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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의 eye클리닉] 하루 한 번 눈 비비기 좋을 때는?

2017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100p

【건강다이제스트 | 누네안과병원 최재호 원장】

최근 들어 눈과 코를 세척한다는 사람이 날로 늘고 있다. 눈을 깨끗하게 씻어준다는 안구 세척제까지 등장했다. 깨끗하게 해서 나쁠 건 없겠지만 그래도 궁금할 것이다. 과연 안구 세척은 필요한가? 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눈 세척을 둘러싼 궁금증을 소개한다.

안구 세척, 꼭 필요할까?

눈 표면에는 눈물이 있어 눈꺼풀 운동을 원활하게 한다. 눈물은 약 98%가 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외 눈물의 증발을 막는 기름 성분을 포함하여 200종류가 넘는 단백질 성분과 식염, 탄산나트륨, 인산염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중 특히 락토페린이나 라이소자임 같은 면역단백질은 외부로부터 눈으로 들어오는 세균 침입을 막아주는 항균작용을 한다. 또 눈의 여러 세포에 수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유해한 자극이 오면 이를 세척하고 희석해 준다.

최근 몇 년 사이 안구를 세정한다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이목을 끌며 나타난 안구 세척제의 매출이 고공 성장 중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안구 세척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평소 주기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눈물에는 여러 물질이 조화롭게 들어 있어 우리 눈을 보호하게 되는데, 안구 세척제나 다른 방법으로 안구를 무리하게 세척하게 되면 눈에 꼭 필요한 성분들이 같이 씻겨 나가기 때문이다.

눈에 꼭 필요한 기름 성분이 녹아 없어지면 눈물의 증발이 빨라져 안구건조증이 유발되거나 더 악화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으로 눈 표면이 마르게 되면 그만큼 눈을 보호하는 기능도 함께 약화되어 각막 표면에 염증이 생기기 쉬워진다. 미생물이나 외부 이물질이 눈에 남아 있거나 각막 표면에 달라붙어 있으면 각막염이나 각막궤양, 알레르기 같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면역 성분들이 씻겨나가면 세균 감염에 매우 취약해진다.

따라서 안구 세척제를 남용해서는 결코 안 된다.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평소에 주기적인 안구 세척은 삼가는 게 좋다.

눈 건강을 위해서는 눈꺼풀 세안을~

다들 잘 알다시피 물과 기름을 섞으면 기름이 물 위에 둥둥 뜨는데, 우리 눈 표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우리 눈을 촉촉하고 젊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것이 바로 기름인데, 눈의 기름샘에서 건강한 기름이 나와야 눈 표면에 있는 수분을 잘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마이봄샘이라 부르는 20개 안팎의 기름샘은 위아래 눈꺼풀 가장자리와 속눈썹이 나는 부위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평소 기름샘을 막고 있는 비정상적인 기름을 녹여주고 정상적인 기름이 나오도록 눈 마사지나 눈찜질, 온열요법을 해주는 것은 눈 건강에 아주 좋다. 온찜질은 눈의 피로감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눈물층 안정화를 도와 안구건조증을 좋아지게 한다.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가려울 때 손으로 눈을 비비면 위험하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다. 손에 묻어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눈으로 들어갈 수 있고, 이물질이 각막에 상처를 내 각·결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에 단 한 순간, 눈을 비벼도 될 때가 있다. 바로 몸과 손이 청결한 상태인 동시에 습도가 높은 샤워를 하는 시간이다. 샤워가 끝날 때쯤 샤워기에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 흐르는 물에 눈을 살살 압박하며 비벼주면 하루 동안 먼지나 화장으로 막혀 있던 기름샘이 뚫어져 기름 분비가 잘 되게 된다. 눈꺼풀이나 눈 주변에 묻어 있던 세균들도 씻겨 나가 눈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눈꺼풀 세안을 꼼꼼히 챙기면 노안도 예방할 수 있으므로 꾸준하게 실천하기를 추천한다.

눈꺼풀 온찜질과 눈꺼풀 세안의 ‘힘’

따뜻한 물로 눈찜질을 하고 5분이 경과하면 눈물막 기름층이 80% 증가하고, 15분이 경과하면 눈물막 기름층이 추가로 20% 더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온찜질은 눈 건강에 좋다.

5분여 정도 찜질을 한 후 눈 주변에 살며시 압력을 가해 문지르면서 눈 마사지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기름샘을 압박해서 기름 분비를 좋게 해주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에 많은 도움이 되며, 눈의 전체 혈류를 좋게 하고 눈에 축적된 피로도 풀어준다.

또한 온찜질 후 면봉이나 거즈에 눈꺼풀 전용 청결제품이나 자극이 적은 유아용 샴푸를 5:1로 희석한 물을 묻혀 속눈썹 주변을 닦아내도 좋다.

찬물로 세수를 하거나 차가운 숟가락을 눈에 대면 눈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방해할 뿐 아니라 기름샘의 분비를 막게 된다. 추운 곳에 있으면 우리 몸이 뻣뻣해지듯 눈 근육도 뻣뻣해져서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기름샘이 노폐물과 세균에 막혀 기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면 안구건조증, 안검염 같은 각종 안구질환들이 생기는 것은 물론 노안을 앞당길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최재호 원장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장을 맡고 있다. 유럽 백내장 굴절수술 학회(ESCRS) 회원, 국내 백내장 굴절수술 학회(ISRS) 회원, 미국 백내장 굴절수술 학회(ASCRS) 회원, 미국 안과학회(AAO)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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