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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의학정보] 아토피피부염의 자가면역 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 중증 아토피피부염 희망 될까?

2015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138p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남동호 교수】

유년기부터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을 앓아 온 김완수 씨(가명, 36세 남자).

오랜 기간 전신 스테로이드제와 전신 면역억제제를 사용했다. 하지만 11살 경에 스테로이드 장기 사용으로 문페이스(moom face, 쿠싱증후군이나 합성부신피질 스테로이드 투여 중에 나타나는 둥글게 된 얼굴 모양) 현상이 나타났다. 그 후 녹내장, 백내장 등의 합병증이 생겼고 결국 시력을 잃었다. 외관상 거친 피부, 과체중, 실명 때문에 군 복무를 할 수 없었고, 결혼도 어렵고 취직도 쉽지 않다. 최근에는 2년 넘도록 전신면역억제제 치료를 했음에도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고 있어 몸뿐 아니라 마음마저 고통스럽고 우울하다.

최근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아토피피부염의 중증 악화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의 수가 매년 평균 11%씩 꾸준히 증가(2007~2012)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는 전신 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 등의 약물로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시키는 수준이다.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 보니 증상은 쉽게 호전되지 않고, 장기간(평생) 약물을 사용해야 하기에 전신적인 부작용 위험이 늘 뒤따르며, 이로 인한 고통으로 삶을 비관해 자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위한 희소식이 들려왔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남동호 교수팀이 국내에서 최초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뚜렷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치료법, 일명 ‘자가면역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을 개발한 것이다.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자가면역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은 과연 새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자가면역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이란?

‘자가면역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은 환자의 혈장에서 특정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면역글로불린 IgG)만을 순수 분리해 환자 본인에게 다시 근육주사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으로 환자-맞춤형 면역조절치료법이다.

이미 과거에 정상인의 면역글로불린을 이용한 면역조절 치료법이 제시된 적은 있지만, 질병치료의 목적으로 환자 자신의 면역단백질을 혈액으로부터 분리하여 다시 환자에게 주사한 치료기술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아 환자 중 약 70%는 나이가 들면서 사춘기 이전에 저절로 아토피피부염이 낫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연구자들은 성장 과정에서 능동적인 면역관용이 유도되어 환자 스스로 질병으로부터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인체의 자연치유력, homeostasis)이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남동호 교수팀은 이점에 착안했다. 자연치유 기전으로서의 면역관용을 인공적으로 유도하여 질병을 치료하면 어떨까?

남동호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로부터 분리한 면역글로불린 단백질을 환자 자신에게 소량씩 반복하여 근육주사로 투여할 경우 병적인 면역글로불린의 항원인지 부위(이디오타입, idiotype)에 대한 능동적인 면역반응(항이디오타입 면역반응)을 유도해 면역 이상을 교정하고, 질병을 근본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입증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한다.

남동호 교수팀은 2013~2014년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자가면역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을 4주간 실시했다. 치료 후 4주, 8주, 12주에 아토피피부염의 임상적 중증도 평가와 혈액분석 검사를 시행한 결과 ▶중증도 감소 ▶혈중 총 IgE(면역글로불린) 항체의 감소(면역조절) ▶치료 종료 후 8주 이상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 효과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호 교수는 “현재 할 수 있는 표준의학적 치료를 모두 시행해도 증상이 충분히 호전되지 않아 정상생활을 못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돼 지내는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상당히 많다.”며 “이런 환자를 위한 효과적 치료법을 찾기 위해 지난 10년간 새로운 면역치료법을 개발하고자 노력해왔다.”고 말한다.

이같은 시도는 지금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 남동호 교수팀은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질병 발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면역이상과 알레르기를 근본적으로 교정하여 질병을 호전시키는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치료법은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예상보다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어 의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가면역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의 특장점

남동호 교수는 “자가면역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은 치료가 종료된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치료 효과가 지속된다.”며 “기존의 약물치료나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활발히 개발하고 있는 단클론 항체를 이용한 면역조절 치료법과 비교하여도 우수한 환자-맞춤형 신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특장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장기간 치료 효과 지속

4주간의 단기간 치료가 종료된 이후에도 임상 증상의 호전이 2~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지속된다. 현재 개발된 치료법 중에 4주간의 단시간 치료로 2개월 이상 치료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법은 매우 드물다.

