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혈압 약, 당뇨 약, 심장 약, 위장약, 고지혈증 약까지… 수많은 약들이 있고, 우리는 또 그 약을 먹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약 권하는 사회에서 약으로 건강을 해결하려는 우리들의 생각에 경종을 울리고 나선 일본인 의사가 있어 화제다.
일본에서 줄기차게 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약을 끊게 하는 의사로 고군분투 중인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약의 오남용을 묵인하는 기존 의료계에 반기를 들고 약의 맹신에서 벗어날 것을 부르짖고 있는데 그런 그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하나다.“우리가 먹는 약의 90%는 불필요한 약”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그의 주장은 우리나라에도 소개돼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약이 필요 없는 몸 만들기>(이아소 刊)라는 책을 통해서 “약을 멀리해야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고 설파하고 있다. 특히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는 약을 끊거나 줄일 수 있는 ‘약 감량 4주 프로그램’도 제시해 열렬한 호응을 얻었는데 이를 소개한다.
PART 1. ‘닥터스 룰 425’를 아세요?
의료현장에서 활동하는 미국 의사들의 규칙과 격언을 모은 책으로 의사들에게 바이블과 같은 책이 있다. <닥터스 룰>이 그것이다.
<닥터스 룰 425항>에는 약에 대한 위험한 경고가 명시돼 있다. 이 내용에 따르면 “4종류가 넘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의학적 지식을 넘어선 예측 불가능한 영역에 있다.”고 명시돼 있다. 5종류 이상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어떤 부작용이 어떻게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렇듯 약에 대한 위험한 경고는 줄을 잇고 있지만 날로 복용하는 약의 개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약의 오남용이 심각한 나라로 분류되고 있어 경각심이 높다. 2014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이 3개월 이상 매일 복용하는 약의 개수는 1인당 5.3개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소비하는 약의 종류도 발표된 적이 있다. 2012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1위 약은 소화제, 위장약이다. 그 뒤를 잇는 2위 약은 고혈압 약, 당뇨병 약이다. 3위 약은 항생제, 감기약이고 4위 약은 진통제 등 신경계 분류 약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께서는 이들 약 중에서 몇 개를 드시고 계시는지?
혹시 조금이라도 체한 기가 있거나 머리가 아프면 곧바로 소화제를 챙겨 먹거나 두통약을 찾지는 않으시는지?
혹시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의 개수가 많을수록 안심이 되는 사람은 아니신지?
“바로 내가 그렇다.”며 맞장구를 치는 사람이라면 약을 남용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럴 경우 우리 몸에는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는 게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의 주장이다. 약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도 하지만 사람을 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약은 독이며, 임시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은 단기간 복용하는 것이 철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는 저서를 통해 “약은 우리 몸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범이고 우리 몸의 면역력을 낮추는 부작용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약은 되도록 먹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써야 할 때는 단기간에 최소한으로 써야 한다. 특히 5가지 이상의 약은 절대 한꺼번에 쓰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그 약이 우리 몸속에서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PART 2. 혈압이 높은데… 혈당이 높은데… 어쩌라고?
“당 뇨 때문에 혈당 강하제를 안 먹을 수가 없어요.”
“고혈압 때문에 날마다 혈압 강하제를 먹어야 합니다.”
아무리 약이 안 좋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당뇨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그럴 것이고, 혈압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도 그럴 것이다. 이럴 경우는 방법이 없을까?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는 “당뇨 때문에 고혈압 때문에 당장 약을 끊거나 줄이지 못하더라도 오로지 약만 의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례로 두통이 심할 경우 두통약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두통이 해소되는 듯하다. 그렇다고 두통이 나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두통약은 통증만 일시적으로 진정시켜 줄 뿐 결코 두통을 일으킨 근본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두통약 하나를 복용할 때도 심하게 아플 때 가끔씩 먹을 수 있지만 상습적으로 습관적으로 먹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두통약을 상습적으로 복용할 경우 우리 몸에서 면역을 담당하고 림프구 세포가 극도로 감소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돼 있기 때문이다. 림프구의 감소는 암 발생에 직·간접적으로 깊숙이 관여돼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고혈압도 마찬가지다. 당뇨도 그렇다. 혈압 약을 먹고, 혈당 약을 먹어도 고혈압이 치료되고 당뇨가 낫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는 “혈압이나 혈당치가 기준치를 넘으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약을 복용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증상을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 개선하려는 노력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으로 혈압을 낮추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으로 혈압이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약이 독이라고 해서 전적으로 필요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긴급하게 약을 써야 할 때도 분명 있다. 일례로 지나치게 혈압이 올라간 경우 강압제를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럴 때는 반드시 써야 한다.
