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철명 원장】
수정처럼 맑은 눈은 모두의 부러움을 산다. 아이들 눈이 그렇다. 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하다. 그런데 왜일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흰자도 탁해지고 눈동자도 뿌옇게 되기 일쑤다. 맑은 눈, 깨끗한 눈을 탁하게 하는 주범들을 소개한다.
1 가장 흔한 주범은 ‘눈 충혈’
눈 충혈은 눈을 탁하게 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거나 심하게 울었을 때 또는 숙취 등의 다양한 이유로 토끼눈이 된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눈 충혈은 결막 혈관이 확장되어 눈의 흰자위가 벌겋게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평소에는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모든 충혈 현상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유난히 자주 충혈되거나 눈 전체가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한다면 혹시 결막염이 아닌지 안과 검진을 받아보아야 한다.
모든 종류의 결막염, 각막염 등의 눈 염증은 눈 충혈을 일으킬 수 있다. 결막염에 의한 충혈은 눈동자에서 먼 쪽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눈동자 쪽으로 올수록 충혈 정도가 약해진다.
그런 반면 각막이나 홍채의 염증에 의한 충혈은 눈동자 쪽 결막에서 증상이 가장 심하고 멀어질수록 약해져 붉은 정도가 연해진다.
그 외에 안구건조증으로 눈물이 눈을 충분히 보호해 주지 못할 경우에 충혈이 잘 되기도 하고, 콘택트렌즈를 장기간 착용한 경우에도 각막 주변으로 신생혈관이 많이 생기면서 충혈되어 보이기도 한다.
아프지 않다고 눈 충혈을 방치하게 되면 만성 결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간혹 충혈된 눈을 가리기 위해 안대를 착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안대로 인해 눈 속의 온도가 올라가면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2 눈 흰자에 생기는 점
점은 멜라닌 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생기는데, 눈 흰자에도 점이 생길 수 있다. 이를 결막모반이라 하며, 특별한 통증이나 이상 증세는 없다. 시력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눈이 맑지 않고 지저분하게 보여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에는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점을 제거하기 위해 더러 안과를 찾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병이 그렇듯 점이 점점 커지거나 색이 진해지거나 통증, 물집 등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멜라닌 세포로 생긴 결막모반이 아닌 염증이나 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으므로 안과전문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40~50대 이후 나이가 들어 생겼다면 꼭 검사를 받아보길 바란다.
결막모반 치료는 레이저 수술을 통해 이루어진다. 결막모반 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해 태우거나 깎아서 제거하는 방법이다. 결막모반 제거술은 복잡한 수술은 아니지만 다른 모든 수술과 같이 어느 정도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특히 각막과 공막, 즉 흰자와 검은자가 만나는 부위에 자리 잡은 결막모반은 제거 후 흰자가 재생되면서 검은 동자까지 침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3 눈 흰자에 볼록하게 솟은 점
단순히 편평한 점이 아니라 볼록하게 솟아 있는 경우도 있다. 흰자에 노란색 혹은 투명한 점이 생겨 볼록하게 솟는 증상을 검열반이라 한다. 보통 좁쌀 크기 만한 작은 점이 양쪽 눈에 같이 있는 경우가 많고, 귀쪽 흰자보다는 코 쪽에서 주로 발생한다.
검열반은 통증이나 기타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간혹 이물감, 충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좋아진다.
검열반은 방치하더라도 각막 부위를 침범하지 않아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검은 동자인 각막까지도 침범하면 익상편일 가능성이 있어 안과 진단이 필요하다. 익상편은 조직학적으로 검열반과 큰 차이는 없지만 섬유혈관조직이 더 풍부해 날개 모양으로 확장되는 특징이 있다. 외관상으로 보기가 좋지 않은 경우 수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근본적으로는 수술로만 제거가 가능하다. 하지만 수술 후 수술 흔적이 남을 가능성이 있고 자외선에 많이 노출될 경우 재발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4 각종 안질환을 발생시키는 자외선도 조심!
결막모반이나 검열반, 익상편의 대표적인 원인은 자외선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자외선은 눈 속 수정체의 노화를 가속시켜 백내장을 유발하고 황반변성 등 각종 안질환을 발생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따라서 눈 건강을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부 보호를 위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처럼 눈도 반드시 보호가 필요하다. 간편하지만 자외선을 99%까지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선글라스 착용이다. 자외선이 강한 때나 눈 위에서 겨울철 야외스포츠를 즐길 때는 선글라스와 고글로 눈을 보호해야 한다.
그 외에도 ▶만성적인 안구 표면의 자극 ▶염증 ▶바람 ▶먼지 등도 눈을 탁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한다. 눈을 자주 비비지 말고 가능하다면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안구 표면에 무언가가 생겼다면 가까운 안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