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박현주 작가】
그녀가 다 잊은 줄 알았습니다.
지난 사랑은 깨끗이 잊고 이제 완전히 내 사람이 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직도 그녀는 그 사람을 완전히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저한테 먼저 뭘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가 아닌데,
오늘 따라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먼저 전화를 했더군요.
그래서 아무리 바쁜 일이라도 일단 제쳐두고 그녀에게 갔죠.
그런데 차를 타고 가는 내내 한 마디도 안 하고 창밖만 물끄러미 바라보며,
슬픔이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는데,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고작 기사 노릇인가 하는 생각에
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섭섭했습니다.
한동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그녀,
사실은 오늘이 예전에 헤어진 그 사람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펑펑 울어버리는 그녀.
“나 신경 쓰지 말고 실컷 울어. 그렇게 해서 네 속이 시원해진다면…”
그리고는 그녀가 울음소리에 신경 쓰여서 혹시라도 애써 눈물을 참을까봐 음악 소리를 크게 키웠습니다.
사랑이란…
그녀가 실컷 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
마음으로는 저도 함께 울고 있었다는 걸 그녀는 알까요?
박현주는 SBS FM<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작가생활을 시작해 지금은 SBS FM<정지영의 스위트 뮤직박스>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 글은 달콤 쌉싸름한 사랑, 그 이름으로 빛나는 <사랑에 관한 101가지 정의>(책만드는 집 刊) 중의 일부분을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