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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클리닉] 젊은 고혈압 급증세 도대체 왜?

2015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꽃핌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도움말 | 로엘의원 이택연 원장

고혈압 환자라고 하면 대개 나이 든 노년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30~40대 젊은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으며, 20대에서도 고혈압 진단을 받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노화로 인한 병으로 알고 있던 고혈압이 젊은층에서도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젊은 고혈압 환자의 똑똑한 고혈압 관리법을 알아보았다.

노인성 고혈압이 젊은층에도?

잘 알고 있듯이 고혈압은 노인성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머리는 희끗희끗해지고 피부는 쭈글쭈글해지듯 몸속에 있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혈관에도 똑같이 노화가 일어난다. 오래돼 낡은 수도 파이프에 때가 끼듯이 혈관에도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동맥경화’다.

로엘의원 이택연 원장은 “나이가 들면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은 딱딱해진다. 혈관이 부드러우면 심장에서 피를 내보낼 때 혈관이 늘어나면서 압력을 흡수할 수 있지만, 혈관이 딱딱해지면 늘어나기가 어려워져서 그 압력이 고스란히 혈관 내에 전달되는데 이것이 바로 고혈압”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고혈압이 요즘은 30~40대에서 늘어나고 있고, 20대에서도 빈번해지고 있다. 이유가 뭘까?

이택연 원장은 “동맥경화가 오는 원인은 핏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기 때문이다. 혈관에 쌓일 정도로 핏속에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을 ‘고지혈증’이라고 한다. 즉 고지혈증 때문에 동맥경화가 오고 동맥경화 때문에 고혈압이 온다.”면서 “최근 들어 젊은 고혈압 환자가 많다는 것은 젊은층에 고지혈증이 많아져서 동맥경화가 빨리 일어나고 있고, 그로 인해 혈압이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고혈압을 일으키는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가 빨리 오는 이유는 서구화된 음식, 불규칙한 생활습관, 음주, 흡연,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등이다.
이택연 원장은 “젊은층의 고혈압도 결국 노인성 고혈압과 같은 것이며, 빨리 치료를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고혈압 치료의 목적은 심장 사수!

대부분의 젊은 고혈압 환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 “고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나는 안 먹고 싶다. 젊은 나이에 약을 먹으면 내가 중환자가 된 느낌이다.”

특별한 증상도 없는 고혈압! 그냥 놔둬도 되는 걸까? 이택연 원장은 “고혈압을 치료해야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치료의 중요한 목적은 심장을 보호하는 데 있다.”며 “심장이 두꺼워지지 않도록, 넓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고혈압을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심장 입장에서 고혈압을 한 번 이해해보자. 온몸으로 피를 내보내야 하는 심장 입장에서는 혈압이 높은 쪽으로 피를 보내는 것이 낮은 쪽으로 보내는 것보다 힘들다. 힘들다고 심장이 일을 안 할 순 없다. 심장이 멈춘다는 건 곧 죽음이기 때문이다. 결국 힘들게 혈압이 높은 쪽으로 피를 보내다 보면 심장 근육이 두꺼워진다.

우리 몸의 골격근이 두꺼워지면 멋진 근육맨이 되지만,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면 심장은 더 많은 피와 산소가 필요해져 결국 협심증이라는 병이 온다.

이택연 원장은 “심장 근육은 두꺼우면 협심증이 생기고, 이것을 심장이 장기간 버티다 지치면 결국 심장이 늘어나 심부전이 온다. 심부전이 오면 숨이 차기 시작하는데 이땐 병원에 가도 심장을 회복시킬 수가 없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고혈압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혈압약이 두려운 젊은 고혈압 환자,?대안은?

젊은 고혈압 환자가 치료를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는 평생 먹어야 한다는 고혈압 약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

이택연 원장은 “고혈압은 약물만으로 치료되는 것이 아니다. 운동과 음식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하지만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먼저 약으로 정상혈압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여기에 얼마든지 운동하고 음식치료를 잘하면 약은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음식치료와 운동으로 고혈압약을 줄인 J 씨의 사례를 들어보자.

교회에서 성가대 지도를 하던 J 씨(45세). 언제부턴가 고음을 낼 때 가끔 뒷목이 당기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병원에서 혈압을 쟀는데 수축기혈압이 149가 나왔다. 고혈압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과 함께 고혈압약을 처방받았다. 처음에는 피곤할 때만 먹고 꾸준히 먹지 않았다. 혈압은 계속 고공 행진이었다. 안 되겠다 싶어 약을 꾸준히 먹기 시작했다. 맵고 짠 음식을 피하며 고혈압 관리 식사법을 실천하고, 걷기·등산·산책 등 유산소 운동도 꾸준히 했다. 3개월도 안 돼 혈압이 125로 떨어졌다! 혈압약도 반 알로 줄었다! 음식과 운동만으로도 혈압이 낮아지고, 먹던 고혈압약의 양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건강관리에 자신감도 생겨 요즘 살맛이 난다.

