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
근육맨 뽀빠이를 기억하는가? 시금치를 먹은 뽀빠이는 힘이 솟아 적을 물리치고 연인 올리브를 품에 안는다. 너도나도 건강하고 힘이 센 뽀빠이가 되고 싶어서였을까? 뽀빠이가 인기를 끌던 1930년대 미국은 시금치 소비량이 30%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몸짱 열풍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몸짱이 되기 위해 시금치 대신 헬스클럽을 선택하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식스팩만 있는 짐승남이 아니라 몸에 맞는 근육, 건강한 근육을 가진 사람이 진짜 ‘몸짱’이라고 말한다. 99세까지 펄펄 날 수 있는 젊은 근육 만드는 비법을 소개한다.
건강하고 싶다면 젊은 근육이 필수!
최근 미국 LA 캘리포니아대학 스리칸탄 교수는 근육량을 늘리면 2형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근육량의 비율을 나타내는 골격근 지수가 10% 늘어날 때마다 인슐린 저항성이 11%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골격근 지수가 10% 증가하면 초기 당뇨병에 걸릴 확률도 1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하 교수는 “근육은 흔히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운동 이외에도 하는 일이 매우 많다.”고 설명한다. 먼저 근육은 관절을 움직이는 동력인 동시에 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근육이 골고루 잘 발달하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도 쉬워진다. 또한 스리칸탄 교수의 연구 결과처럼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혈당조절이 잘 될 수 있게 돕는다.
디스크, 근막통증후군 등도 근육이 약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질환이다. 발목에 똑같은 충격이 전해져도 발목 주변의 근력이 강하면 발목염좌 등이 생길 가능성이 줄어든다.
이종하 교수는 “근육을 만들고 단련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라며 “운동은 심장, 폐 등을 건강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고 덧붙인다. 건강하고 싶다면 근육이 충분히 있어야 하며, 그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하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근육을 위협하는 나쁜 습관은?
이종하 교수는 “건강한 근육은 힘을 주지 않을 때는 부드럽고, 힘을 주면 딱딱해지는 근육”이라고 말한다. 가만히 있을 때 뭉쳐 있는 근육은 질긴 근육이며 손상도 되기 쉽다.
젊고 건강한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습관적으로 누워있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근육은 쓰지 않으면 결코 강해질 수 없다. ▶바르지 않은 자세는 근육을 꼬이게 한다. 특히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는 피한다. 다리를 자주 꼬면 근육도 꼬인 상태로 굳어버린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앉아 있어도 근육이 꼬인다. 이렇게 근육이 균형을 잃으면 디스크 같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한 부위에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 않으며, 통증이 심한데도 참고 운동을 하면 안 된다. ▶근육강화제에 의지해 근육을 키우지 말아야 한다. 근육강화제는 조금 먹어서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장기간 먹는 경우가 많아 문제를 키운다.
이종하 교수는 “근육강화제는 일종의 합성한 남성호르몬제”라며 “심장, 간이 나빠지고,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과도한 남성호르몬 때문에 성적 충동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젊고 건강한 근육 만드는 7계명
1. 스트레칭과 관절 푸는 운동을 자주 한다. 특히 약해지기 쉬운 중간 등과 비교적 잘 굳는 허벅지 뒤쪽, 장딴지 근육 등의 스트레칭에 신경 쓴다. 틈나는 대로 중간 등에 손을 짚고 허리를 앞쪽으로 편다. 잘 굳는 허벅지 뒤쪽 근육은 다리를 펴고 앉아서 앞으로 손을 뻗으면 쉽게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
2.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바른 자세는 시각적인 훈련도 필요하다. 틈나는 대로 거울을 보고 자세를 교정하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걸을 때는 힙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걸으면 저절로 허리가 펴진다. 만약 힙업을 하고 걸을 때 허리가 아프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3. 운동하기 전 골고루 먹는다. 근육을 키운다고 하면 닭가슴살 등 단백질만 먹고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곡류, 채소, 과일 등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은 운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주고 단백질은 근육의 구성 요소다. 과일이나 채소에 듬뿍 들어있는 비타민, 무기질은 운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 대사를 돕는다.
