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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의 장수학시리즈] 100세 장수하려면… 식사의 바탕에 거친 음식을 깔아라!

2013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ND의원 박민수 의학박사】

건강한 장수에는 균형과 절제가 중요하다. 중독과 소모를 주의하고 경계해야 한다. 하루 일과의 세 꼭지를 차지하는 식생활에서 중용을 지키는 것은 핵심적인 화두가 되었다.

현대인이 불건강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치게 부드러운 음식에 길들여져 있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음식 선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 두드러진 경향은 아이들에게서 달고 부드러운 음식에 대한 집착이 염려스러울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서의 올가미

초등학교 6학년 영서의 최근 고민은 또래보다 15kg은 더 나가는 체중이다. 또래에 비해 통통한 딸이 안쓰럽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지겠지 위안하고 있던 엄마가 심각성을 깨달은 것은 몇 달 전의 일이다. 온순하고 순종적이던 영서가 엄마에게 신경질을 내며 대드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영서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호소하였다. 엄마는 모르고 있었다. 주변의 친구들이 영서의 체중을 가지고 자주 놀리는 편이었다. 아이들이 돼지공주나 뚱뚱이라고 놀리는 날이면 단 음식이 더 당긴다고 하였다. 영양평가에서 단맛중독 경향이 관찰되었다.

영서가 식사 외에도 수시로 섭취하는 음식은 빵이나 아이스크림이었다. 이 음식들이 부드러워서 삼키기가 쉬우며 먹고 나면 바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였다. 영서에게 달콤한 음식들이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았다.

달콤한 음식들은 칼로리가 높다. 동일량을 먹어도 체중 증대 효과가 두드러진다. 영서의 과체중의 주된 원인은 식사 외에 섭취하는 부드러운 음식들이다.

달고 부드러운 음식들은 중독성이 강하다. 달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다보니 자꾸 찾게 된다. 탄수화물이 주는 보상쾌락에 매혹되면 반복과다 섭취를 하게 되고 기분의 변동까지 심해진다.

달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으면 기분은 금방 좋아지지만, 이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저혈당이 일어난다. 낮아진 혈당은 체내의 당 부족 현상을 일으켜 기분의 초조와 몸의 불안과 같은 금단 증상을 강화시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탄수화물 금단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달고 부드러운 음식을 찾는다. 영서가 엄마에게 유난히 짜증을 내며 울음을 많이 터뜨리는 때가 친구들에게 뚱뚱하다는 소리를 들었거나, 달고 부드러운 음식들을 많이 먹고 난 저녁이었다.

영서에게 달고 부드러운 음식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탈출구였지만 단맛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꽉 옭아매고 있는 굵은 올가미이기도 하였다.

꼭꼭 씹어 먹기의 진가에?눈을 뜨자

현대인의 입맛은 몇 번 씹지 않고도 부드럽게 삼킬 수 있는 음식에 길들여져 있다. 잘 넘어가는 음식은 빨리, 많이 먹고자 하는 욕망에 잘 들어맞는 음식이다. 특히 부드럽게 잘 넘어가는 음식은 입맛을 더 조급하게 만든다. 입맛이 조급해지면 과식과 폭식이 뒤따른다.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입맛 조급증이 맞물려 더 부드러운 음식을 탐닉하도록 우리를 부추긴다.

반면 질기고 다소 딱딱하며 거친 음식은 입맛의 인내력을 길러준다. 각종 채소, 배아가 살아 있는 곡류, 통째 먹는 과일 등은 오래 씹어야 한다. 처음에는 짜증도 나고 못마땅하겠지만 천천히 먹기 습관이 몸에 배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음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현미잡곡밥은 서른 번 이상 씹어도 더 씹을 거리가 남는다. 사람들이 꺼리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생양배추도 스무 번 이상 천천히 씹으면 말할 수 없이 신선하고 달콤한 천연 감미를 느낄 수 있다.

‘꼭꼭 씹어 먹기’의 또 다른 진가는 식탐 호르몬(그렐린)을 통제하고 포만 호르몬(렙틴)의 힘을 키워줌으로써 비만을 정복하는 일등 식습관이라는 데 있다. 질긴 음식을 구성하는 대표 성분은 식이섬유다. 우리는 적어도 하루 3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해야 한다.

거친 음식 싫을 땐?3층 거친 음식 훈련법을~

영서에게 식사 때마다 채소 섭취 10g을 더 처방하였다. 영서가 좋아하는 채소를 위주로 미국국립암연구소에서 암 예방을 위해 제일 중요하게 책정한 마늘, 배추, 생강, 콩, 당근, 셀러리 등을 더 섭취하도록 하였다. 가끔은 그 다음으로 중요성을 강조한 양파, 브로콜리, 레몬, 가지, 토마토, 피망 등도 섭취토록 하였다. 처음에 맛이 없다고 불평하던 영서도 채소가 가져다주는 상쾌한 풍미의 참맛을 알고 난 후부터 즐겨 채소를 섭취하게 되었고, 체중감소는 물론 불편했던 엄마와의 관계도 호전되었다.

이처럼 거친 음식은 우리의 입맛을 개선시키는 신통한 능력이 있지만 달고 부드러운 음식에 입맛이 길들여진 사람이 처음부터 먹기는 쉽지 않다. 거친 음식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3층 거친 식품 훈련’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3층 거친 식품훈련은 1층과 2층, 3층에 골고루 배치된 거친 음식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다. 원래 3층 식품이론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암 예방 디자이너가 추천한 음식들이다. 모두 건강에 유익한 음식들이지만 3층으로 갈수록 암 예방의 효과가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3층 거친 식품 훈련은 1층, 2층, 3층에 있는 식품을 골고루, 각 층별로 있는 음식을 다양하게 바꾸어가면서 섭취한다. 가급적 일주일 안에 각 층의 음식을 적어도 한번, 그리고 같은 층에 있는 음식을 반복하지 않고 골고루 바꾸어 가면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층 거친 식품 훈련은 질리지 않고 다양한 음식들이 주는 건강 향상 효과까지 누리게 하는 장점이 있다.

3층 거친 식품의 조건

● 씹는 재미가 있으면 좋다.
● 포만감을 많이 주는 대신 칼로리는 낮아야 한다.
● 꾸준한 포만감을 주어야 한다.
● 입맛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 씹는 작용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3층 거친 식품 구조

1층 파, 감자, 허브류, 오이, 딸기류, 버섯류, 해조류, 키위, 멜론

2층 녹차, 현미, 전립소맥, 양파, 브로콜리, 레몬, 오렌지, 자몽,?토마토, 가지, 피망

3층 마늘, 배추, 생강, 콩, 당근, 셀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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