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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혈관이 구불구불~ 하지정맥류 탈출법

2009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황금호 131p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심장혈관센터 곽영태 교수】

할인마트에서 일한 지 7년째인 박민용 씨(52·서울 구로구 독산동)는 수년 전부터 다리가 무겁고 피곤한 데다 혈관이 구불구불 튀어나와 치마를 입을 수 없었다. 대학 졸업반인 큰딸과 수험생인 둘째딸을 둔 박 씨는 생업에 바빠 병원을 찾지 못했다. 주변 동료 중에는 박 씨 같은 증상으로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이들도 있었다. 박 씨는 둘째딸이 수능을 본 후 치료를 시작할 생각이다. 우선 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의료용 기기 판매처에서 고탄력 압박 스타킹을 샀다. 압박 스타킹을 신으면 다리가 덜 피곤하다는 말을 들어서다.

걷기운동 Yes! 웨이트트레이닝 No!

대형마트에서 일하거나 교사, 외과의사 등이 흔히 걸리는 질환이 하지정맥류다. 이 직업군의 공통점은 하루 종일 서서 일한다는 것이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심장혈관센터 곽영태 교수는 “임신과 출산, 다리 부상, 비만, 피임약 복용 등도 원인”이라며 “군대에서 축구를 하다 공에 맞아 판막이 망가지거나 판막·혈관 기형으로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이 확장돼 구불구불하게 핏줄이 드러나 보이는 질환이다. 우리 몸에는 혈관이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심장에서 나가는 피가 지나가는 길인 동맥, 맨 눈엔 보이지 않지만 세포의 산소와 영양분을 교환시켜주는 모세혈관, 심장으로 들어오는 피가 지나는 길인 정맥이 그것이다.

정맥류는 기능적으로 볼 때 정맥 안에 있는 판막의 손상으로 생긴다. 이 정맥 안에 있는 판막의 기능은 다리에 있는 혈액이 심장쪽으로 올라갈 때 다리쪽으로 거꾸로 흐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즉 판막 기능이 정상이면 다리까지 왔던 피가 심장쪽으로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해준다.

곽 교수는 “남성과 여성 환자 비율은 비슷하나 여성이 약간 더 많은 편”이라고 밝힌다. 여성 호르몬의 분비로 가는 혈관이 생기고, 임신을 하면 배의 혈관이 눌려 다리에서 올라오는 혈액이 장애를 받아 굵은 혈관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유전은 극히 일부다. 가족력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하지정맥류는 증상이 없고 혈관만 튀어나오거나,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거나, 발바닥이 화끈거리고,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한다. 심하면 복사뼈 근처의 피부가 변색해 피부에 궤양이 생기고 피가 날 수 있다.

압박스타킹 착용하면 다리 피곤 풀린다곽 교수는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를 피하고,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40분 가량 운동하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곽 교수는 “운동을 하면 근육 속에서 신부정맥을 짜주기 때문에 정맥류로 가는 혈액의 양을 줄여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곽 교수가 추천하는 운동 1순위는 걷기. 수영은 중력에 반하므로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한다. 그는 또 “헬스클럽에서 웨이트트레이닝, 역도 등 복압이 높아지는 운동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자에 앉을 땐 다리를 꼬지 말고 가끔 스트레칭이나 발목 운동을 하면 좋다. 1시간에 5분쯤 스트레칭을 해준다. ‘찜질방 마니아’들은 경계가 필요하다. 사우나 같은 지나치게 더운 환경에 오래 있으면 하지 혈관이 확장될 수 있다. 여성들은 복부가 심하게 조이는 코르셋이나 꽉 끼는 스키니 진 같은 청바지를 입지 않는 편이 낫다.
압박 스타킹은 수술 후 2~3개월 간 착용하면 재발을 줄여준다. 밤에 잘 땐 벗되, 하루 종일 착용하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술을 많이 마시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소량의 술은 상관없다. 비만 환자는 피하지방이 많아 치료에 상당히 애를 먹고 증상도 심해진다. 하지정맥류는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것이다. 치료 후엔 다리가 예뻐지는 미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경화요법·수술요법으로 개선 초기치료 망설이지 마세요!

하지정맥류 환자 중에는 스스로 증상에 익숙해져 별 무신경인 경우가 많다. 20~30년간 내버려두다 오는 환자도 있다. 곽 교수는 “자녀들이 억지로 모시고 오면 ‘아무 이상 없는데 왜 치료받으라고 하냐?’며 짜증내는 이들도 있다.”며 “증상이 없다고 치료를 자꾸 미루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경과하면 수술로 완벽한 제거가 어렵고 치료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 환자도 막상 치료 후엔 ‘내 다리가 이렇게 가벼웠구나~’ 하면서 좋아한다.

정맥류 진단은 혈관 초음파와 컴퓨터 촬영으로 어느 부위 정맥의 판막이 망가졌는지, 그 혈관들은 어디와 연결되었는지를 알아낸 후 치료법을 정한다.

정맥류 치료는 크게 수술요법, 경화요법이 있다.

▶정맥류 수술법은 우선 예전부터 해오던 국소 절개와 스티리핑(Stripping)이 있다. 혈관 안에 가늘고 긴 철사를 넣어 혈관을 훑어내린다. 효과가 확실하고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절개 부위가 많고 수술 후 통증이 심하다.

▶두 번째 수술법은 레이저나 광 투시 또는 고주파 기술을 사용해 정맥류가 있는 혈관을 없애주는 것이다. 흉터가 거의 없고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 수술 후 통증이 적어 2~3일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의료보험은 적용되지 않고, 일부 민간보험 의료비 혜택은 받을 수 있다.

▶경화요법은 정맥 내에 가는 바늘의 주사기로 약제를 주입해 혈류가 통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곽 교수는 “굵은 혈관을 시술할 경우 약제가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가 멀쩡한 혈관이 망가질 수 있다.”며 “경화요법은 가는 혈관이나 판막이 많이 망가지지 않았을 경우, 거미줄 모양의 정맥류를 시술할 때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수술 후 남아 있는 정맥류도 경화요법으로 치료한다.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수술 후 합병증은 피하 출혈이 있을 수 있지만 2~3주면 없어진다. 간혹 수술 부위에 감각이 둔해지긴 하나 6개월 내 대부분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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