J 씨가 꾸준히 실천해 혈압을 낮추고 약의 양도 줄였던 식사법과 운동은 무엇이었을까? 이택연 원장은 “미국의 심장학회에서 고혈압 치료를 위해 제시한 음식 처방이 있다. 그것을 ‘대시 식사법(DASH :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고혈압 방지를 위한 음식 치료)’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대시 프로그램은 14가지이다. 이것을 한국화해보니 14가지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그것을 한국화해서 12가지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12가지 고혈압 관리 식사법과 운동 처방은 다음과 같다.

고혈압 관리 식사법으로~?한국형 대시 식사법 12가지

1.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한 하루 권장 열량을 섭취한다. 성인 하루 권장 열량은 남성 2500칼로리, 여성 2000칼로리다. 하루 권장 열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과식이나 폭식을 하지 않는다.

2. 음식은 가능한 한 영양소 밀도가 높은 음식을 먹는다. 영양소 밀도가 높은 음식에는 과일(사과, 오렌지, 살구, 배, 바나나, 블루베리, 자두 등), 채소(브로콜리, 양파, 당근, 시금치, 양배추, 호박, 고구마, 가지 등)가 있다.

3. 될 수 있으면 고체 지방의 섭취를 줄인다. 고체 지방에는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이 많은데 이들이 동맥경화를 악화시킨다. 이택연 원장은 “고혈압이 오는 이유인 동맥경화와 고지혈증이 안 생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 기름은 액상 기름을 섭취한다. 액상 기름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카놀라유, 올리브유, 포도씨유, 참기름, 들기름 등이 있다.

5. 당분이 들어있는 간식을 줄인다. 당분은 몸에 지방을 축적해 노화를 촉진한다.

6. 정제된 곡물의 섭취를 줄이고, 통곡물을 먹는다. 통곡물을 섭취하면 통곡물에 풍부한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을 섭취할 수 있다.

7. 소금 섭취를 줄인다. 국, 찌개, 장류, 젓갈류 등을 줄인다.

8. 술은 될 수 있는 한 마시지 않는다. 맥주 350cc(2 맥주컵) 이하, 소주 150cc(3 소주잔) 이하, 양주 45cc(1.5 양주잔) 이하로 마신다.

9. 우유 및 유제품은 될 수 있는 한 무지방이나 저지방을 먹는다. 우유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므로 가능한 한 무지방이나 저지방을 먹는다.

10. 육류를 먹을 때는 가능한 한 가금류(닭, 오리, 칠면조 등)나 생선을 먹는다. 육류는 붉은 고기보다 흰살 고기를, 생선은 크기가 작은 생선을 먹으면 좋다.
11. 가능한 한 물을 마시고, 음료수는 될 수 있는 대로 100% 과일주스를 마신다. 물은 하루 2L 정도를 수시로 마시고, 청량음료 등의 가공 음료는 피한다.

12. 특정 비타민이나 미네랄 섭취는 피 검사 후 부족한 것만 먹는다. 지용성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몸에 축적돼 건강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 검사 후 부족한 것만 먹도록 한다.

고혈압 관리 운동처방

1.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 유산소 운동하기 고혈압 관리 운동의 기본 원칙은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 하는 것이다.

2. 기본 운동에서 매일 조금씩 운동량 늘리기 기본 운동을 해도 혈압에 별 효과가 없다는 이들도 있다.

이택연 원장은 “자신이 운동할 수 있는 만큼 운동하고 있지 않아서”라며 “자신의 운동량을 알고 그것에 맞게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루 30분, 일주일에 3번 이상 유산소 운동은 기본 원칙이다. 이 기본 운동이 수월하게 느껴진다면 시간이나 속도를 늘려 운동량을 높여줘야 한다. 그렇다고 매일 2시간씩 운동하지는 말자. 30분에 비해서 2시간 운동이 효과가 더 있긴 하지만 4배 효과가 있지는 않다. 이택연 원장은 “2시간이 운동 효과는 더 있겠지만, 부상의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하루 30분 이 시간 대비 효율성이 가장 좋다. 여기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꾸준히 운동 원칙을 실천하고 12가지 음식치료를 하면 혈압이 점점 내려가고 낮아진 혈압에 맞춰 복용하는 약의 양도 줄어든다. 음식과 운동으로 고혈압약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정상혈압은 120/80mmHg 이하, 고혈압은 140/90mmHg 이상이다. 이택연 원장은 “당뇨가 없을 경우 140/90mmHg 미만으로 혈압을 관리하고, 당뇨가 있으면 130/80mmHg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당뇨병이 안 생기도록 하는 것 역시 고혈압을 예방하는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지금 당장 고혈압이 아니더라도 고혈압 관리 식사법과 운동 처방을 평소에 실천해보자. 그러면 고혈압과의 악연 없이 건강한 심장으로 평생 살 수 있다.

이택연 원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휴스톤 텍사스메디컬센터 텍사스주립대 의과대학 심장혈관외과 교수,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심장혈관외과 교수로 재직 당시 심장 내외과의 협진 시스템으로 EBS 명의에 출연하였다(2009). 혈관·심장·흉부 전문의로 현재 로엘의원에서 고혈압, 협심증, 대사증후군, 하지정맥 등 혈관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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