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암은 오히려 감사의 대상…삶이 더 충만해졌어요”
간암 때문에 오히려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고 좋아하는 사람. 간암 때문에 앞으로 더 건강하게 살아갈 자신이 생겼다며 기뻐하는 사람. 그래서 스스로를 일러 천운을 가진 사나이라고 말하는 사람. 서울 양천공원에서 만난 김양수 씨(58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닉네임 솔찬히로 더 많이 불리는 사람이다. 7cm 간암 진단, 그리고 수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행운아’ ‘천운을 타고 난 사람’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김양수 씨. 도대체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건강검진에서 간염 보균자로~
1980년대 초, 공무원을 대상으로 국가건강검진사업이 실시되기 시작하면서 김양수 씨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이름도 생소한 B형 간염 보균자로 나왔던 것이다. 모태감염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B형 간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낮았다. 전무하다시피 했다. 의사들에게 물어봐도 비활동성이라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잊고 살았다. 평상시대로 살았다. 운동을 워낙 좋아했던 터라 토요일은 자전거 타고 일요일은 마라톤 뛰고~. 배드민턴에서 산행, 마라톤까지 좀 과할 정도로 운동을 즐겼고, 술도 무척 좋아했다. 일주일에 4~5일은 술자리를 가졌다.
그런 그에게 B형 간염은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았다. 1년에 한 번씩 하는 건강검진에서 체크만 했다. 그때마다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그래서 더더욱 잊고 살았다.
하지만 그것도 30년이 고비였을까? 30여 년 동안 간염으로 인해 치료 한 번 받은 적 없었던 김양수 씨는 2011년 뜻밖의 결과 앞에서 아연실색했다. 그때 그의 나이 56세였다.
7cm 간암 진단을 받다!
평소 마라톤 마니아였던 김양수 씨는 2011년 11월13일 잠실운동장에서 열린 중앙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풀코스를 뛰었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반환점을 돌면서 급격히 힘이 빠졌다. 막연한 불안감 사이로 1년에 한 번씩 받는 건강검진을 받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건강검진을 받으려면 3일 정도 술을 끊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미루고 미루다 11월이었다.
“마라톤을 뛰면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좋아하는 술도 3일간 딱 끊고 11월 20일경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혈액검사를 했고 초음파 사진도 찍었다. 그런데 초음파 사진을 훑어보던 담당의사가 CT를 찍어보자고 했다. 초음파에 이상한 게 보인다고 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간암 진단을 받았던 것이다. CT상에 나타난 간암은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7cm라고 했다.
“이럴 수도 있나 싶더군요. 단지 조금 피곤하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증상도 없었는데 7cm 암이라니… 그 크기가 되도록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 어이가 없었어요.”
그런 그에게 담당의사는 간암세포가 간의 근육 쪽에 뿌리를 박고 있어서 혈액검사를 해도 나타나지 않았고, 심한 자각 증상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것은 천운이었다는 게 김양수 씨의 귀띔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비밀도 함께 숨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첫째, 간암세포가 혈관을 침입하지 않아 전이가 안 됐다는 것이고,
둘째,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암이 발견되었다는 것이고,
셋째, 수술할 수 있는 암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고,
넷째, 항암치료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그랬다.
그래서 자신은 천운을 타고 났다고 말하는 김양수 씨. 그리고 그 천운은 그 후로도 쭉 이어졌다며 감사하고 또 감사해한다.
수술은 싱겁게~ 요양은 축복처럼~
김양수 씨의 암 극복기를 듣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경쾌하고 유쾌하다. 상황 상황마다 무작정 낙관적이고 긍정적이다.
수술실에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수술할 수 있는 암이어서 감사했다고 한다. 또 수술이 빨리 끝나서 행운으로 여겼다고 한다.
“1시간 30분 만에 수술이 끝나자 가족들은 손쓸 수 없어서 덮은 게 아닌가 우려했지만 담당의사의 말은 전혀 달랐어요. 이미 예상한 부위에 예상한 크기의 암이 있었고, 그래서 손쉽게 잘라낼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이 또한 얼마나 큰 천운이냐고 반문하는 김양수 씨. 매사를 행운으로 여기고 천운으로 여기는 그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술 후 요양병원에 갈 생각을 한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천운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또 제대로 된 요양병원에서 건강의 기초를 다시 세울 수 있었던 것도 다시없는 축복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특히 암 수술을 받고 요양을 위해 머물렀던 7개월간의 여정은 그의 삶의 지침을 돌려놓았다고 말한다.
건강의 기초를 다시 세운 7개월의 기적
2012년 1월3일. 간암 수술을 받은 김양수 씨는 세면도구만 챙겨서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요양병원으로 향했다. 일주일 정도 머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곧 바뀌었다. 너무도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었다.
“사실 저는 암은 수술만 하면 끝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요양병원에 도착하면서 암은 수술만 한다고 해서 결코 끝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평생 관리를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렇다면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던 건 지금 생각해도 천운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어떤 식습관을 가져야 하고,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비로소 알게 됐던 것이다. 또 암세포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생활도 알게 됐던 것이다.
김양수 씨는 그런 사실을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아! 맞아.’ 무릎을 쳤다고 한다. 그래서 요양병원에서 나오는 간이 안 된 저염식도 맛있게 먹었고, 까칠까칠 현미밥도 달게 먹었다.
