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돌이켜 보면 참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 누리는 행복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사람. 서울 회기동에 사는 민순애(60세) 씨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지금이야 고운 자태에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녀의 지난 삶의 여정은 혹독했다. 건강이 발목을 잡으면서부터였다. 30대 중반, 어느 날 갑자기 간에 이상이 생기고, 활동성 B형 간염 진단을 받으면서 평온했던 그녀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그랬던 그녀가 오늘은 웃는다. 하루하루 누리는 소중한 행복에 감사해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게 됐다는 민순애 씨. 그녀의 지난 이야기를 들어봤다.
느닷없이 활동성 B형 간염 진단!
힘이 없고, 피곤하고, 의욕이 없고…. 30대 중반의 나이, 3남매를 키우며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고 있던 민순애 씨에게 어느 날부터 나타난 증상이었다. 심한 일을 했거나 과로하면 느끼던 피곤함과는 분명 달랐다.
그래서 찾게 된 병원.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활동성 B형 간염이라고 했다. 이럴 수도 있나 싶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 병원에서는 인터페론 주사를 맞으라고 권했다. 담당의사는 말했다. 치료 성공률은 50% 정도 된다고.
이때부터 일주일에 3번 정도 인터페론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는 민순애 씨.
“1년 정도 맞았나 봐요. 그러자 몸도 많이 좋아져 검사를 해보니 간에 흉터만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고 하더군요.” 비록 간염 보균자란 딱지는 얻었지만 비교적 가볍게 정상으로 회복됨을 기뻐하며 6개월에 한 번씩 체크만 했다고 한다.?
“이때부터는 간에 좋다는 녹즙도 마시고 간에 대한 공부도 제법 하면서 나름대로 신경을 썼어요.”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나 보다. 그렇게 10여 년이 흘렀을 때 또 한 번의 고비가 찾아왔다.
위중하게…절망스럽게…
어느새 40대 중반으로 접어든 민순애 씨는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착 가라앉으면서 일어나지 못하자 아차 했다. 또다시 간에 문제가 생겼구나 직감했다.
“부랴부랴 병원으로 갔더니 간수치가 700~800까지 치솟아 있다면서 당장 입원을 해야 한다더군요.” 또다시 시작된 치료. 주사도 맞고 약도 먹으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예전처럼 회복될 거라 믿었다.
“그런데 입원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아랫배가 불룩 나오면서 아주 기분이 나빴어요. 처음엔 왜 이런가 했더니 알고 보니 그게 바로 복수였어요.”
난생 처음 접해보는 아주 기분 나쁜 느낌! 묵직하고 답답하고 소변도 잘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뇨제를 처방하자 복수는 바로 빠졌다. 살도 함께 빠졌다.
그 때문이었을까? 20여 일 후 퇴원할 즈음에는 몸도 빼빼 말라 예전의 건강했던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러자 친척 중 한 분이 요양병원에 가서 요양을 해보라고 권하더군요.”
그 길로 찾게 된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요양병원. 이곳에서의 생활은 민순애 씨 삶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몸에 대해, 건강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무염식을 하고 숯 목욕을 하고?
자연치유의 요람으로 알려진 요양병원에서의 생활은 민순애 씨에게 많이 낯설었다. 현미밥을 먹고, 채소^과일 위주의 식사를 하고, 숯 목욕을 하고, 숯 드레싱도 하고….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 생활에 흠뻑 매료됐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좋아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뇨제를 끊어볼 결심도 했다. 몸에 대해, 건강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면서 약의 양면성도 알게 된 덕분이었다.
“그러나 너무 성급했었나 봐요. 약을 끊자 서서히 배에 복수가 차기 시작하대요. 그래도 약을 찾진 않았어요.”
그 대신 민순애 씨가 택한 것은 자연요법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민순애 씨 삶을 지배하는 건강 지침서가 되었다.?
1. 무염식하기 ? 간을 하지 않은 채소샐러드나 과일 위주로 먹는 생활을 했다.
2. 숯 목욕하기 ? 숯을 물에 풀어놓고 목욕을 했다. 몸의 독소를 빼내는 효과가 있었다.
3. 숯 드레싱하기 ? 숯가루를 물에 개어서 간 부위에 붙이고 산책을 하면서 햇볕을 쬐는 일광욕을 자주 했다. 이 또한 독소 배출에 도움이 되었다.
4. 생감자 갈아 먹기 ?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생감자로 즙을 갈아서 그 즙을 매일 아침 마셨다. 독소 배출에 효과가 있었다.
5. 연근 갈아먹기 ? 매일 아침 연근즙을 갈아서 마셨다. 연근은 지혈효과가 있기 때문이었다. 간이 제 구실을 못하면 식도정맥이 터질 수 있는데 이를 예방할 목적이었다.
새벽마다 일어나 감자를 갈고 연근을 갈고 숯 목욕을 하고 숯 드레싱을 하고….?
