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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을 이기자] ‘젊은 당뇨’ 급증세 도대체 왜?

2009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황금호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당뇨병클리닉 김광원 교수】

【도움말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차봉수 교수】

당뇨병은 췌장소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없을 경우 생긴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고통을 겪는다. 당뇨 인구는 전체 인구의 8~10%에 이른다. 1950년대 0.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당뇨병 사망자는 1983년 인구 10만 명 당 4.3명이었으나 2002년 25.1명, 2006년 23.7명에 달한다.

20~30대 ‘젊은 당뇨’는 악성 당뇨

삼성서울병원 당뇨병클리닉 김광원 교수는 “전체 환자의 약 60%가 당뇨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낸다.”며 “증세가 없어도 고위험군에 속할 땐 자주 당뇨병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북유럽에선 당뇨병 유병률이 나이가 많아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커브’를 보인다. 특히 20~30대 젊은 당뇨 환자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김 교수는 “젊은 당뇨는 이들의 평균 체중이 늘어나는 속도와 평행선을 긋는다.”며 “청소년기 비만이 20대 당뇨병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운동 부족과 잘못된 생활습관도 원인이다. 발병 잠재력은 30대까지 이어진다. 서구보다 당뇨병 발병 연령이 10년쯤 빠른 셈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차봉수 교수는 “20~30대 환자들은 당뇨약을 잘 먹지 않고 혈당이 높아져도 무시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 당뇨는 대사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악성 당뇨”라고 지적했다.

사춘기가 당뇨의 ‘터닝 포인트’

성인당뇨는 예전엔 비만 30%, 비만이 아닌 경우 70%로 알려졌다. 요즘은 비만이 대다수다. 차 교수는 “사춘기 이전엔 당뇨가 잘 생기지 않는다.”며 “15세 넘은 당뇨 환자들의 공통적 특징은 비만이 많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사춘기가 당뇨의 ‘터닝 포인트’라는 것이다.

당뇨는 생활습관병이다. 10~20년 계속된 라이프스타일에 문제가 있어 생긴다. 약물치료와 운동, 생활습관 관리를 함께 해야 치료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차 교수는 “특히 당뇨는 혈당 조절보다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동반질환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뇨 초기 환자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게 제1치료 수칙이다. 식사는 천천히 하고 운동시간을 내는 여유도 가져야 한다.

차 교수는 “조기유학을 떠난 청소년들이 당뇨를 앓는 경우가 있다.”며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는 데다 공부 스트레스가 심한 탓”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예민하고 다혈질인 환자인 경우 당뇨 상태가 나빠지고, 낙천적인 환자는 더 심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명상과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제때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도 당뇨 치료에 효과적이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유산소운동은 실내자전거든, 걷기운동이든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일주일에 3~4회 하되, 짧게 10분씩 하지 말고 40?60분씩 한다. 운동 강도는 자신의 수준에 맞춰 하면 된다. 짧은 거리는 걷고, 무겁지 않은 짐은 직접 들자. 운동을 생활화해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체중 조절, 유산소·근력운동해야

아침을 거르는 것은 당뇨병에 좋지 않다. 매끼 반찬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적어도 반찬 3~4가지를 준비한다. 자신에게 알맞은 체중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식사량이 적당하다. 고지방, 고과당, 고탄수화물인 패스트푸드는 당뇨 환자에게 좋지 않다. 차 교수는 “나이 든 당뇨환자는 요요현상이 반복되면 몸이 나빠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당뇨병을 앓는 노인들은 너무 엄격하게 치료하다 저혈당이 오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김 교수는 “인터넷에 ‘한 달이면 당뇨병 치료된다’ ‘해당화뿌리·굼벵이가 특효약’이라는 광고에 유혹되는 환자들이 있다.”며 “당뇨병에 좋다는 민간요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아당뇨(1형 당뇨)와 성인당뇨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1형 당뇨는 혈액의 포도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소아당뇨를 앓게 되면 소변양이 많아지고, 살이 쭉 빠지게 된다. 때에 따라 당뇨병성 혼수가 온다.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게 소아당뇨의 주요 원인이다.

김 교수는 “소아당뇨는 전체 당뇨환자 400만 명의 1~2%인 4만 명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백혈병보다 훨씬 심각하고 귀찮은 병”이라고 말했다. 부모가 자녀를 하루 종일 관리해야 하므로 가족 전체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차 교수는 “소아당뇨는 기름 없는 살코기 등 고단백식으로 포만감을 줘서 비만을 억제해야 한다.”며 “섬유소는 평소 먹는 습관의 3배 이상 먹으면 좋다.”고 당부했다.

당뇨병 전 단계는 혈당 100?125이지만, 100이 넘으면 ‘경계 신호’가 온 것이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우선 자신의 위험도부터 파악하자. 비만이나 가족력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직계가족 중 당뇨 환자가 있거나 당뇨가 없어도 고혈압, 심장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면 고위험군이다.

또 평소 운동을 하는지, 스스로 고혈압·고지혈증·콜레스테롤·지방간 등 만성질환이 있는지 체크해 본다. 차 교수는 “당뇨 전 단계에서 주로 나타나는 신호가 만성대사질환”이라며 “특히 혈중에 중성지방이 올라가는 것이 위험신호”라고 강조했다. 인슐린 호르몬의 분비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지 여부로 고위험군인지 파악할 수 있다. 직계가족에 환자가 있으면 당뇨가 생길 확률은 30~40%였으나 최근 그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10년 빨리 당뇨가 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당뇨에 대한 잘못된 상식 4가지

● 증세가 없으면 치료할 필요 없다?

대부분 당뇨병 환자는 증세가 없다.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소변양이 많아지는 증세는 당뇨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나타난다. 합병증은 야금야금 파고든다. 그렇게 지내다 얼마 후에야 본색을 드러낸다. 증세가 없어도 당뇨병은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 단방약單方藥을 찾는다?

흔히 당뇨병에 걸리면 마치 몸에 붙어 있는 혹을 떼어버리듯 완전히 없애버리려고 한다. 한 번 치료로 완치하는 약은 없다. 핏속에 있는 포도당은 없애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핏속에 포도당이 없으면 저혈당으로 사람이 죽는다. 적당한 정도가 있어야 사람이 살아갈 수 있다.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하면서 사는 것이 당뇨병 치료다.

● 한 번 먹으면 평생 약을 못 끊는다?

혈당이 높으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시키면 당뇨 치료약은 끊어도 계속 정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혈당이 정상으로 떨어질 기회가 줄어들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 치료약을 사용해야 할 땐 용량이 늘어난다.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의 당뇨병 환자가 수십 년간 복용하고 있다. 당뇨약의 부작용이 1이라면, 혈당 조절로 얻는 이득은 10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 완치는 불가능하다?

당뇨병은 생활습관병이다. 부적당한 식사, 움직이지 않는 습관,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생활습관 개선 없이 어떤 첨단 치료법도 소용없다. 첨단 치료법이 언제쯤 현실화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보다 잘못된 생활습관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한다. 생활습관 개선이 첨단 치료법보다 더 이득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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