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명의의 건강비결] 생명의 불씨 살리는 뇌혈관 명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오창완 교수

2013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기자】

“5분에 1명꼴 뇌졸중 반드시 예방해야 합니다!”

뇌졸중일 때 ‘골든타임’을 사수해야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한시라도 빨리, 늦어도 3시간 안에는 병원에 와야 한다는 것이다. 뇌졸중 환자에게 골든타임이 필수라면 그들을 수술하는 의사는 ‘애니타임(anytime)’이 필수다. 언제나, 언제든지, 예외 없이 수술실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밥을 먹다가도, 퇴근하다가도 연락이 오면 바로 응급수술 환자에게 달려간다.?

뇌혈관질환 명의 오창완 교수와 인터뷰할 때도 그랬다. 갑작스러운 응급수술 소식에 인터뷰 도중 수술실로 가야 했다. 환자가 우선인 신경외과 의사는 늘 이렇다며 연신 미안해했다. 규칙적이고 평화로운 일상 대신 환자의 건강한 뇌혈관을 선택한 오창완 교수에게 뇌졸중 예방법을 들어봤다.

사람을 살리고 사람에게?위로받는 의사

무슨 일을 하든 그 시간이 오래되고 같은 일이 반복되면 긴장감은 무뎌진다. 그것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뇌혈관을 수술하는 오창완 교수의 일은 좀 다르다. 의사가 되어 몇십 년 동안 뇌혈관을 수술해왔지만 어떤 경우도 긴장을 놓칠 수 없다.? 생사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환자와 보호자가 자신의 손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오창완 교수에게 어쩌면 병원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신경외과 의사로서 제가 맡은 일 자체도 스트레스지만 가장 큰 스트레스는 주변 사람들과의 불화가 생길 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치료를 맡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와의 힘든 상황도 포함되죠. 그때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주변 사람들의 격려와 이해였습니다.”

그렇게 오창완 교수는 사람 때문에 지쳐있던 마음을 사람을 통해 위로받곤 한다. 또 가능하면 스트레스 받을 일을 만들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고, 화내지 않고, 원만하게 지내는 것이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알고 있다면 그 원인을 피하는 것, 그리고 스스로 해결법을 알고 있는 것, 이것은 뇌졸중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자세와 많이 닮았다.

시시각각 우리를 노리는 치명적인 뇌졸중?

? 오창완 교수는 뇌졸중을 예방하는 방법은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말한다. 꾸준한 운동, 다양한 채소를 충분히 먹고 지방을 지나치게 먹지 않는 식습관, 금연과 절주 등이다. 건강 정보가 넘치는 요즘은 그야말로 상식이 된 권장 생활습관이다.?????

“뇌졸중 예방에서 중요한 것은 운동부족, 흡연, 과음 등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관리입니다. 정기검진을 통해 위험요인을 발견하여 관리하면 뇌졸중을 충분히 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알고 있더라도 질병이 자신을 피해갈 거라는 생각에 익숙해진 나쁜 생활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뇌졸중 그림자는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있다. 오랫동안 나쁜 생활습관을 유지하다 보면 어느새 뇌졸중이 ‘운명’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 6명 중 1명은 중증 뇌졸중으로 죽게 됩니다. 이는 서구인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비율이죠. 또한 5분에 1명씩 뇌졸중이 발생하고 있으며, 20분마다 1명이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즉, 뇌졸중은 남의 일이 아니며 뇌졸중으로 사망할 확률이 1/6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불편하기만 한 진실이지만 ‘뇌졸중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알고 있어야 예방에 더 힘을 쏟을 수 있다.?

아는 것이 생명의 은인

뇌졸중이 이미 발생한 후라면 한시라도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뇌졸중 발생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면 많은 경우 정상 회복이 가능하다. 그래서 오창완 교수는 뇌졸중 초기 증상 몇 가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흔한 뇌졸중 초기 증상은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지고 마비가 오는 증상, 말이 안 나오는 증상, 사물이 2~3개로 보이는 증상, 균형이 안 잡혀 휘청거리는 증상 등입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뇌졸중 위험 요인을 가진 분들은 이 증상을 꼭 알고 있어야 합니다. 잠깐 증상이 있다가 없어졌어도 뇌졸중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한편 요즘 같은 날씨에는 뇌졸중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11~12월에 중증 뇌졸중이 더 많이 발생하고 뇌졸중 사망률도 높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교감신경계가 자극받아 혈압이 올라가고, 혈전이 더 많이 생기며, 혈액 지방질 농도도 올라간다. 혈관이 막히고 터지기 쉬운 환경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러한 신체 변화를 줄이려면 외출할 때는 보온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무리해서 할 필요가 없다. 힘든 근력 운동보다는 심폐운동 위주로 하는 것이 좋으며 매일 걷기, 가볍게 뛰기 등을 권한다.???

이제 곧 모임이 많은 연말이 다가오는데, 오창완 교수는 많은 이들이 술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고 안타까워한다.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혈관도 빨리 늙기 때문이다. 우리 몸 곳곳에 퍼져 있는 혈관이 늙는다는 것은 수명이 줄어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술을 아무리 먹어도 자신은 건강하기만 하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과음을 이기는 장사는 없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계속 술을 많이 마시면 제 나이 정도 됐을 때 몸이 성한 데가 한 곳도 없게 되죠.”