4. 운동할 때 충분한 물을 마신다. 땀을 많이 흘렸는데 충분한 수분이 보충되지 않으면 근육에 쥐가 잘 나고 통증이 생긴다.
5. 술, 담배를 멀리한다.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좁아져서 근육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할 수 없다.
6. 근력 운동은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다. 덤벨 같은 기구를 들어올리기만 하면 근육이 생긴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의 지도가 없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운동 효과를 보기 어렵고, 부상의 위험이 크다.
7. 근력운동을 오래 하지 않는다. 근육운동은 남성이라면 한 번에 1시간~1시간 30분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성은 1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더 오래하면 근육발달을 방해한다.
나이대별 맞춤 근육 운동법
이종하 교수는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운동법은 연령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청소년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운동이 좋다. 근육의 양과 힘이 최대치에 이르는 20~30대 중반까지는 부위별(팔, 다리, 어깨, 옆구리, 등, 배) 근육을 강화하는 근력운동에 집중한다. 이때 만들어진 근육이 평생 가기 때문에 전신 근육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 세포 노화가 오는 3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는 성인병 예방에 좋은 유산소 운동과 이전의 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근력운동을 병행한다. 50대 후반부터는 스포츠 댄스, 아쿠아로빅처럼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재미도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종하 교수는 노년기 운동으로 태극권을 적극 추천한다. 균형감각을 유지하기 좋고, 리듬을 타면서 관절을 자연스럽게 풀어주기 때문이다.
TIP. 이종하 교수가 추천하는 근육 튼튼 자가 운동법
1. 똑바로 서서 긴장을 풀고 깊게 호흡한다.
2. 목을 좌우로 각각 2회씩 천천히 돌린다.
3. 어깨를 앞뒤로 각각 2~3회씩 돌린다.
4. 양손을 머리 뒤로 보내 깍지를 끼고 10초 동안 가슴을 활짝 편다.
5. 손이 땅에 닿도록 허리를 앞으로 굽힌다(무릎을 약간 굽혀 허리에 부담이 가지 않게 한다).
6. 손을 허리에 대고 가슴을 활짝 펴 뒤로 젖힌다.
7. 한쪽 팔을 귀에 붙이고 몸통을 옆으로 기울인다(좌우 2~3회 실시).
8. 바로 누운 상태에서 전신을 쭉 늘린다.
9. 엎드려서 누운 상태에서 전신을 쭉 늘린다.
10. 바로 누워서 한 쪽 무릎 뒤에 손을 대고 가슴까지 당긴다(좌우 2~3회 실시).
11. 바로 누워서 양쪽 무릎 뒤에 손을 대고 가슴까지 당긴다.
12. 바로 누워서 한쪽 다리를 구부려 반대쪽 다리 바깥쪽 무릎 옆에 발바닥을 대고 골반을 양쪽으로 틀어준다(어깨를 바닥에 붙이고, 좌우 2~3회 실시).
13. 바로 누워서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로 골반 뒤쪽을 바닥에 붙인다.
14. 발을 앞으로 뻗고 앉아서 발끝을 향해 양팔을 앞으로 뻗는다.
15. 엎드려 누운 다음 상체를 가슴까지 들고 양팔로 지탱한다.
16. 엎드려 누운 다음 상체를 골반까지 들고 양팔로 지탱한다.
17. 엎드려 누운 다음 양팔을 엉덩이에 대고 머리만 든다.
18. 벽에 수평으로 손을 대고 밀며 한 쪽 다리를 앞으로 뻗어 종아리 뒤쪽을 스트레칭한다. 19. 똑바로 서서 가슴을 펴고 깊게 호흡한다.
이종하 교수는 만성통증, 관절근육 질환, 스포츠 손상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태릉선수촌 의무실장과 애틀란타·시드니올림픽 한국 선수단 주치의를 역임했다. 한국야구위원회 반도핑 위원장, 대한스포츠학회 이사로 활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