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강동 경희대병원 치과보존과 박상혁 교수 】
최근 직장인 김정식(34세) 씨는 고민이 생겼다. 바로 누런 치아 때문이다. 특별히 치아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칫 청결하지 못한 사람으로 인식되거나 건강하지 못한 사람으로 보일까봐 웃을 때 입을 가린다. 업무 중에 즐겨먹는 여러 잔의 커피와 잦은 흡연 습관 등이 원인 같지만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끊을 수도 없다. 누런 치아 탓에 자신감까지 잃어버린 김정식 씨. 그래서 ‘치아미백’을 고민하고 있다.
커피나 홍차, 흡연 등이 변색의 원인
밝고 시원한 미소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하나의 요소다. 하지만 치아가 누렇거나 까맣게 보일 경우 치아를 드러내고 시원하게 웃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 누런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치아미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치아 변색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질환이나 아말감 등의 치과 재료, 전신질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더러는 타고난 누런 이를 가진 사람도 있다.
외부 원인에 의해서 치아가 변색되기도 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우리가 늘 마시는 커피나 홍차, 흡연 등이 주범으로 꼽힌다. 치석도 한 원인이 된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 같은 원인으로 누런 치아를 갖게 된다.
강동 경희대병원 치과보존과 박상혁 교수는 “치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들이 나 있는데 담배의 니코틴, 와인이나 탄산음료, 커피에 들어있는 색소들이 치아의 무수한 구멍으로 침투해 누런 변색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경우 기본적으로 칫솔질을 꼼꼼하게 해주고 6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하면 어느 정도 예방되며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변색된 치아를 양치질만으로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
치아미백은 미용실 헤어 브리치와 비슷
치아미백은 약물을 이용해 누렇게 변색된 치아표면을 엷게 표백하는 것이다. 미백제의 주성분은 과산화수소(H2O2)로, 활성요소가 분해되면서 산소를 방출하게 되고, 이 산소가 치아의 변색ㆍ착색을 일으킨 단백질을 제거하면서 치아가 다시 밝아진다.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부분 염색(브리치)할 때 과산화수소를 이용하여 머리카락을 탈색시키는 원리와 비슷하다.
치아미백은 크게 자가 미백과 전문가 미백으로 나뉘는데,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저농도의 미백제가 바로 자가 미백에 해당된다. 환자 치아 모양의 틀을 제작한 후 미백 약품을 틀에 넣어 착용하는 방식과 약품이 묻은 필름 종이를 치아에 붙이는 방식, 튜브에 든 약품을 치아에 직접 짜서 문지르는 방식 등이 있다. 치과를 방문하지 않고도 쉽게 관리할 수 있으며, 전문가 미백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치료의 속도가 더디고 개개인이 만족할만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전문가 미백은 고농도의 미백제와 광원을 사용하며 말 그대로 치과에서 하는 미백이기 때문에 균일한 치아미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가 미백에 비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통 2주에 한 번씩, 약 3회에 걸쳐 시술을 받게 된다.
박상혁 교수는 “전문가 미백을 하면서 자가 미백을 하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백으로 치아가 빛이 날 정도로 하얘질 거라는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덧붙이며 무조건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것보다 치아 원래의 색을 고르게 살리는 미백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가 시린 것은 일시적인 증상
치과에서 치아미백을 하는 동안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하루가 지나면 괜찮아지는데, 드물지만 시린 증상이 지속되는 환자도 있다. 이럴 경우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 자가 미백의 경우 일일 미백시간을 줄이고, 하루 쉬고 하루 미백하는 식으로 미백 간격을 늘리면 치아에 부담이 덜 간다. 더불어 불소는 시린 증상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므로 치아를 미백하는 동안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또한 치석과 잇몸 염증이 있는 경우에도 미백제가 잇몸에 닿게 되면 잇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따라서 치아미백을 시행하기 전에 치아 검진과 스케일링 등을 받아서 잇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좋다.
미백 후에도 꾸준한 관리 필수
미백 직후 자신의 하얀 치아를 들여다보며 뿌듯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치아미백의 경우 관리 정도에 따라 지속되는 정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1. 치간 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한 꼼꼼한 양치질을 습관화 한다.
2. 담배나 색소가 강한 음식(콜라, 홍차, 와인, 초콜릿, 카레, 커피, 녹차 등)의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3. 미백 후 미백 전용 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하얀 치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4. 음식물을 섭취한 후 양치질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물로라도 가볍게 가글한다.
5. 치과에서 정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다.
박상혁 교수는 “지나치게 하얀 것보다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얼굴과 어울리는 치아색을 따져보고 미백 정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무엇보다 치아 건강이 우선시 되는 미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상혁 교수는 현재 강동 경희대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로 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재직 중이다. 대한치과보존학회 보험이사, 근관치료학회 재무이사, 대한레이저치의학회 교육이사 등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