만약 술을 입에 대는 순간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기관차가 된다면 지금부터라도 술을 입에 안 대는 것이 상책이다.

뇌혈관을 고치는 신의 손

오창완 교수는 국내 뇌졸중 수술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로 불린다. 오창완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뇌에 대한 호기심도 남달랐다. 그랬던 그는 결국 많은 뇌혈관질환 환자를 깊은 수렁에서 끌어올리는 큰 성과를 올린다. 국내 최초로 막힌 부분을 피해 정상 혈관을 이어주는 ‘혈관우회수술’을 도입한 것이다. 혈관우회수술은 뇌혈관이 막혀서 뇌혈액순환이 극심하게 줄어들었을 때 선택할 수 있다. 다른 치료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일부 뇌졸중 환자에게 좋은 수술법으로 쓰인다. 특히 주로 소아나 젊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뇌졸중인 ‘모야모야병’치료에 유용하다.

오창완 교수는 2007년부터 국내 신경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매년 혈관우회수술 교육을 실시했고, 이 교육은 2010년부터 아시아 지역 신경외과 의사들로 확대됐다.???

꺼져가는 불씨를 환하게 살리듯 꽉 막힌 뇌혈관을 고치는 오창완 교수는 인터뷰 내내 뇌졸중에 대해 알고 대비해야 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응급수술을 하러 다급하게 수술방에 들어가면서도 뇌졸중은 예방, 관리, 조기검진, 재빠른 병원행으로 이길 수 있다고 단숨에 덧붙였다.
흔히 모르는 것이 약이라고 한다. 하지만 뇌졸중만큼은 아는 것이 남은 인생을 더 아름답게 빛내줄 약이 분명하다.?

TIP. 뇌졸중 치료 권위자 오창완 교수가 전하는?뇌졸중 예방. 대처법 123

1. 뇌혈관에 해로운 것은 피하라!

운동 부족, 흡연, 과음, 고지방식 등

2. 위험요소를 철저히 관리하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3. 뇌졸중 초기증상을 알아라!

한쪽 팔·다리 마비, 말을 잘하지 못함, 한 개의 물체가 여러 개로 보임, 균형 잡기 어려움 등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명의에게 듣는다] 세계 사망원인 1위 뇌졸중 예방은… “고혈압·당뇨병 관리하고 금연하세요!”

    2018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22p

    【건강다이제스트 |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이상봉 교수】 뇌졸중이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발생해 뇌 손상이 오고, 그에 따른 신체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뇌졸중은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중요한 사망원인이고, 단일질환으로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은 자신의 일생 중 뇌졸중을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앞으로

  • [명의의 건강비결] 뇌졸중 명의로 유명세~ 분당서울대병원 뇌졸중센터 한문구 교수

    2016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이은혜 기자】 “뇌졸중은 약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병… 반드시 생활개선이 필요합니다” 환자가 너무 많았다. 치료도 쉽지 않았다. 죽어가는 사람도 너무 많았다. 산다 해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평생을 두고 도전해보자.’ 분당서울대병원 뇌졸중센터 한문구 교수가 뇌졸중을 전공 분야로 삼은 이유다. 그랬던 그가 지금 화제다. 우리나라 뇌졸중 치료의 의료지형을 바꾸어놓고 있다. 생사의 분초를 다투는 뇌졸중 치료에 구원투수가 되고 있다.

  • [박민수의 장수학시리즈] 손발저림은 뇌졸중·심근경색 골든사인!

    2016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ND의원 박민수 의학박사】 환절기가 되면서 지인들을 통해 가슴 아픈 소식들을 많이 듣게 된다. 어제까지도 멀쩡하던 분이 갑자기 입원하여 중환자실 신세를 지기도 한다. 환절기는 다른 말로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의 지뢰가 터지는 시절이기도 하다. 찬바람이 불면 기온이 떨어지면서 체온이 떨어지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들이 많이 증가하는 등 환경의 변화에 신체의 적응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혈관에도 부담이 많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 [박민수의 장수학시리즈] 뇌졸중·심근경색·치매 예방하려면… 소혈관을 지켜라

    2016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ND의원 박민수 의학박사】 혈관질환이 ‘침묵의 살인자’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몸에 생길 수 있는 17만 여 가지 질병 중에서 90%가 혈관과 관련되어 있다. 다른 질병들과는 다르게 조금씩 천천히 진행되며, 혈관의 70~80%가 막히더라도 전조증상 없이 예고 없이 찾아오기도 한다. 수습할 기회 없이 돌연사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이 바로 혈관질환들이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나이가 들면서

  • [김형일의 건강칼럼] 정상체중 건강인은 중풍도 없고 와사풍도 없다!

    2016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생명호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예전에는 와사증(또는 와사풍)이 많았다. 지금은 중풍(CVA:뇌졸증 또는 뇌혈관장애)이 사망원인 첫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와사풍이 중풍과 유사한 증상이라면 이것 역시 뇌혈관장애처럼 더 많아져야 할텐데 왜 지금은 예전처럼 그것이 흔하지 않고 더 적어지고 있을까? 중풍이나 암이 많아진 것은 평균수명이 한참이나 길어진 오늘날 OECD 국가에서 나타난 당연한 현상이다. 이전에는 오늘날보다 평균 수명이 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