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조그만 일에도 감동받으며 사세요!”
다들 이런 적이 있을 것이다. 병원에 가기 전에는 의사한테 뭘 물어봐야 할지 실컷 생각한다. 그러나 병원에 가면 순간 ‘까마귀 고기’를 먹어버린다. 의사 얼굴을 보자마자 무엇을 물어? 보려고 했는지 까맣게 기억이 안 나는 것이다. 한사랑병원 구범환 의료원장은 그래서 대놓고 환자에게 메모를 권장한다. 평소에 병원에 오면 무엇을 물어볼지 메모해 오라는 것이다. 만약 그 자리에서 답을 못해주면 전화로라도 답해준다. 절박한 심정의 암환자에게 이러한 배려는 감동의 물결이다. 감동을 권하고 감동을 선물하는 의사, 대한암협회 회장이기도 한 구범환 원장의 조금 특별한 건강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내 몸은 내가 챙기자!
후회는 결국 깨달음을 마주하게 한다. 구범환 원장도 그랬다. 항상 건강을 입에 달고 살던 외과의사였지만 정작 본인은 진료, 수술, 강의, 학술모임 등으로 몸을 돌볼 새가 없었다. 일에 치여 살던 어느 날은 편안한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가 부럽기도 했다. 그런 시절이 있었기에 구범환 원장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더 와 닿는다.
“지금은 ‘한창 바빴을 때 하루에 한두 시간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건강은 누가 대신해서 지켜줄 수 없습니다.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으로 조금만 노력한다면 건강을 지킬 수 있고, 암을 비롯한 수많은 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바쁘다. 여전히 병원에 나와 유방·갑상선질환 진료를 한다. 암 예방을 위한 비영리봉사단체인 대한암협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 명예교수, 농협은행 식사랑농사랑운동 공동위원장이며 대한외과학회, 대한암학회, 한국유방암학회 등의 자문위원을 하고 있다. 한사랑병원 유방암 환우회 ‘한너울회’ 환자와 함께 유방암을 이겨낼 방법을 찾기도 한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환자의 몸처럼 자신의 몸도 챙긴다는 것이다. 특히 입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다. 그가 강력히 추천하는 몸이 좋아하는 음식은 신선한 자연 그대로의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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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 식탁이란?
의사라면 ‘어떻게 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평생 유방암 등 암과 싸워 온 구범환 원장에게는 어떻게 하면 암에 걸리지 않느냐는 질문을 해봤다.
“국제암연구재단의 최근 발표를 보면 암을 유발하는 원인은 흡연이 32%이고, 그 다음이 음식 30%, 간염 등 만성 감염이 10~25%, 유전·생식요인·직업이 각각 5%, 음주·환경오염·방사선이 각각 3%라고 했습니다. 이는 금연, 금주, 예방접종, 건강한 음식 섭취, 건전한 생활, 주위환경 개선을 하면 80% 이상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반대로 말하면 암은 한 가지 원인 때문에 생기지 않으므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음식을 먹을 때는 ‘저지방 고섬유식’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고기는 먹되, 기름을 제외하고 태우지 말고 먹어야 한다. 훈제식품, 가공식품, 염장식품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고섬유식은 식물성 섬유를 많이 먹는 것인데 이것은 채소, 과일, 해조류에 듬뿍 들어 있습니다. 요즘 채소나 과일 속에 들어 있는 생리 활성물질인 식물영양소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죠? 식물영양소에는 암을 예방하는 항산화, 항균, 항바이러스, 항알레르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우리 몸 7대 영양소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범환 원장이 권하는 암 예방 건강 식탁은 복잡하지 않다. 잡곡밥, 5가지 색깔의 음식, 짜지 않고 싱거운 음식, 기름기 적은 음식, 절주나 금주로 채워진 식탁이다.
몸과 마음이 웃는 운동을~
운동은 암뿐 아니라 각종 질환을 예방한다. 구범환 원장은 음식처럼 운동도 몸이 좋아하는 운동을 추천한다. 하루 1시간 정도, 피곤하지 않게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다. 매일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찌뿌드드할 정도로 운동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살이 찌는 것을 예방하고 우리 몸 안의 호르몬 수치의 안정을 가져온다. 면역력도 쑥쑥 올려준다.
또한 지나친 스트레스는 운동부족과 마찬가지로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한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혈류는 감소하고 활성산소는 증가해 조직 세포가 파괴됩니다. 그래서 암을 비롯해 다양한 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없애는 방법은 사람마다 달라서 자신이 개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즐겁게~’다. 먹는 것도, 일하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기쁜 마음으로 해보는 것이다. 운동할 때는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고 즐거운 일을 떠올려 본다.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기!
구범환 원장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감사’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여기에 감동을 더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우리는 종종 기적을 꿈꾼다. 특히 몸이 아플 때 기적이 생기길 기원한다. 기적처럼 빨리 낫고 싶고, 잘 안 낫는 병도 기적처럼 낫길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감동을 자꾸 받으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자그만 일에도 감동을 받아보세요. 자꾸 연습하면 작은 감사가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엔도르핀 좋은 건 다들 알고 있을 겁니다. 감동을 받으면 엔도르핀보다 4000배나 강한 다이돌핀이 분비됩니다. 정말로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수치인 거죠.”
집을 나서자마자 비가 그치면 그것도 감동이다. 보행 신호등이 딱 맞게 파란 불로 바뀌어도 감동이다. 모르는 사람이 날 보고 미소 지어도 감동이다. 감동을 부르는 것들은 무궁무진하다.
꼭 불러와야 할 게 감동이라면 담배 연기는 생활에서 철저히 몰아내야 한다. 지금 바로 금연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간접흡연은 조심하지만 3차 흡연에 대해서는 무심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담배 연기에 노출된 채 집에 들어와 옷을 갈아입지 않고 아이를 안으면 3차 흡연이다. 옷에 묻은 유해물질이 아이에게 옮겨간다.
손해가 반드시 손해는 아냐
구범환 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다투는 일에는 손해를 보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손해는 조금 본 대신 스트레스는 적었다. 마음은 편했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답변을 해주느라 퇴근 시간이 늦춰지면 어떤가? 환자가 더 좋아지면 오히려 감동을 받는다. 유방암 예방 핑크리본 캠페인에 참가하느라 좀 피곤하면 어떤가? 이 캠페인 덕분에 한 명이라도 숨은 유방암을 발견했다면 그걸로 만족이다.
항상 이기고, 항상 더 많이 얻고, 항상 더 높이 올라가길 재촉하는 세상 속에서 구범환 원장의 이러한 생각은 빛을 발한다. 그리고 그 빛은 그의 건강뿐 아니라 수많은 암환자를 지키는 첨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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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대한암협회 회장 구범환 원장이 추천하는?암 예방 장수 건강법???????????????
1 금연하기
2 몸이 좋아하는 음식 먹기
3 규칙적이고 체력에 맞는 운동하기
4 스트레스 즉시 해소하기
5 암 정기검진하기
6 어린아이 때부터 암 예방 교육하기 (금연, 식생활 개선, 건전한 생활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