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문지영 기자】
【도움말 |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보철과 이재봉 교수】
평범한 직장인인 52세의 김정복 씨. 요즘 잇몸이 흔들거리며 치아가 신통치 않아서 모처럼의 회식 자리에서 먹게 되는 고기가 그림의 떡이다. 보기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을 눈앞에 두고도 마음대로 씹을 수가 없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말썽 많은 치아를 싹 갈아치우기 위해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볼까 생각 중이다.
그런데 알아보니 비용도 비용이지만 무엇보다 회복 기간이 부담되어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하루 만에 임플란트가 가능하다는 광고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정말일까?’
원데이 임플란트가 뭘까?
이가 빠졌을 때의 치료법은 보철, 틀니, 브릿지, 임플란트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중 인공 치아 또는 제3의 치아라고 불리는 임플란트는 빠진 치아 부위나 치아를 뽑은 자리의 턱뼈에 생체 적합적인 임플란트 본체를 심어서 자연치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치료술이다.
뛰어난 보존력과 저작력으로 호평 받고 있는 만큼 가격도 100~500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문제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치료 기간이 무척이나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이는 윗니와 아랫니의 경우가 달라서 윗니는 약 6개월, 아랫니는 약 3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어금니라면 그래도 그냥 묵묵히 기다리겠는데 앞니라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원데이 임플란트’다. 말 그대로 당일 하루 만에 진단부터 보철 식립, 일상생활 복귀까지 가능한 이른바 원데이(1 day) 임플란트! 과연 그 장점은 무엇일까?
원데이 임플란트, 이래서 좋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보철과 이재봉 교수는 “원데이 임플란트의 장점은 무엇보다 환자의 고통을 감소시켜주는 데에 있다.”고 말한다.
발치 후 바로 심기 때문에 시술을 여러 번 해야 하는데 따른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심미적인 부분에서 중요한 앞니의 경우 하루 만에 치료가 가능해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원데이 임플란트에 숨어 있는 약점은 무엇일까? 이재봉 교수가 우려하는 원데이 임플란트의 단점은 크게 3가지다.
원데이 임플란트, 이래서 위험하다!
1. 잇몸 뼈가 부족하면 시술이 어렵다
원데이 임플란트는 남아 있는 치조골이 너무 적거나, 신경과의 거리가 너무 짧은 경우 등 전체적으로 잇몸 뼈가 부족한 사람은 뼈를 확장하는 수술을 먼저 해야 한다. 물론 뼈가 한쪽 벽에 어느 정도 있을 때 임플란트를 심은 뒤 인공뼈 이식을 하면 성공하는 경우가 있지만 뼈가 아예 없는 경우에는 대개 턱뼈를 떼다가 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성공 확률이 낮은 편이다.
2. 당뇨, 고혈압 환자는 각별 조심!
출혈성 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원데이 임플란트 시술은 적합하지 않다. 임플란트는 나사와 뼈가 서로 잘 붙어야 하는데 당뇨 환자의 경우 상처가 아무는 게 더딘 편이다. 또 혈액순환 제제를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지혈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골다공증 약 중에서도 외과적 시술 시 뼈의 괴사를 부르는 것이 있는 만큼 지병이 있는 사람은 원데이 임플란트 시술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출혈이나 감각 장애, 보철물 빠짐 확률이 높다
다행히 원데이 임플란트를 시술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더라도 모두 다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임플란트를 잇몸 뼈에 심은 뒤 그 주변에 신생골이 생기고 뼈가 더 단단해지고 융화되어 임플란트가 고정되는 데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만약 너무 빠른 시기에 임플란트 보철을 완성하려고 하면 지속적인 자극이 임플란트에 가해져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원데이 임플란트는 전체적으로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은 편이며, 소비자들은 이 점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
물론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그럼에도 원데이 임플란트를 시술받았다면 다음의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원데이 임플란트 후 똑똑한 관리법
1. 음주와 흡연을 삼가라
흡연은 연기가 스며들어 이에도, 잇몸에도, 임플란트에도 모두 안 좋다. 술은 시술기간 동안 안 먹는 게 좋다. 음주의 효과가 혈관 확장 등 염증반응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2. 침을 뱉거나 빨대를 사용하면 안 된다
침을 뱉게 되면 그 압력으로 인해 출혈이 멈추지 않을 수 있다. 빨대 사용도 마찬가지다.
3. 양치질 대신 가글을 하라
안정기에 접어들기 전에 섣불리 임플란트를 건드리지 말고 양치질을 할 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겠으면 차라리 가글을 이용하는게 좋다.
4. 최대한 부드러운 종류의 식사를 해라
단단한 음식을 씹게 되면 임플란트에 무리를 주게 된다. 따라서 아주 연한 음식을 먹거나 반대편으로 식사해서 자극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재봉 교수는 “원데이 임플란트는 아직까지 적잖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시술기법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며 “빠르고 덜 고통스럽다는 이점에 너무 현혹되지 말고 임플란트를 할 때는 제대로 된 저작력 회복을 최고 가치로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재봉 교수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한치과보철학회 부회장, 공직치과의사회 부회장, 구강악안면 임플란트학회 감사로 활동 중이다. ?현재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보철과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