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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의 행복테라피] 3포 세대 20대여! ‘좌절’은 금물

2013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64p

【건강다이제스트 | 최명기 청담하버드 심리센터 연구소장】

젊음은 가능성이다. 남아 있는 날이 많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남아있는 날이 많기에 젊음이 저주 같다고 느끼는 이가 늘어나고 있다.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로 불안하게 일을 해야 한다. 원룸에서 사는 이는 그나마 축복받은 이다. 창문이라도 있어 환기가 가능하고 라면이라도 끓여먹을 수 있다. 고시원에서 살아야 하는 이들은 몸 하나 겨우 누울 수 있는 좁은 공간과 옆방 소리가 다 들리는 얇은 벽 때문에 괴롭다.

많은 20대 청춘이 연애도 포기하고, 결혼도 포기하고, 취직도 포기하고 산다. 삶이 힘들어도 사랑 때문에 결혼한 이들도 괴롭기는 매한가지다. 혼자 사는 것보다 둘이 함께 살아야 돈을 모은다는 것은 옛말이다. 결혼하기 전에는 원룸이나 고시원에서 지내던 이들도 결혼을 하고 나면 코딱지만 한 크기라도 마루도 있고 베란다도 있는 집에서 살아야 한다. 월세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 그렇기에 아이를 가지는 것도 미루게 되고 자기 집 장만은 꿈도 못 꾼다. 가만히라도 내버려두면 좋겠는데 “우리 젊었을 때는 단칸방에서 살림을 시작했어.” 라며 설교하는 어른들의 말을 듣고 있자면 가슴에서 울화가 치민다. 이래저래 힘든 세대 20대, 그들에게는 정녕 희망은 없는 걸까?

20대가 유념해야 할 4가지 원칙

젊은이들이 보기에 기성세대의 20대는 좋은 시절이었던 것 같다. 기회가 많았을 것 같다. 그러나 그 시대라고 해서 당시의 20대가 자신들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을까? 1950년대 서울에는 음악감상실이라는 곳이 있었다. 적은 돈을 내도 하루 종일 앉아서 죽치고 있을 수 있었다. 은행과 대한중석 같은 공기업을 제외하고는 취직할 곳이 없기에 명문대 졸업생 중에서도 실업자가 수두룩했다. 그들은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을 했다.

1960년대라고 해서 나아졌을까? 대한민국에는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다는 생각에 독일까지 가서 간호사와 광부로 취직을 해야 했다.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된 1970년대라고 해서 당시의 20대가 자신들에게는 기회가 많다고 생각을 했을까?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일한 당시의 20대가 희망에 차서 그곳까지 간 것은 아닐 것이다. 국내에서 돈 벌 곳이 없으니까 열도의 사막까지 가게 된 것이다.

1980년대의 20대도, 1990년대의 20대도 기회가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 젊음을 보냈다. 당시에는 다 힘든 20대였다. 현재의 40대, 50대, 60대, 70대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20대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더 힘들다고 한다. 20대가 좋았다고 회상을 하는 이들은 성공한 일부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의 20대 눈에는 힘들게 살았고 지금도 힘들게 살고 있는 기성세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잘 살면서 젊은이들의 기회를 뺏는 성공한 기성세대만 눈에 보인다. 그들과 비교하면서 절망한다. 그들 같이 될 기회는 나에게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절망해서는 안 된다. 행복의 방향과 행복의 기준을 바꾸면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그러나 더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다.

절망을 떨치고 차별화된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20대가 유념해야 할 원칙은 크게 4가지다.

① 부모세대와 비교하지 말자. ② 저성장 시대의 장점을 취하자. ③ 행운과 불행이라는 불확실성을 받아들이자. ④ 나이든 어른들과 잘 지내자.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소개한다.

1. 부모세대와 비교하지 말자

열심히만 살면 저절로 돈이 모이던 때가 있었다. 국가의 성장률이 높다 보니까 예금금리도 높았다. 어떻게든 살려고 사 놓은 집은 값이 올라서 노후 밑천이 되었다. 노후대책은 퇴직금으로 해결하면 되었다.

지금 20대의 부모님들은 10% 내외의 고도 성장기에 성장해서 성인이 되어서는 높은 이자의 적금으로 종잣돈을 모아서 집을 마련했다. 빚을 얻고 싶어도 은행권에서 일반시민에게는 대출을 해주지 않아서 빚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돈을 모았다. 질병이나 사고가 없다면 시간이 지나면 돈이 모이고, 시간이 지나면 집을 살 수 있었다.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절이었다.

그런 부모님 밑에서 성장을 하면서 지금의 20대 역시 부모님이 그러했듯이 시간이 지나면 살림이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가 좋아야 3%~4% 내외로 경제가 성장을 한다. 부모세대와 비교를 해서는 안 된다. 부모가 너는 왜 그렇게 사느냐면서 답답하다고 하면 화가 난다. 하지만 화가 나는 마음속에는 나 역시 부모세대처럼 빨리빨리 달리고 싶은 욕망이 숨어 있다. 지금은 빨리빨리 목표를 이루는 대신 천천히 가면서 작은 즐거움을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

2. 저성장 시대의 장점을 취하자

고도 성장기에는 지금보다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반대로 일이 잘못되면 그때는 순식간에 절대가난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건강보험이 없었기에 질병은 곧 가난의 늪에 빠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산재보험이 없었기에 직장에서 일을 하다 다쳐도 회사가 나 몰라라 하면 속수무책이었다. 고용보험이 없었기에 직장에서 잘리면 다음 날부터 생활이 막막했다. 개인파산이 없었기에 도저히 갚을 능력이 없어도 평생 빚이 쫓아다녔다.

