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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현의 행복테라피] 먹어도 먹어도 허기질 때… 가짜 식욕 잠재우는 노하우 5가지

2017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열매호 94p

【건강다이제스트 | 브레인트레이닝 상담센터 압구정본점 상담센터장 하나현 원장】

“선생님 먹어도 먹어도 자꾸 배고파요.”

“가슴이 휑 뚫린 것 같아서 먹어서 채우려고 해요.”

필자에게 상담 오는 한 30대 여성은 회사생활을 하다가 누군가에게 잔소리를 듣기만 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한껏 달달한 과자들을 사들고 집으로 간다고 했다. 스트레스를 식욕으로 풀 경우 잠시 기분은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그 후환은 만만찮다. 그렇게 신경 썼던 다이어트가 수포로 돌아가게 되면서 우울해진다. 그러면 또 다시 먹어서 우울증을 달랜다. 끝없는 악순환의 굴레인 셈이다.

이렇듯 식욕에는 두 얼굴이 있다. 진짜 식욕도 있지만 가짜 식욕도 있다. 아무런 실익이 없는 가짜 식욕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진짜 식욕 VS 가짜 식욕

진짜 식욕은 몸이나 뇌가 영양분이 필요할 때 느끼는 당연한 신호다. 이 식욕은 우리를 생존하게 하는 아주 중요한 욕구다. 진짜 식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① 배고픔이 서서히 심해진다.

②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③ 배가 부르면 그만 먹는다.

④ 먹는 것에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⑤ 배가 고파도 잠깐은 참을 수 있다.

그런 반면에 가짜 식욕은 일명 ‘심리적 허기’라고도 한다. 애인과 헤어지고 난 후 또는 직장에서 상사에게 격하게 꾸지람을 들은 후에도 허기를 느낀다. 스트레스 받았을 때 미친 듯이 먹어댐으로써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한다. 가짜 식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① 스트레스 받으면 배고픔이 심해진다.

②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픈 느낌이 든다.

③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다.

④ 아무 생각 없이 음식을 먹게 된다.

⑤ 먹은 후에는 죄책감이 밀려온다.

스트레스 받으면 왜 허기질까?

생물학적으로 볼 때 뇌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훨씬 더 급속도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소모된 에너지를 재빨리 충전하기 위해 음식을 먹으라고 ‘명령’을 내린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갑작스럽게 허기가 느껴지는 이유다.

특히 뇌는 포도당만을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특성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포도당을 얻을 수 있는 달달한 탄수화물 음식이 더 당기고 더 많이 먹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감정 때문이다. 우리가 밥을 먹으면 포만감 신호가 뇌에 전달된다. 이때 ‘아, 배부르다.’ 하는 신체적 포만감뿐 아니라 ‘음, 만족스러워.’ 하는 심리적 포만감도 함께 느끼게 된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충족되어야 식욕이 잠재워질 수 있다.

그러나 ‘배는 엄청 부른데, 마음은 공허해!’라고 하면 이 감정적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더 먹게 된다. 불안해서, 슬퍼서, 화가 나서, 외로워서 먹는다. 애꿎은 위장이 고생하는 것이다.

음식으로 감정적 허전함과 가짜 식욕이 달래지면 다행인데, 일시적으로는 낮춰질 수 있어도 근본적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또한 과식, 폭식이 불러오는 문제점은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을 터이다.

가짜 식욕 잠재우는 노하우 5가지

1. 언제 가짜 식욕을 느끼는지 잘 살펴보자

내가 주로 가짜 식욕을 느끼는 것은 언제인가? 퇴근 후일까? 주말에 혼자 있을 때일까? 아니면 상사한테 신나게 혼나고 나서일까? 분명 그때 필요한 것은 음식보다는 내 감정을 다독여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자. 당신은 달달한 초콜릿이 아닌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던 것이다. 자신에게 ‘수고했어, 괜찮아.’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 보자.

2. 나만의 휴식시간을 가지자

낮 동안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고 ‘나를 위한 선물이야.’라며 달달한 음식들로 지친 마음을 보상하려고 한다면 stop! 얻게 되는 건 아주 잠깐의 만족감과 체중계 눈금 그리고 후회다. 이때 필요한 건 음식이 아니라 재충전의 시간이다. 나만의 또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를 충전해보자.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취미를 하나 만들자. 또는 따뜻한 목욕을 해도 좋고 좋은 음악을 틀어놓고 스트레칭을 하고 깊은 수면을 취해보자.

3. 세로토닌 촉진법을 쓰자

내 몸과 마음을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으로 충전해보자. 세로토닌의 90%가 생성되는 장을 마사지 하는 일명 ‘배꼽힐링’을 한다. 배꼽 주변을 손으로 꾹꾹 눌러주며 마사지하면 된다. 햇빛을 15분 정도 보면서 산책해도 좋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잠시 자신의 호흡을 느끼는 명상도 해보자. 명상은 세로토닌을 촉진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4. 식욕을 억제할 방법들을 써보자

양치질을 하면 입속이 상쾌해지면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탄산수는 포만감을 느끼게 해서 과식을 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또, 간식을 먹어야겠다면 차라리 견과류나 말린 과일 같은 건강한 간식을 먹도록 하자.

5. 만족스러운 한 끼를 경험해보자

휴대폰의 전화번호부를 열어 제일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찾아보자. 그리고 그 사람과 마음까지도 만족할 만한 한 끼를 먹어보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기분 좋은 수다도 함께 나누는 것이다.

로세토 효과를 아세요?

미국에 로세토라는 마을이 있다. 60년대에 인구조사를 하다가 놀라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곳은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마을이었는데 주민들은 소시지, 미트볼, 술 등 몸에 좋을 리 없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오히려 낮았다. 알고 보니 이 마을 사람들끼리 아주 끈끈하게 지내는 것이 비결이었다. 사회연대감, 상호 존중의 문화가 사람들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이 바로 그 유명한 ‘로세토 효과(Roseto Effect)’이다.

채워지지 않는 가짜 식욕을 관계로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사실 우리는 함께 살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그게 충족되지 않아 가짜 식욕이 일어났던 것은 아닐까?

먼저는 나 자신을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하고 또 나아가 나를 스쳐간 한명 한명과 다시 끈끈한 연결망을 가지는 것이다. 그때 내 가슴속은 넉넉함으로 채워져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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