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금연계획을 세우곤 한다. 필자도 해마다 이 계획을 세운 적이 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길어야 3개월, 자신에게 관대했던 까닭에 번번이 금연할 기회를 날려버렸다. 최근엔 전자담배로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자담배의 금연 성과에 대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전자담배가 금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30년 간 피워온 담배를 끊은 지 2년 6개월째
전자담배의 정의는 니코틴이 포함된 용액을 전자장치를 이용하여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입함으로써 흡연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든 담배를 말한다. 일반담배의 유해성을 줄이거나 없앨 목적으로 제조된 이 담배는 2003년 중국의 루옌(Ruyan)사가 최초로 개발했다.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담배 대신 전자담배로 흡연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카트리지의 니코틴 양을 차츰 줄여가는 원리로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우리가 즐겨 피우는 담배에는 발암물질 69종을 포함해 2,000~5,000여 종의 유해화학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가히 유해화학물질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즐겨 들어왔던 발암물질도 총망라돼 있다.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벤조피렌, 니트로사민, 비소, 크레졸, 질소화합물 등과 니켈, 크롬, 납 등의 중금속도 포함돼 있다. 담배가 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은 예외로 하더라도 담배를 끊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필자의 경우도 군에 입대한 날부터 근 30여 년간 담배를 즐겼다. 군 인사행정병으로 근무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없어 배웠던 담배가 결국은 필자를 송두리째 삼켜버리고 말았다. 하루 2갑은 기본이고 많이 피울 때는 4갑까지 피웠는데 그야말로 손가락 사이에 담배가 꽂혀 있지 않았을 때가 없었으니 충분히 골초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담배 연기를 목 깊숙이 삼키는 일은 자주 하지 않았다. 담배 연기를 목넘김 하는 순간 뇌가 온통 담배 연기로 가득 차는 느낌과 정신이 혼미해져 몸을 가눌 수 없을 때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실 담배를 하루 2갑 피운다고는 했지만 그것은 단지 습관성이었던 것 같다. 심리적 불안 증상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한 반복적 행위가 아니었을까 분석해본다. 이는 많은 사람들처럼 심각한 니코틴 중독은 아니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코틴 중독이나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워대거나 하는 것이 별반 다를 것은 없다. 담배 연기 속에 섞여 있는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수많은 유해화학물질 중 일부는 바깥으로 나오겠지만 나머지는 호흡기를 통해서 몸속으로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실천한 경험은 모두 세 번이었다. 첫 번째는 3개월째 무너졌고, 두 번째는 6개월째 금연을 포기했다. 온갖 이유를 갖다 댔는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이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세 번째 무심코 담배를 잠시 중단해볼까 시도했는데 2년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언제 내가 담배를 피웠지?’ 생각이 들 정도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낯설게 느껴진다. 글 쓰는 작업을 할 때면 줄담배였고 농사일을 하다가도 쉴 때면 어김없이 손에 담배가 쥐어졌다. 틈만 나면 담배를 피우던 모습이 눈에 선하긴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담배 중단은 잘했던 것 같다.
하지만 금연을 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금연을 하고도 오염된 환경에서 산다거나 혹은 밥상이 쓰레기음식들로 가득 차 있다면 금연은 의미 없는 일이 돼 버린다.
우리는 어떤 행위를 할 때 반드시 연계행위를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실 금연은 아주 사소하고 작은 행위일 뿐이다. 69가지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물질이 수천 가지가 되지만 건강한 우리 몸은 이들을 능히 감당할 수도 있다. 다만 습관화된 좋은 음식과 무한 긍정마인드, 그리고 적절한 활동과 깨끗한 거주환경이 전제된다면 담배로 인한 폐해는 대부분 막을 수도 있다.
또한 금연한답시고 갖은 스트레스를 다 받는다면 차라리 금연 대신에 스스로 할 수 있는 다른 행위, 이를테면 건강한 해독밥상이나 약차, 운동, 좋은 물과 환경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순전히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다.