또 통증이나 가려움증이 심각해 심한 고통을 동반하는 경우에도 당장의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약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당뇨병도 생활습관에 의해 유발된 2형 당뇨병과는 달리 인슐린을 분비할 수 없어 생긴 1형 당뇨병인 경우 약 복용은 불가항력적이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약은 되도록 응급용으로 써야 하고,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으로 위급한 상황을 벗어났다면 그 후에는 근본치료에 힘써야 한다.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는 그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약을 끊거나 줄이는 ‘약 감량 4주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PART 3. 약을 끊거나 줄이는 약 감량 4주 프로그램
오 카모토 유타카 박사가 제안한 약을 끊거나 줄이는 ‘약 감량 4주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복용하던 약을 당장 끊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약이 필요해진 질병의 근본 원인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해보고 그 속에서 질병의 단초가 될 만한 원인들을 찾아내 해결하자는 것이다.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가 밝힌 약을 끊거나 줄이는 4주 프로그램이 궁금하다면 다음을 참고하자.
● 첫째 주 : 약의 양을 반으로 줄이고 상태를 살핀다. 컨디션이 나빠질 것 같다면 성급히 줄일 필요는 없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줄여간다. 약의 종류와 복용 기간, 증상 정도에 따라 반으로 줄이기까지 2~3주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 기간 동안 가장 주의해야 한다. 이 기간을 잘 넘기면 반은 성공한 셈이다.
● 둘째 주 : 약의 양을 반으로 줄여서 아무런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시 반으로 줄인다. 즉 기존에 복용하던 양의 1/4로 줄인다.
● 셋째 주 : 약의 양을 1/4로 줄여도 이상이 없다면 다시 반으로 줄인다. 즉 기존에 복용하던 양의 1/8로 줄인다.
● 넷째 주 : 약의 양을 1/8로 줄여도 이상이 없다면 다시 반으로 줄인다. 즉 기존에 복용하던 양의 1/16로 줄인다.
이렇게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면 다섯째 주 이후부터는 약을 완전하게 끊어도 된다.
만약 많은 종류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약의 양을 줄이든, 양의 종류를 줄이든 상관없다. 또 모든 약을 완전히 다 끊기가 불안하면 다 끊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실천할 때 단순히 약의 양만 줄이는 노력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약이 필요 없는 몸 만들기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가 그 지침으로 추천하는 것은 크게 4가지다.
1. 생체리듬을 체크하라
우리 몸속에는 하루 사이클을 설정하는 생체시계가 내장돼 있다. 그 사이클에 따라 각종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약이 필요 없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일어나고 규칙적으로 먹고 규칙적으로 자야 하는 우리 몸속 생체리듬에 충실해야 한다.
물론 여러 모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규칙적인 생체리듬을 유지하라고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생체리듬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려울 것도 없다. 낮에는 최대한 몸을 많이 움직이고, 밤에는 질 좋은 잠을 통해 몸이 휴식을 취하도록 해주면 된다. 식사 또한 정해진 시간에 골고루 먹어 정교한 우리 몸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해주면 된다. 특히 식사를 할 때는 제철음식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2.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하라
약이 필요 없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마음가짐이다. 반드시 낫는다고 믿고 스스로 치유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암을 극복한 많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나을 수 있다고 믿었다.”는 말을 꼭 한다.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면 받아들이는 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기분 전환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해보자. 취미생활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다 좋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살기 위한 방법이라 생각하면 못할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3. 식생활 개선은 너무너무 중요~
대부분의 만성병이 발생한 기저에는 식생활의 문제가 관여돼 있다. 무엇을 먹는가 하는 문제는 건강의 바로미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뇨에도, 고혈압에도, 심지어 암에도 식생활이 미치는 영향은 30%가 훌쩍 넘는다.
약이 필요 없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도 올바른 식생활은 절대적인 요소다. 기본적으로 식사는 ▶되도록 제철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채소나 콩류, 해조류, 어패류를 중심으로 섭취하고 ▶육류, 기름, 염분, 당분은 가능한 피하는 식단으로 먹는 것이 좋다. 단, 등 푸른 생선에 함유된 기름 오메가-3는 동맥경화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4. 운동도 필수!
약을 끊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추천되는 운동은 가장 안전하고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하루 만보 걷기다. 기본적으로 걷기나 천천히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을 주로 하면서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을 곁들이면 좋다.
오늘도 눈뜨자마자 혈압 약을 먹고, 식후에 심장 약, 골다공증 약, 관절염 약, 위장약, 소화제까지 하루 평균 7~8개의 약을 먹는다는 사람이 참 많다. 나이 들수록 약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더 끈끈해진다.
그런 사람에게 약을 끊으라고 하면 손사래부터 치겠지만 안이하게 약에만 의존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약만 맹신해서는 결코 건강한 삶을 살 수 없음은 진리다. 약은 최대한 줄여야 하고 되도록 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오카모토 유타카 박사가 추천한 약이 필요 없는 몸 만들기 지침은 꼭 실천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