지금 20대가 생각하기에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개인파산 등은 너무나 당연한 제도다. 하지만 그런 제도가 있기 전에 기성세대는 자기 몸뚱이 하나를 밑천으로 살얼음판처럼 인생을 살아야 했다.

기성세대의 저축률이 높았던 이유도 국가가 질병, 사고, 실직, 파산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상시에 살아남기 위해서 먹고 살 돈을 제외하고는 어떻게든 모아야 했다. 직장에서는 군대 같은 위계질서가 있어서 회사가 하자고 하면 그 어떤 불합리한 지시라도 따라야 했다.

지금은 빠른 시간에 출세를 하고, 빠른 시간에 부를 축적하는 것은 힘들다. 반면에 개인이 원하는 삶을 선택해서 살아가는 것은 보다 용이하다. 고도 성장기에는 내 삶의 기준을 내가 만들 수 없었다. 남들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오르고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삶의 목적이었다. 모두 다 그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을 하고 맹목적으로 추종하면서 살았다. 남보다 뒤처지면 열등감에 사로잡혀 지냈다.

고성장 시대를 지배하던 ‘더 많이’ ‘더 빨리’ ‘더 높이’라는 강박관념을 버리자. 대신 안정성 장시대에 맞게 개인적인 삶의 의미를 추구하면서 살자.

3. 행운과 불행이라는 불확실성을 받아들이자

요새 젊은이들은 과거에 비해서 훨씬 계획적이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언제까지 무엇을 이루어야 하는지를 잘 파악한다. 지나치게 똑똑하다. 그러다 보니까 지레 포기를 한다. 한 단계 한 단계 밟아서 목표를 이룬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절망에 빠져 목표 없이 산다. 지금 젊은이들은 예상치 않게 일이 잘 풀릴 수 있다는 행운을 믿지 않는다. 반대로 목표 없이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바람도 예상치 않은 불행으로 인해서 틀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가끔씩 행운이 내편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몸을 맡기는 태도가 필요하다. 너무 몸을 사리며 사는 이들 역시 안정된 삶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단 한 번의 불행으로 인생이 뒤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필요할 때는 용기를 내서 결단도 내려야 한다.

결혼의 경우 과거에는 이혼이란 생각할 수 없었다. 한 번 결혼을 하면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완벽한 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월이 바뀌어서 결혼생활을 하다가 헤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완벽한 조건을 갖춘 배우자와 산다고 해서 이혼을 안 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그냥 서로 마음 가는 대로 속전속결로 결혼을 했는데 평생을 사는 수도 있다.

취직도 그렇다. 대기업, 공무원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기를 쓰고 들어갔는데 예상보다 빨리 그만두게 되는 경우도 있는 반면 마음을 비우고 들어간 직장이 자신과 맞아떨어져서 오래 다닐 수도 있다. 인생에는 행운과 불행이라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나이든 어른들과 잘 지내야 한다

회사에 가면 사장님들의 나이는 대게 50대, 60대다. 고령화 사회다 보니 70대 사장님도 적지 않다. 모임은 조금 더 나이가 많다. 회장님은 대개 60대, 70대다. 이 분들은 돈도 있고, 지위도 있고, 인맥도 있다. 오랜 시간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체득할 수 없는 노하우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다보니 자신이 직접 일을 할 수 없다. 누군가를 통해서 일을 해야 한다. 능력 있고 뜻이 있는 20대 젊은이들을 보면 반갑다. 그런데 20대 젊은이들은 고리타분하다고, 빤한 얘기만 한다면서 나이든 이들을 피한다. 회식이나 모임에 가도 젊은이들끼리 모여 앉는다. 어른들이 얘기라도 하고 싶어서 다가오면 슬금슬금 피한다.

그래서 필자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충고를 한다. 회식에 가건 모임에 가건 가장 높은 사람 맞은 편에 앉으라고. 중요한 사람들은 가장 높은 사람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 모여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게 도움이 되는 이들과 친분을 쌓게 된다.

나이 드신 분들은 젊은이들이 주위에 오면 반갑다. 모른 체하거나 내치는 법이 없다. 가족끼리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싶다면 돈이 필요할 때만 찾아가서는 안 된다. 평소에도 자주 찾아가고 잘 해드려야 부모님도 필요할 때 도움을 주신다.

젊음이 주는 기회를 최대한 살리자

필자가 20대였을 때 수십 억대 부자인 어르신과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보기에 그 분은 모든 것을 다 이룬 상태였다. 그런데 그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신이 가진 것을 다 포기해도 좋으니 젊었을 때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제대로 살아보고 싶다는 거였다. 젊은 날에는 젊음이 흔해만 보였지만 나이가 들어 얼마나 그것이 귀한 것인지 깨달았다는 것이다.

현재 당신이 누리고 있는 젊음이 가장 소중하다. 기성세대가 살아왔던 기회의 시절과 당신이 지금 살고 있는 절망스러운 지금을 비교하면 속상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신에게는 현재 당신의 젊음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다. 지금 누리고 있는 젊음을 귀하게 여기고 최선을 다하자. 20대여, 희망을 잃지 말자. ① 부모세대와 비교하지 말고, ② 저성장 시대의 장점을 취하고, ③ 행운과 불행이라는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④ 나이든 어른들과 잘 지내자. 젊음이 주는 기회를 최대한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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