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청담하버드심리센터연구소 최명기 소장】?
치솟는 물가, 얇아진 월급봉투…. 얼어붙은 경제사정 때문일까? 새해가 돌아와도 도무지 흥이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다. 20대 청년부터 60~70대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두들 팍팍한 세월을 살아내느라 많이 힘들다. 이럴 때 누군가로부터 위로라도 받으면 한결 힘이 난다. 의욕이 생긴다. 그런데 만약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스스로를 위로해보면 어떨까? 어차피 세상의 중심은 ‘나’아닌가? 못나도 내 삶이고, 잘나도 내 삶이다. 내 삶의 주인공은 어차피 나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올 한 해에는 수시로 나를 위로해보자. 나를 격려해보자. 힘든 시대, 내가 내게 보내는 위로에도 내 삶은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도 있을 테니까.
나에게 위로가 되는 10가지 방법
아이의 문제행동을 고치기 위해서는 문제행동에 관심을 두는 대신 좋은 행동에 관심을 두라는 말이 있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괴로운 일이 있으면 우리는 계속 거기에 매달려 해결하고자 한다. 그런데 계속 매달린다고 해서 해결이 될까? 차라리 잠시라도 잊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다. 뭔 짓을 해서든 한 순간이나마 걱정거리를 잊어야 할 때가 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잘하는 것을 하다 보면 고통을 잊게 된다. 때로는 과거에서 위로를 찾아야 할 때도 있다.
올 한 해에는 다음 10가지 방법으로 괴로움을 잊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자.
1. 나보다 불행한 사람을 찾아본다. 2. 퇴행이 당신을 행복하게 한다 3. 원수를 부숴버리는 상상을 한다. 4. 선행을 하면 어떨까? 5.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자. 6. 행복할 때 최대한 즐겨라. 7. 10명이 모였을 때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8. 거짓말을 한다. 9. 하루 종일 쉬어보자. 10.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어본다.
1 나보다 불행한 사람을 찾아본다
남의 불행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것은 왠지 비열한 짓 같다. 하지만 나보다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만약에 주위에서 나보다 불행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면 인터넷이나 신문 사회면에서 그날의 가장 불행한 사람을 찾아보자. 최소한 그 사람보다는 내가 행복한 것이다.
2 퇴행이 당신을 행복하게 한다
성숙된 인간은 점잖아야 하는 장소에서는 점잖고 무너져야 하는 장소에서는 무너질 수 있어야 한다.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무조건 항상 엄숙한 인간은 성숙한 인간이기는커녕 미숙한 인간이다.
그러한 무너짐을 심리학에서는 ‘퇴행’이라고 부른다. 너무나 힘든 순간에 그 순간을 잊기 위해서 때로는 퇴행이 필요하다. 소리 질러 노래를 부르건, 단 것을 먹건, 자신을 잊을 때까지 술을 마시건 때로는 퇴행이 나를 위로해준다.
3 원수를 부숴버리는 상상을 한다
우리 심리센터 놀이치료실에는 고무 펀칭백이 있다. 아이건 어른이건 화가 나서 온 이들은 한 번씩 펀칭백을 두들겨 본다. 어떤 아이들은 고무 펀칭백에 옆차기를 날린다. 요새는 구하기 어려워서 준비를 못하고 있지만 격파용 송판을 부수게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인간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인간이다. 원수의 얼굴을 종이에 그려놓고 찢어버려도 좋다. 원수라고 생각을 하고 고무인형을 바늘로 찔러도 좋다. 조금은 마음이 후련해질 것이다.
4 선행을 하면 어떨까?
불행하고 힘들어지면 우리는 자신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인간이라고 여기게 된다. 그런데 그때 구걸하는 이에게 천 원짜리 한 장이라도 주고 나면 기분이 나아진다. 남을 위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게 된다. 우리는 불행하고 힘들 때 남의 도움을 받고 싶어진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 순간 남을 위해서 뭔가를 하는 것 역시 나에게 위로를 준다.
5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자
필자가 아는 어떤 사람은 어느 날 자신의 주민등록증 사진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고 했다. 급하게 찍어 사진이 잘 안 나와서 당시에는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까 당황스러운 느낌마저 너무 좋은 추억으로 떠올랐다고 했다.