그런 생활에 푹 빠져 살았던 7개월… 그 시간은 김양수 씨 삶에서 결코 잊을 수 없다. 비로소 건강의 큰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오늘 김양수 씨가 건강하고 활기차게 인생 2막을 열?수 있게 된 자양분이 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도 목숨 걸고 실천하는 건강덕목이 되고 있다.
김양수 씨가 목숨 걸고 실천하는 건강 7계명
1. 굿모닝?스트레칭하기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으로 온몸을 풀어준다. 특히 스트레칭을 할 때는 심호흡도 함께 한다. 그렇게 하면 암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심호흡의 놀라운 건강 효과를 잘 알기 때문이다.?? 심호흡은 코로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폐에서 1초간 멈춘 다음 배로 내려보내서 입으로 숨을 내뿜는 방식으로 한다. 이렇게 하면 공기 중의 산소가 코 점막과 부딪히면서 산화질소가 형성된다.
이때 형성되는 산화질소는 폐를 이완시켜 공기 중의 산소 공급량을 늘려주고 혈관도 확장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피의 흐름을 촉진하게 된다.
또한 결코 가벼운 운동이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스트레칭은 관절과 관절 사이를 연결해주는 근육을 길게 늘려주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으로 근육이 늘어나면 미세혈관도 함께 늘어나 둘 다 튼튼하게 하면서 몸을 유연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스트레칭을 할 때 심호흡을 함께 해주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액순환이 촉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김양수 씨에게 있어 하루 25분간 하는 굿모닝 스트레칭은 중요한 건강비결 중 하나다.
2. 식사 30분 전에? 과일 먹기
과일은 일반 음식보다 30분 먼저 소화가 된다. 따라서 식후에 과일을 먹게 되면 소장에서 먼저 들어간 음식물과 순서가 뒤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해로운 가스가 발생할 수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가스는 활성산소를 만들어내 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그래서 과일은 꼭 식사하기 30분 전에 먹는다.
3. 세 끼 식사는??현미잡곡밥으로~
식사는 현미에 각종 잡곡을 넣어서 지은 현미잡곡밥을 먹는다. 잡곡은 가능한 한 다양한 종류의 것을 최대한 많이 넣어서 먹는다. 먹을 때는 밥 따로, 반찬 따로다. 밥 따로 반찬 따로는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꼭꼭 씹어 먹을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고, 소화기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어 꼭 권하고 싶은 방법이라고 한다.
4. 반찬은 육류 대신?생채식으로
반찬은 육류 대신 생채식을 주로 한다. 살짝 볶은 쌈장에 다양한 채소를 찍어먹는다. 이렇게 먹으면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면서 맛있게 먹는다. 영양 부족? 전혀 걱정 없다. 단백질은 콩으로 대체하고 지방은 견과류로, 탄수화물은 현미잡곡밥으로, 각종 비타민은 제철과일과 각종 채소로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5. 하루 2000cc 물 마시기
생수와 보리차 등 물을 충분히 마신다. 하루 2000cc 정도 먹는다. 면역력을 키우고 장을 활성화시키는 물은 식전 30분 이전에 마시고 식후 2시간 이후 수시로 마신다.
6. 틈틈이 운동하기
생수와 굿모닝 스트레칭 외에도 틈틈이 운동을 한다. 가벼운 달리기, 자전거 타기, 산책 등을 즐겨 한다. 운동을 할 때는 최대한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운동을 하기 전과 후에는 꼭 스트레칭을 해준다. 스트레칭을 할 때도 운동 전과 후가 조금 다르다. 운동 전에는 상체에서 시작해 하체를 풀어주는 방식이고, 운동이 끝난 뒤에는 하체에서 시작해 상체에서 마무리를 하는 방식이다.
운동 전에는 피가 상체에 몰려 있지만 운동 후에는 하체에 몰려 있기 때문에 아래부터 풀어주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7. 열혈 긍정맨 되기
매사 긍정의 마음, 감사하는 마음, 고마운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긍정의 마음이 암세포를 이기는 NK세포까지 활성화시킨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의 좌우명도 조금 독특하다. 사소한 것에 연연해 하지 말자는 것이다.
또 세상의 모든 일은 다 사소한 일이라고 여긴다. 이렇게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별로 없다. 오늘 살아 있음이 그저 축복이다.
2013년 6월, 건강은 이상무!
여느 암환자와 비교해보면 스스로의 말처럼 분명 천운을 타고난 김양수 씨. 비록 간암 진단을 받았지만 성공적인 수술과 성공적인 회복으로 이어진 그의 행보는 더할 나위 없이 부러워보인다.
2013년 6월 현재, 그의 건강상태도 이상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3개월마다 하는 정기검진에서 이상 소견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그 비결을 물으면 어김없이 ‘천운’이라고 말하지만 정말 그게 다일까? 혹시 삶의 행간행간에서 어김없이 작동되는 무한대의 긍정력 때문은 아닐까?
그런 그가 지금 이 시간에도 병마의 고통과 싸우고 있는 수많은 암환우들에게 당부하는 말은 한 가지다. 암 진단을 새로운 삶의 시작점으로 여기자는 것이다.? 이때부터 자기 관리를 잘해서 건강을 챙기면 암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오히려 더 건강해질 수 있는 새로운 출발선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확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