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라플레 항암요리연구가 박진희 대표】
장아찌는 채소나 과일을 소금, 식초 또는 된장, 고추장 같은 장에 절여 보관하는 저장 식품이다. 신선한 채소를 얻기 힘든 겨울철에도 채소를 먹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 김치 다음으로 오랫동안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건강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짜게 절인 장아찌는 그 인기가 예전만 못 하다.
시대도 변해 이제는 한겨울에도 수박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하우스 재배 기술이 뛰어나 굳이 겨울을 대비해 저장음식을 마련할 필요마저 없어져 버렸다. 그러다 보니 예전처럼 절기 때마다 대량으로 장아찌를 만드는 일은 줄어들었지만, 밥맛이 없을 때 잘 절여진 깻잎 장아찌 한 장은 깔끔함과 개운함으로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장아찌를 좀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입맛 살리고 건강 살리는 이색 장아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장아찌, 건강식으로 먹으려면…
장아찌를 만들 수 있는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채소는 물론이고 과일이나 가공식품도 장아찌로 만들 수 있다.
장아찌의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오래 저장해서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밥반찬으로 쓰기에 아주 유용해서 대부분의 집 냉장고 속에는 한두 가지 장아찌가 들어 있다.
장아찌의 또 다른 장점은 저장식품이라 오래 두고 기다리는 시간에 발효라는 과정을 거치므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몸에 좋은 미생물을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장아찌는 열을 가해 직접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서 영양소 파괴가 적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그런 반면 장아찌는 아무래도 저장식품이기 때문에 소금의 양을 덮어놓고 줄일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일 수 있다. 소금을 줄이면 저장이 안 되고 쉽게 부패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장아찌는 소금의 섭취량을 줄여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장아찌를 만드는 재료나 방법, 그리고 곁들이는 음식의 종류를 달리하면 장아찌도 얼마든지 건강식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병중에 있는 환자들이 종종 찾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잘 절여지고 삭힌 장아찌가 아닐까 싶다. 이럴 때, 가장 쉽게 접하는 고추, 마늘, 양파 등의 장아찌는 식상할 수 있으니 영양가 높고 입맛도 살리는 별미 장아찌 반찬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이 계절에 만들어 먹기 딱 좋은 별미 장아찌 2가지를 소개한다.
달콤한 단감 장아찌
【재료】
단감 6개, 말린 표고버섯 3장(또는 건표고 슬라이스 1/2컵), 다시마(5X5cm) 3~4장, 소금 2큰술, 물 9컵, 말린 청양고추 2~3개
【달임장】
간장 1컵, 식초 1.5컵, 프락토올리고당 1컵, 표고 다시마 육수 3컵, 마늘 10알, 대파 1줄기
【만드는 법】
1. 단감은 깨끗이 씻어 꼭지를 제거한 후8~10쪽이 되게 잘라 소금 2큰술과 물 9컵을 녹인 물에 하루 미리 절여 놓는다.
2. 절여진 단감은 채반에 밭쳐 물기를 뺀다.
3. 장아찌를 담을 빈 유리병은 뜨거운 물을 부어 한 번 소독해 낸 후, 자연 건조시켜 놓는다.
4. 표고와 다시마를 넣어 낸 육수에 간장, 식초, 올리고당, 마늘, 대파를 넣고 한소끔 끓여낸다.
5. 물기를 뺀 단감을 준비해 둔 병에 담고 중간중간 말린 홍청양고추를 넣은 후 달여 놓은 촛물을 붓는다.
6. 뚜껑을 닫고 실온에 둔 후, 식으면 냉장 보관한다. 일주일 정도 숙성시킨 후 먹는 것이 좋다 .
효능과 요리 TIP
감에는 사과보다 비타민 C가 8~10배 정도 많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E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뛰어난 항산화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감에 들어 있는 탄닌(Tannin) 성분은 항산화 효과뿐만 아니라 위나 장의 점막세포에 생긴 염증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어 소화기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진한 소금물에 감을 절일 경우 간장은 색을 내는 정도로만 넣는 것이 좋다.
새콤달콤 별미~ 단감 장아찌 무침
【재료】
감 장아찌 1컵, 브로콜리 기둥 1개, 미나리 줄기 한 줌
【양념장】
다진 마늘 1/4작은술, 고추장 1/2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장아찌 국물 1작은술, 통깨 1작은술, 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
1. 감 장아찌는 미리 건져 물기를 빼 놓는다.
2. 브로콜리 기둥은 필러를 이용하여 부드러운 부분이 나올 때까지 껍질을 제거한 후 반으로 갈라 도톰하게 어슷썬다.
3. 미나리는 잎을 떼고 억센 줄기를 제거한 후 깨끗이 씻어 4cm 길이로 자른다.
4. 볼에 분량의 양념장을 잘 섞은 후 손질해 놓은 재료들을 섞어 접시에 담으면 완성.
효능과 요리 TIP
브로콜리는 대부분 봉오리만 요리에 쓰고 기둥을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브로콜리의 기둥에도 봉오리만큼 영양이 많다. 특히 브로콜리에 풍부한 칼륨은 장아찌에 많이 들어 있는 나트륨 성분을 배출하는 데 효과적이다. 브로콜리를 생으로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으므로 영양의 파괴 없이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요리라 할 수 있다.
영양만점 밥반찬 두부 장아찌
【재료】
두부 3모, 양파 1개, 마늘 1 컵, 대파 1줄기
【달임장】
생강 엄지손가락 굵기 1개, 말린 청양고추 2~3개, 집간장 1/2컵, 양조간장 1/2컵, 프락토올리고당 1/2컵, 물 3컵, 말린 표고 슬라이스 1/2컵, 다시마(5X5cm) 3개
【만드는 법】
1. 두부는 손가락 굵기로 썰어서 70℃의 오븐에 넣고 6시간 동안 건조시킨다.
2. 양파는 두부와 비슷한 굵기로 결대로 썰어 놓는다.
3. 마늘과 생강은 2~3mm 두께로 저며 놓고, 파는 큼직하게 썰어 놓는다.
4. 장아찌를 담을 빈 유리병은 뜨거운 물을 부어 소독 후, 자연 건조시킨다.
5. 병이 마르면 건조시킨 두부와 양파, 마늘, 파를 켜켜이 쌓는다.
6. 냄비에 달임장 재료를 모두 넣고 한소끔 끓이다가 떠오른 다시마는 건져낸 후 2~3분 더 끓인다.
7. 끓인 달임장을 두부와 채소를 넣은 병에 붓는다.
8. 뚜껑을 닫은 후 실온에 두었다가 식으면 냉장 보관한다.
9. 3~4일 후에 먹어도 되지만 좀 더 오래 보관하려면 국물을 따라내고 한 번 더 끓인 후 다시 부었다가 3일 후부터 먹으면 된다.
효능과 요리 TIP
단백질 함량이 높은 두부는 말릴수록 영양이 배된다. 두부 장아찌는 그냥 먹어도 밥반찬으로 좋지만, 말린 다시마를 데쳐 두부와 비슷한 크기로 썬 후 건져 놓은 두부 장아찌와 다진 마늘을 살짝 넣어 들기름에 무치기만 해도 담백하고 고소한 영양가 높은 밥반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