2. 부작용 적은 안전한 치료

치료에 사용한 물질이 환자 자신의 혈액으로부터 분리된 면역글로불린 단백질이므로 부작용 발생의 가능성이 매우 낮고 안전하다.

3. 자연적인 치료법

화학약물을 사용하는 기존의 치료법과 달리 환자 자신의 혈액으로부터 전체 면역글로불린 G(IgG) 단백질을 순수 분리하여 동일 환자에게 근육주사하는 자연적인 치료법이다.

4. 환자-맞춤형 치료

환자 개인마다 다양한 면역 이상을 특이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고안된 새로운 형태의 환자-맞춤형 치료 기술이다. 알레르기 혹은 면역질환에서 임상적으로 효과를 확인한, 진정한 의미에서 최초의 환자-맞춤형 치료 기술이다.

5. 시행 방법이 용이

환자의 혈액으로부터 자가면역글로불린 단백질을 분리하는 과정은 프로테인 A(Protein A)를 이용한 흡착크로마토그래피라는 간단한 방법을 통해 원스톱으로 손쉽게 분리할 수 있어 실제 임상 적용이 용이한 치료 방법이다.

6. 기존 약물치료 혹은 면역조절치료 기술을 대체할 신기술

혈중 내 총 IgE 농도가 치료 전보다 치료 종료 후 8주간 이상 장기간 감소해 알레르기의 호전 효과를 보인다. 현재 사용 중인 면역억제제, 알레르겐 면역요법, 최근 개발된 단클론 항체치료제도 이러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다.

치료 증례

<증례 1>

유년기부터 지속된 전신 피부를 침범한 중증 난치성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36세 남자 환자. 스테로이드 장기사용으로 중심성 비만과 녹내장이 동반되었으며 미혼에 실업상태로 최근 2년 이상 전신면역억제제(cyclosporine) 치료에도 뚜렷한 호전이 없었다.

● 치료 효과: 자가면역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 치료 6개월 후 아토피피부염 임상적 중증도(SCORAD)가 83.4% 감소, 말초혈액 총 호산구수 97.1% 감소, 혈청 총 IgE 농도 62.1% 감소되었고, 전신면역억제제(cyclosporine) 치료는 주사 종료 5개월 후 완전히 중단하였다.

<증례 2>

중증 아토피피부염의 악화로 3년간 2차례 입원 치료 병력이 있는 23세 남자 환자로 최근 2년 이상 지속적인 전신면역억제제(cyclosporine), 알레르겐 면역요법 치료와 함께 간헐적인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 중임에도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았다.

● 치료 효과: 자가면역글로불린 근육주사요법 치료 15개월 후 아토피피부염 임상적 중증도(SCORAD)가 84.3% 감소, 말초혈액 총 호산구수 94.4% 감소, 혈청 총 IgE 농도 76.6% 감소하였고, 전신면역억제제(cyclosporine)와 경구 스테로이드제는 주사 종료 8개월 시점부터 완전히 중단하였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스위스에서 발간되는 122년 역사를 가진 피부과분야의 SCI 국제학술지 <Dermatology>에 올해 6월에 발표되었고, ‘Editor’s choice’로 선정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이 연구는 새로운 면역치료법의 실제 임상 적용을 목표로 무작위 이중맹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남동호 교수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였고,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연구원으로 연수했다. 세계 최초로 비알레르기성 천식과 연관된 자가면역 표적 항원 단백질을 규명(2002)하였으며, 중증 천식과 연관된 자가면역 표적 항원 단백질을 규명(2006)하였고, 난치성 아토피피부염에서 알레르겐을 이용한 새로운 복합면역요법의 임상효과를 보고(2008)한 바 있으며, <기관지천식 환자에서 자가면역병인 기전에 관한 연구> <아토피피부염에서 새로운 면역치료 방법>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아주대 의대 알레르기내과 주임교수 겸 임상과장으로 기관지천식, 알레르기질환, 자가면역질환을 전문으로 진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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