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하영은 전문의(임상전임강사)】
살인진드기 열풍이 주춤하나 싶더니 가을철을 맞아 또다른 감염성 질환 주의보가 밀려온다. 가을철에 주로 발생하는 발열성 질환들이다. 주의해야 하는 질환은 쯔쯔가무시,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 출혈열)로 무려 3가지다. 이 3가지 발열성 질환은 무더위가 물러가고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9~1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가을철 대표 발열성 질환 쯔쯔가무시,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의 효과적인 예방법과 대처법을 소개한다.
가을철 발열성 질환 증가 추세!
여름이면 식중독, 눈병 등을 조심하고 겨울에는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애쓴다. 이처럼 계절이 바뀌면 날씨가 바뀌듯 계절마다 주의해야 할 질병도 바뀐다. 가을철에 특히 주의가 당부되는 질환으로는 야외활동을 통해 감염되는 쯔쯔가무시,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을 들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질환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선한 바람만 불면 기다렸다는 듯 3가지 질환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쯔쯔가무시는 2003년에 비해 2011년에는 4배가량 증가했다. 10명 이상 환자가 발생한 시·군·구도 2003년에는 44개 지역에 불과했지만 2011년에는 147개 지역으로 확산된 바 있다.
PART 1. 검은색 딱지 있다면…?쯔쯔가무시
쯔쯔가무시는 균 이름을 딴 병이다. 사람이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릴 때 유충의 침 속에 감염된 쯔쯔가무시균이 몸 안에 전염되면서 급성 발열질환이 생기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하영은 전문의는 “2000년대 들어 쯔쯔가무시 환자 발생이 급증하여 근래에는 매년 6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쯔쯔가무시는 잠복기를 거친다. 잠복기는 1~3주이며, 갑작스러운 발열, 오한, 두통,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난다. 발열 초기에는 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 검은색 딱지가 생길 수 있다. 하영은 전문의는 “일부 쯔쯔가무시 환자에게 폐렴, 심근염, 저혈압, 뇌염으로 인한 혼수 및 경련, 장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쯔쯔가무시는 주로 항생제로 치료한다. 치료됐다고 하더라도 수개월 간 피로감, 무기력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영은 전문의는 “쯔쯔가무시는 치료하지 않아도 대부분 2주 이상 고열이 계속되다가 서서히 회복되지만 사망과 같은 합병증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 쯔쯔가무시 예방법
쯔쯔가무시는 밭농사를 짓거나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잘 걸리고, 환자의 60%가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숲이나 들에 나갈 때는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긴 소매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집에 돌아와서도 깨끗이 씻고, 밖에서 입던 옷은 세탁해야 한다.
PART 2. 몸 곳곳에 증상이…?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Leptospira)라는 세균 때문에 생기는 열성 전신성 감염 질환이다. 사람은 동물 때문에 렙토스피라 세균에 감염된다.
쥐, 개, 소, 돼지 등 일부 가축동물의 소변에서 렙토스피라균이 배출되어 흙, 지하수, 개울, 논둑 물, 강물 등을 오염시킨다. 주로 피부 상처, 결막, 입안 점막 등을 통해서 균이 몸속으로 들어와 혈액을 통해 급속히 전신으로 퍼져 나간다.
하영은 전문의는 “렙토스피라증은 전신 감염질환이어서 전신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발열, 인후염, 두통, 오한이 흔히 생긴다. 중증 감염이면 쇼크, 황달, 신부전, 폐출혈, 뇌수막염, 하지 마비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약 5~10%의 환자가 이런 중증 렙토스피라증을 보이는데 이 경우에는 치사율이 높다.
렙토스피라증은 반드시 초기에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평균 치료 기간은 일주일 전후고, 이때는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함께 해야 한다. 치료받은 환자는 대부분 1~2주 이내에 회복된다.
● 렙토스피라증 예방법
하영은 전문의는 “동물의 배설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는 흙, 지하수, 강물 등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작업할 때는 장화, 장갑 등을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 시간을 최대한 줄인다.
PART 3. 급성 신부전과 쇼크 발생…?신증후군출혈열
신증후군출혈열은 10~12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한타바이러스에 속하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전신성 열성질환이다. 쥐의 대소변과 같은 배설물에 바이러스가 오염되어 있다가 이것이 마른 다음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증후군출혈열이 생기면 30% 미만에서 발열기→저혈압기→소변의 양이 줄어드는 시기→소변의 양이 많아지는 시기→회복기 5단계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주로 처음에는 고열 때문에 병원에 오는데 복통, 두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하영은 전문의는 “급성 신부전과 쇼크가 발생하고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와 혈소판 감소, 요독 증가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 신증후군출혈열 예방법
쥐 같은 설치류의 배설물과 접촉하면 안 된다. 잔디밭, 풀숲 등에 눕거나 앉지 않는다. 특히 늦가을에 신증후군출혈열이 유행하는 지역에서는 야외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야외에서 일하는 농부, 토목공사장 작업자, 군인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하영은 전문의는 “쯔쯔가무시,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은 모두 중증으로 발전되는 경우가 흔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을철에 이런 질환이 의심되면 꼭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TIP. 가을철 발열성 질환
쯔쯔가무시,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예방법
1 야외 활동을 하고 돌아오면 깨끗하게 씻는다.
2 긴팔, 긴 바지 등을 입는다.
3 논이나 웅덩이처럼 고인 물에 들어갈 때는 장화를 신는다.
4 풀숲에 눕거나 앉지 않는다.
5 상처 입은 맨손으로 논밭에서 일하지 않는다.
하영은 전문의는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에서 감염성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고?임상전임강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