현재가 너무 괴로울 때는 과거의 행복을 회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옛날 사진을 봐도 좋고, 옛날 동료와 전화를 해도 좋고, 옛날에 들었던 음악, 옛날에 봤던 영화를 다시 한 번 경험해도 좋다.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었던 추억의 장소에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6 행복할 때 최대한 즐겨라
지금은 살찐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지방을 원수처럼 여긴다. 하지만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기 전에는 인류의 생존에 지방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뭐가 되었건 영양분은 몸 안에서 모두 지방으로 바뀌어서 저장이 된다. 삼겹살이나 치킨을 먹어야 살이 찌는 것이 아니다. 밥이 되었건, 술이 되었건 뭐든지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지금 한 끼를 먹으면 언제 또 밥을 먹게 될 지 알 수 없었던 과거에는 뭔가 먹을 수 있을 때 잔뜩 먹고 지방으로 저장을 해야만 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지금 행복할 때 최대한 즐겨놓아야 나중에 불행이 닥쳤을 때 버텨낼 수 있다.
7 10명이 모였을 때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뭔가 자신이 잘하는 것이 있을 때 자긍심을 느낀다. 그런데 100명이 있을 때 그 중에서 뭔가를 잘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재능이 필요하다. 100명 중에서 노래를 제일 잘 부르기란 쉽지 않다. 100명 중에서 힘이 제일 세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10명 중에서 노래를 제일 잘 부르기란 그보다 쉽다. 10명 중에서 힘이 제일 세기도 그보다 쉽다. 그런데 우리가 몰려다니는 무리는 대체적으로 10명 내외다. 만약에 나머지 9명은 못하고 나는 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잘하건 못하건 10명 중에서는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다.
8 거짓말을 한다
범죄자 중에도 빈집을 터는 이들이 있고 남에게 사기를 치는 이들이 있다. 빈집털이범은 계속 빈집을 털고 사기꾼은 계속 사기를 친다. 그런데 사기꾼 중에서도 신분사기만 반복적으로 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을 다른 신분으로 위장하고 남들이 자신을 우러러 봐줄 때 살아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범죄 수준이 되면 안 되겠지만 불행할 때 행복한 척 하는 것, 없는데 있는 하는 척 하는 것도 내 기분을 업(up)시키는 데 때때로 도움이 된다.
9 하루 종일 쉬어보자
불행하면 불행을 벗어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런데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이의 심정은 마치 10:0으로 점수가 벌어져서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더 이상 나올 투수가 없어 마운드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패전투수의 마음과 같다. 지치고 힘들 때, 힘들고 괴로울 때 하루쯤 쉬는 것도 필요하다.
10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어본다
지금 우리가 듣는 대부분 대중음악에는 드럼 소리가 들어간다. 드럼소리는 우리를 흥분하게 한다. 북소리는 용기를 주고 희망을 준다. 드럼소리가 그런 효과를 지니는 이유는 심장의 박동을 연상시켜서라는 주장이 있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 있는 내내 엄마의 심장 박동소리를 듣게 된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심장 박동을 재현하는 드럼소리에 흥분한다.
그런데 필자의 환자 중에는 힘들 때 청진기로 자신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위안을 얻는다는 분이 실제로 있다. 앞서 9가지 방법 중 그 어느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었다면 마지막으로 청진기로 자신의 심장소리를 한 번 들어보자.
이 세상에 끝이 없는 불행은 없다!
현재의 불행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힘들고 괴로울 때는 끝이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이 세상에 끝이 없는 불행이란 없다. 시간이 흐르면 괴로움 역시 바래지게 마련이다.
흔히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치가 떨린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런데 10년 전, 20년 전에 있었던 일 중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치가 떨리는 일은 거의 없다. 기억으로는 남아 있더라도 감정이 그때 같이 똑같이 되살려지지는 않는다.
스스로 위로하면서 순간순간 넘기다 보면 불행한 시기가 지나가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올 한 해 괴로운 일이 닥쳐올 때면 다음의 10가지 방법으로 스스로를 위로해보자. 1. 나보다 불행한 사람을 찾아본다. 2. 퇴행이 당신을 행복하게 한다. 3. 원수를 부숴버리는 상상을 한다. 4. 선행을 하면 어떨까? 5.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자. 6. 행복할 때 최대한 즐겨라. 7. 10명이 모였을 때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8. 거짓말을 한다. 9. 하루 종일 쉬어보자. 10.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