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명동클린업피부과 김지영 대표원장】
과거에는 희고 잡티 하나 없는 피부를 좋은 피부라 여겨 미백치료나 피부 화이트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피부에서 저절로 빛이 나는 듯한 매끄러운 피부를 이상적인 피부로 생각하기에 선호하는 미용치료의 내용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피부의 ‘결(texture)’ 에 관심을 갖게 될 때 가장 거슬리는 부분이 바로 모공이다. 모공 관리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은 무엇일까?
넓은 모공은 미용의 적
모공이란 글자 그대로 털구멍, 털이 나오는 구멍이라는 뜻이다. 피지와 땀이 생성되는 털피지샘과 아포그린샘의 개구부가 피부 표면에서 관찰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사실 모공은 정상적인 구조물이다. 즉, 모공이 보인다고 피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확장된 모공이 눈에 심하게 띈다면 미용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너무 넓어지게 되면 모공 안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피부 염증과 노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모공의 크기가 0.02㎟ 이상일 경우 확장된 모공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모공의 크기를 결정하는 3대 요소를 꼽으라면 바로 피지 분비, 나이, 털의 굵기이다. 특히 T존이라고 불리는 이마와 코, 그리고 뺨의 안쪽까지의 모공은 피지 분비와 관련된 모공이다. 반면에 양쪽 뺨 바깥쪽에 발생하는 모공은 탄력 저하형 모공이다. 모공 주위의 진피층의 탄력이 감소해서 모공을 둘러싼 구조물을 더 받쳐주지 못하게 된다.
탄력 저하형 모공은 잔주름, 피부 처짐과 같이 발생하고 이때 모공은 ‘늘어난다’기보다는 모공이 ‘길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모공 안에 있는 내용물 중 털이 굵은 경우에 모공이 넓어 보이는데 남성들이 넓은 모공을 갖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얼굴의 털이 굵기 때문이다.
종합해 보면 털이 두껍고 피지량이 많은 지성피부 타입일수록 모공이 넓다.
이렇게 모공이 넓어지는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모공에는 바로 이 치료다.’라고 정답을 정해줄 수 없기 때문에 무턱대고 광고나 소문을 믿지 말고 개인별, 부위별로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모공 치료에서 관리까지~
▶피지 과다형 모공에는 피지량을 줄여주는 광역동 치료를 추천한다. ▶탄력저하형 모공일 경우에는 피부의 콜라겐과 엘라스틴 등의 진피층 생성을 돕는 고주파 치료가 효과적이다. ▶털 때문에 모공이 넓어 보이는 경우 제모 레이저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블랙헤드로 보이는 코의 검은 점이 피지와 각질이 산화되어 어두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얇은 털이 원인이 되는 가시털정체증인 경우에는 짜내어도 좋아지지 않고 제모를 해야 좋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모공주사는 모공이 늘어진 부위에 직접적으로 주입하여 빠른 축소효과를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는데 콜라겐의 생성을 돕는 PLLA나 PN 및 PDRN 성분 또는 보툴리눔톡신 성분 등이 들어 있다.
특정 성분을 모공주사라고 할 수 없고 의사 개개인의 치료 경험을 토대로 성분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 전 주치의와의 정확한 진료가 필요하다.
모공 줄이는 홈케어
모공을 홈케어로 줄일 수 있을까?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이미 늘어난 모공을 줄일 수 있는 홈케어나 화장품은 없다. 모공이란 피부 표면에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피부 진피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바르는 것만으로 피부 진피층을 좋아지게 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단지 모공이 더 늘어나지 않게 관리해주는 방법만이 있다. 모공을 관리할 때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화장품 사용 팁은 다음과 같다.
1. 피부를 뽀득뽀득하게 만드는 세안제는 모공에 좋지 않다.
세정력이 좋고 거품이 많이 나는 알칼리성 세안제는 세정력이 강력해서 사용했을 때 노폐물과 피지뿐만 아니라 피부의 자연보호막까지 모두 제거한다. 오히려 피부를 예민하고 약하게 하여 결국 모공을 악화시킬 수 있다. 피부를 위해서는 약산성 클렌징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
2. 매트한 화장이 모공에 좋다.
미세먼지는 모공보다도 작은 크기이기 때문에 모공을 통해 피부 안으로까지 침투할 수 있다. 현재까지 미세먼지를 직접 막아주는 화장품은 없기 때문에 외출 후 세안이 중요하다. 최근 젊은 여성들의 화장법을 보면 외출 전 수분 크림이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피부가 윤이 나게 보이는 ‘물광메이크업’ 을 선호하는데 이런 화장법은 피부에 먼지를 잘 달라붙게 한다. 그러므로 피지량이 많은 피부일수록 가루 파우더로 마무리하여 매트한 화장을 하는 것이 좋다.
김지영 원장은 피부과학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가꾸는 피부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이다.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 외래교수, 대한피부과의사회 홍보간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뉴트로지나 자문의, KBS라디오 건강365 피부과자문의를 맡고 있으며, 겟잇뷰티, 올리브쇼, 닥터지바고, 1%의 정보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명동CU클린업피부과 대표원장으로 있으며, 과학적인 피부관리의 정석을 소개한 <밸런스뷰티>를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