전자담배의 무해성은 ‘글쎄?’
니코틴 요구를 수용하는 한 어떤 전자담배도 실효성이 없다. 중독성이 강한 니코틴의 농도를 점차적으로 낮춰 궁극엔 금연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은 너무 안이한 생각이다. 일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다.
전자담배의 유·무해성 논쟁도 큰 의미가 없다. 전자담배를 광고하여 많이 팔아야 하는 제조사들은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니코틴이나 아세트알데히드의 양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로 인체에 무해함을 주장하지만 발암물질이나 유해독성화학물질의 양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보다 사실 흡연하는 습관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우리는 담배가 가지고 있는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해독성화학물질이 단 한 가지도 포함되지 않을 전자담배라면 100% 무해한 담배라고 규정할 수가 있다. 그렇지 않을 바에는 일반담배든지 전자담배든지 별 차이가 없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연구결과 오히려 전자담배에서 일반담배보다 10배 더 많은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내용이 프랑스 AFP 통신을 타고 전 세계에 알려졌다.
소비자는 해당 전자담배가 어떤 방법으로 제조되는지 알 수 없다. 모든 제품에서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수 있겠으나 그것은 담배를 피우면서도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악용하여 돈벌이에만 매달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금연하려면 확실히 하고, 못 하겠거든 다른 방법을 찾아라
전자담배니 뭐니 갖은 도구로 금연을 시도하는 경우에 일부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을 것으로 본다. 금연학교의 금연프로그램이나 패치, 껌 등이 동원되지만 과연 금연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분명 미미할 것이다. 우리의 오랜 습관은 말처럼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음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우리들의 식습관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약간씩 자연스럽게 바뀌는 경우는 있으나 나쁜 식습관이라고 진단하고 이를 강제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그것은 니코틴 중독자에게 담배를 끊으라고 하는 것과 같다.
평생 짜게 먹어왔는데 고혈압이니 저염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싱겁게 한 음식을 앞에 가져다 놓으면 과연 그것을 쉽게 먹을 수가 있겠는가?
평생 육류를 즐겨 먹고 살아왔는데 비만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고 해서 육류를 끊고 채소만 먹을 수 있겠는가?
경우에 따라서 담배는 끊지 못해도 좋아하는 음식은 바꿀 수도 있다. 가공식품이나 신선하지 않은 식품을 밥상에서 추방하고, 신선하고, 육류는 최소한으로, 채소와 해초, 발효식품은 최대한으로 늘려 밥상을 차린다면 흡연으로 입는 피해를 충분히 복구할 수도 있다. 채소생즙을 부지런히 마신다든가 혹은 약차를 즐겨 마시는 등의 행동도 금연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얻게 해 준다. 또한 적당히 땀 흘리는 운동은 체내 유독물질 축적을 막아주므로 늘 실천해야 한다.
건강을 챙기고 행복을 챙기면 금연은 쉽다
우리는 수많은 유해독성화학물질을 체내로 받아들인다. 그것이 담배의 유해물질일 수도 있고 공기 중의 미세먼지나 매연 등의 유해독성화학물질일 수도 있다. 또한 합성화학물질이 넘쳐나는 밥상을 매일 마주하거나 운동이나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움직임이 부족한 경우 등은 담배로 인한 피해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금연은 늘 마음을 가지고 ‘언젠가는 하고 말거야.’를 반복하여 기억하고 있으면 그 기억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많다.
하나하나 건강을 챙기고 행복을 챙기다 보면 금연은 당연히 해야 할 것으로 진단되고 어느 순간 어렵지 않게 담배를 끊을 수 있다.
그러니 나를 중심으로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금연의 기회는 반드시 오게 될 것이다. 그 기회는 어렵지 않게 금연에 이르게 할 것임은 물론이다.
전자담배를 포함해서 이것저것 돈을 지급하여 사서 하는 금연 행동은 권하고 싶지 않다.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