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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피임…제대로 알고 하십니까?

2007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100p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순천향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

성생활은 개방되어 있지만 정작 성에 대한 인식 및 가치관 등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성문화 지체현상을 겪고 있다. 최근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가임 여성의 대부분이 피임에 대해 상당부분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한 성생활을 하기 위한 전제조건 피임,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혹시, 임신?”

여성이라면 성관계 후 누구나 한 번쯤 콩닥콩닥, 두근두근 불안한 느낌을 받아봤을지 모를 일이다. 임신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분명 임신은 사랑의 결과물로서 축복 받아야 할 일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임신은 난감할 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임신을 할 수도 없는 일이고, 임신을 피하자고 성생활을 금욕으로 일관할 수도 없는 일. 또한, 피임을 했지만 임신이 되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럴까?

대부분 피임하면 떠올리는 것은 콘돔과 먹는 피임약 정도뿐이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피임의 종류와 방법은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획일화되고 소극적인 피임법을 사용하는 데, 여성 건강을 위해서는 목적에 맞게 여성 스스로가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피임법은 난관불임수술과 정관불임수술과 같은 영구적인 피임법 외에 언제든지 원하는 때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일시적인 피임법이 있다. 이는 먹는 피임약, 피하 이식제인 임플라논, 이브라 피임패치, 누바링 등이 있고 자궁에 넣는 방법으로 구리자궁내 장치와 미레나가 있다. 또, 기타 방법으로 콘돔, 살정제, 질외사정, 월경주기조절법 등이 있다.

지금 자신의 피임법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이임순 교수의 도움말로 점검해 보자.

사례1. 피임약, 먹어 말아?

미혼입니다.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할 때 주로 남자친구의 콘돔에 의지해 피임을 하고 있는데, 항상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습니다. 경구용 피임약을 사용해 보려고 하는데 건강상의 문제는 없을까요? 정말 안심하고 복용해도 괜찮을까요?

☞ 출산 경험이 없는 미혼여성은 구리자궁내 장치와 같은 피임법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건강상의 문제가 없다면 먹는 피임약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피임법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피임약을 복용하면 체중이 증가하거나 피부트러블을 일으키고 장기간 복용시 불임 또는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다는 말이 많았지만 기술력 등의 발달로 그러한 부작용은 찾아보기 힘들고 먹는 용법만 정확하게 지키면 오히려 피임약이 피부트러블을 개선하고 여성 생식기 질환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남성에 의한 질외사정이나 콘돔 피임법은 그 효과가 먹는 약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생리 중 성관계도 임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임신 확률이 적기는 하지만 배란기간이 짧고 생리기간이 긴 사람이 생리가 끝날 무렵 성관계를 가지면 3일 이상 살아있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 임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례2.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

간염을 앓고 있습니다. 간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먹는 피임약이 위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먹는 피임약의 에스트로겐은 모든 약과 마찬가지로 간에서 대사한다. 대사 능력이 떨어진 환자는 간 기능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먹는 피임약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간 질환 이외에 피임약 복용이 불가피한 경우 팔에 이식하는 임플라논이나 패치용 피임제인 이브라 피임패치, 질링(누바링)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위 방법들도 피임약만큼 피임효과가 높은 편이다.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피임효과는 약간 떨어지나 콘돔 등을 사용해 볼 수도 있다.

*어드바이스 : 간질환뿐 아니라 혈관염, 혈전색증, 뇌혈관 질환, 관상동맥질환, 유방암, 35세 이상 하루 한 갑 이상의 흡연자 등은 피임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심한 편두통, 고혈압, 자궁근종, 임신성 당뇨병, 당뇨병, 수술 등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나 간질, 임신 중 발생한 폐쇄성 황달, 겸상 적혈구병, 담낭 질환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한 후 제한적으로 피임약을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강간 등 응급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응급피임법은 다량의 호르몬을 일시에 사용하는 것이므로 주의가 필요한데, 황체호르몬인 레보놀게스트렐 과민증 환자, 난관염, 골반염 등을 앓아 자궁외 임신의 위험이 있거나 자궁외 임신 경험자, 간 기능이 나쁜 자, 심각한 소화장애, 항전간제나 간 효소제 등의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응급피임약을 사용할 수 없다.

사례3. 터울을 조정해 아이를 낳을 계획이라면…

첫아이를 낳고 바로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습니다. 어떤 방법이 간편하고 가장 좋을까요?

☞자궁내 장치가 한 번의 시술로 최장 5년까지 피임이 되므로 간편한 방법이다. 하지만 구리자궁내 장치의 부작용(생리 양이 늘고 생리 기간이 길어지는 등)이 걱정될 경우 황체호르몬이 함유되어 있어 생리과다 또는 생리통 치료에 효과적인 미레나를 권할 만하다. 아이를 원할 경우 자궁에 삽입한 장치를 빼주면 임신이 가능하다.

이임순 교수는 “피임은 창피한 일도 아니고 나쁜 일은 더더욱 아니며,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여 여성의 건강을 지켜주고 인공유산의 후유증으로 인한 불임증 등을 예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상식입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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