피부 염증과 노폐물이 피부의 정상적인 재생을 방해하고 있는 상태다. 땀이 난다는 것은 피부와 접촉한 세균의 활동이 왕성해질 수 있음을 알리는 일. 진물을 동반해 더욱 큰 고통을 안길 수 있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가 땀을 많이 흘리면 깨끗이 몸을 씻게 한다. 미지근한 물이든 시원한 물이든 자주 씻고 말리는 게 중요하다. 이때 비누는 아토피 전용 비누를 쓴다.

집 먼지 진드기는 날씨가 더우면 증식하는 성질이 있다. 에어컨을 틀어 집을 시원하고 건조하게 한다. 물론 덥다고 에어컨만 틀고 문을 닫아 놓으면 공기 중의 먼지가 아토피를 더 심하게 만든다. 적절한 환기로 실내의 나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낸다. 그 밖에 자외선 차단에 힘쓴다. 이차 감염을 막기 위해 긁거나, 피부에 자극을 가하는 일을 삼간다.

전체적으로 아토피에는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자체의 청결과 접촉 물질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뿐 아니라 먹는 음식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날씨가 더우면 찬 음식을 즐겨 먹기 쉽고 자칫 잘못했다가는 음식이 상할 염려도 높다.

PART 5. 쇠만 닿으면 오돌토돌~ 금속알레르기

한여름엔 옷이 얇고 가벼워지면서 액세서리도 화려해진다. 그러나 화려한 액세서리에 눈물짓는 사람들이 있다. 땀이 나면 더 심해지는 ‘쇳독’ 때문이다.

이 금속알레르기는 액세서리를 만들 때 사용하는 합금이 문제를 일으킨다. 시계 줄, 안경다리는 물론 브래지어 후크, 심지어 치아교정 보철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가렵고 따갑다. 진물과 염증을 동반한다. 피부가 퉁퉁 붓고 두꺼워지며 가라앉은 후에도 거뭇하게 착색되는 등 후유증도 심할 수 있다.

주로 녹기 쉬운 저품도 금속이 알레르기를 빈번하게 유발하지만 24k 금을 제외한 모든 금속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니켈ㆍ코발트ㆍ크롬이 금속알레르기에 가장 취약하다. 특히 니켈은 땀 속의 염소 이온과 쉽게 융합하는 성질이 있다.

땀에 잘 녹아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런 물질이 몸속에 흡수되면 몸의 면역체계가 이를 이물질로 기억해 둔다. 이를 감작된다고 말한다. 아연ㆍ망간은 그 다음, 은ㆍ백금ㆍ금ㆍ알루미늄은 금속알레르기에 강한 편이다. 티타늄도 금속알레르기를 잘 일으키지 않는다.

꽉 끼는 청바지를 입었을 때, 액세서리를 착용했을 때 등 해당 부위에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렵다면 금속알레르기를 의심한다.

오상호 교수는 “대처법은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한다. 액세서리를 바로 빼고, 얼음찜질로 가려움증을 가라앉힌다. 바지는 플라스틱 단추로 채우는 것을 입는다. 안경테는 플라스틱 재질로 바꾼다. 증상이 가라앉지 않고 더 심해진다면 피부과를 찾는다.

TIP. 여름철 똑똑한 피부 관리 요령

● 햇빛이 가장 집중되는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한다.

●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발라준다. 물놀이 할 때는 1~2시간, 야외 활동에서는 3~4시간 간격.

● 발이나 접히는 부위는 씻는 것만큼 말리는 게 중요하다.

● 면 소재, 헐렁하고 시원한 옷을 입는다.

● 아토피 아이가 있다면 에어컨으로 집을 건조하게 유지한다.

● 피부 건조에 신경 쓴다. 자외선 노출, 땀 분비, 잦은 세안으로 건조해지기 쉽다. 세안 후 보습제를 발라준다.

● 금속알레르기가 있다면 땀과 금속 접촉을 최대한 막는다.

● 비타민 C가 들어있는 신선한 야채, 과일을 챙겨 먹는다.

● 날씨가 더워도 되도록 밤 10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수면을 취해야 각질의 탈락과 재생이 활발해진다.

오상호 교수는 대한백반증학회 보험이사로 활동 중이며, 2010 라로슈포제 아시아-태평양 재단상(임상연구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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