“그런 정성 때문이었는지 6개월 정도 요양병원 생활을 하자 몸은 몰라보게 좋아졌어요. 약을 먹지 않았는데도 복수도 빠지고…그래서 그리운 가족 품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죠.” 하지만 그 기쁨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다시 복수가 차면서 그녀 삶은 또 한 번의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되었다.
간이식 결심을 하다!
한 남자의 아내라는 자리, 또 세 아이의 엄마라는 자리로 돌아온 민순애 씨는 6개월 만에 또다시 요양병원행을 택해야 했다.
“요양병원에서처럼 규칙적인 생활도 못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도 받고 하니 바로 복수가 차면서 또다시 간은 제 삶에 브레이크를 걸더군요.”
다시금 요양병원으로 향했지만 그 발걸음은 무거웠다. 가족들한테도 미안했고,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절망스러웠다.
“그래서 결심했어요. 간이식을 하자. 가족들의 애원도 있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 후의 일은 마치 꿈속 같다. 선뜻 내키지 않아 갈등하고 또 갈등했던 몇 개월…하루는 결심했다가 다음날은 포기하고… 또하루는 건강해진 모습을 그려보다가 또 하루는 혹시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하고…. 숱한 불면의 밤이 계속됐고, 갈등의 연속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가족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간이식을 하자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결심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가족 중에는 혈액형이 맞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행운은 결코 그녀를 외면하지 않았다. 민순애 씨는 “무슨 복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중국에서 간이식을 하고 건강을 회복했던 지인의 도움을 받으면서 그녀도 천재일우의 행운을 거머쥘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술도 수월하게 끝났고, 회복도 빨랐어요. 수술 후 큰 부작용도 없어서 그 행운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어요.”
그것은 2006년 8월, 그녀 나이 53세 때의 일이었다.
감사하며… 봉사하며…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민순애 씨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간이식 덕분에 참으로 많은 행복을 누리고 삽니다. 늘 면역억제제는 먹어야 하지만 복수가 차서 고통스러웠던 예전의 삶과는 비교할 수 없으니까요. 이런 행운이 제게 주어졌다는 사실이 지금도 불가사의하게만 느껴져요.”
그래서 매사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민순애 씨. 그런 그녀는 건강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건강 챙기기는 언제나 삶의 일순위에 둔다.
그런 덕분일까? 건강에 관한 해박한 지식도 쌓았다. 그런 그녀를 남편은 종종 놀린다. ‘회기동 건강박사’라고.
그렇다면 회기동 건강박사로 통하는 민순애 씨가 즐겨 실천하고 있다는 일명 ‘민순애 표 건강법’을 살짝 엿보자.
민순애 표 건강법, 어떻길래??
1. 아침엔 무염식 영양음료 마시기 ? 아침 한 끼는 밥 대신에 콩+깨+잣+호두를 갈아서 만든 영양음료 한잔을 마신다. 온 가족이 함께 마신다. 콩은 살짝 데쳐서 갈고, 검정깨나 흰깨, 혹은 들깨는 살짝 쪄서 말린 것을 간다. 잣과 호두는 그냥 넣어서 갈고 여기에 철철이 딸기, 양배추, 브로콜리, 사과, 당근 등을 가미해서 갈아 마시면 훌륭한 한 끼 영양식이 된다고 한다.
2. 점심, 저녁은 잡곡밥 먹기 ? 백미 조금+검정쌀+밀+보리+콩 등 각종 잡곡을 색깔별로 넣어서 밥을 해먹는다. 특히 이때 구기자도 뜨물에 살짝 씻어 넣고 밥을 짓는다. 구기자가 간 기능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3. 일주일에 두 번 숯 목욕하기 ? 요양병원에서 하던 방법으로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다. 해독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4. 효소 꾸준히 먹기 ? 곡물효소를 구입해 먹기도 하고, 직접 담가서 발효액으로 먹기도 한다. 매실, 석류, 개복숭아, 자두, 머루, 민들레 등 여러 가지를 담아서 따로 먹기도 하고 같이 섞어서 먹기도 한다.
5. 돌을 구운 후 타월에 싸서 단전에 올리기 ? 간이식 수술 후 걸핏하면 생기는 방광염 증상에 효과 최고다. 돌을 가스레인지에 올려두고 10분 정도 구워서 타월로 싼 뒤 너무 뜨겁지 않게 해서 단전에 올리고 잔다. 그것을 매일 같이 했더니 방광염 증상이 없어졌다.
오늘도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에 감사하며 나누며 봉사하며 살고 싶어하는 민순애 씨.?
그래서 간이식인 모임인 설사랑회를 통해 봉사활동도 열심히 한다. 장기이식캠페인도 벌이고 수술 못 받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자신이 받은 행운을 나누고 싶어한다.
그런 그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부터 하지 말라는 당부다. 설사 내일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오늘 미리 포기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희망은 종종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