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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테라피] 흙집, 흙부대집, 통나무집까지 무한 변신… 내 몸을 살리는 웰빙집 인기 속으로…

2011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102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매일 집 이야기로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나날이 치솟는 아파트 값과 전세금, 빚을 내 무리하게 집을 샀다가 대출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가 이 시대의 현주소다. 오늘도 집이 없는 많은 도시인은 까마득히 높고 네모반듯한 아파트를 자신의 보금자리로 만들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터로 나가기 바쁘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집=시멘트집 공식’을 깬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단순히 몸을 누일 공간이 아닌, 몸을 살릴 공간을 찾는 일명 ‘웰빙집’을 짓는 사람들이다. 그 웰빙집의 종류도 다양하다. 흙집, 흙부대집, 통나무집 등 자연에서 얻은 생태건축 재료를 이용해 자신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다. 건강을 찾는 사람들의 웰빙집 짓기 열풍을 따라가 보자.

PART 1. 자연이 숨 쉬는 집 흙집은 어떨까?

주로 황토를 이용해 짓는 흙집은 선택의 폭이 넓다. 원형으로 지은 흙집을 포함해, 기와집, 토담집, 너와집 등 전통 가옥 형태도 지을 수 있다. 흙은 그 자체가 생명체다. 특히 황토는 입자가 곱고 산소가 많이 들어있어 집을 짓기 좋은 재료다. 정화 능력이 뛰어나 냄새와 기름을 흡수한다. 또, 인체에 유익한 원적외선을 방출해 해독력, 자정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인기몰이 중인 원형 흙집

생명 에너지가 모이는 공간 구조는 원형, 팔각형, 육각형, 정방형이다. 최근에는 흙집 중에서도 원형 흙집이 많이 지어지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흙집은 원형으로 지으면 튼튼하다. 벽에 가해지는 힘이 골고루 분산되어 다소 균형이 맞지 않더라도 무너질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또 방법을 배우면 스스로 집을 지을 수 있다. 계획을 세워 부지런히 지으면 1주일~한 달 안에 완성할 수 있다.

원형 흙집은 벽체, 창문, 천장, 출입문의 단열만 보완하면 건강한 살림집이 될 수 있다. 흙집을 짓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우선 흙집 짓기에 대한 정보를 모은다. 여유가 있다면 흙집 학교 같은 곳에서 수업을 듣고 실습을 하는 것이 좋다. 직접 집을 짓지 않아도 집터를 정할 때와 설계를 할 때만큼은 함께 살 가족과 의논해 모두가 편안한 집을 구상하는 것이 좋다. 자재, 공구, 상하수도시설, 전기 시설 등은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화장실과 보일러실을 만들 때는 방바닥보다 좀 낮게 지어야 습기가 올라오지 않는다. 기초공사를 할 때도 비닐을 깔아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차단한다.

집안의 웰빙집 ‘미니 황토집’_ 미니 황토집을 아시나요? 미니 황토집은 일반 아파트의 방안에 들여놓을 수 있는 작은 크기의 황토집이다. 일반 황토집 공법으로 만든 벽, 페널 등을 가져와 아파트 내부에서 조립을 한다. 별도로 온수 난방 시설을 설치하면 찜질방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황토 건축자재 이용하기 _ 자신의 집을 황토로 시공하려는 사람을 위해 황토 관련 자재도 쉽게 구할 수 있다. 황토벽돌, 황토 페인트, 황토 구들장 등을 판매한다.

PART 2. 생태적 대안 건축의 모범생 흙부대집

흙부대집? 좀 생소할 수 있다. <이웃과 함께 짓는 흙부대집>의 저자 김성원 씨는 “쌀부대, 양파망 등 자루에 가벼운 습기가 있는 흙을 넣고 쌓아 벽체를 만들고 그 위에 흙이나 석회 등으로 미장을 해서 집을 짓는 흙건축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흙을 넣은 자루를 벽돌 대신 쌓아 벽을 만든다는 것이다. 흙부대 건축은 원래 달에 기지를 건설하려고 고민하다가 찾아낸 건축법이다. 달까지 시멘트 같은 무거운 건축자재를 싣고 갈 수 없어 달에 있는 암석을 부대에 담아 건축하는 것을 고안했다.

직접 흙부대집을 지어 살고 있는 김성원 씨는 “초보자가 쉽게 지을 수 있고, 자루와 흙을 이용해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흙부대로 쌓은 벽이 지붕의 무게를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목구조나 철구조가 필요 없다. 흙부대 건축은 태양열을 모아두는 축열성과 단열성이 좋아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방음효과가 있고, 여름에는 흙이 알아서 적정한 수준으로 실내 습기를 조절한다.

흙부대 건축은 단순하고 경제적이긴 하지만 상당한 노동력이 필요하다. 체력 조건이 좋거나 도와줄 수 있는 가족, 이웃, 지인이 많아야 좋다. 또한 다른 흙건축 방법에 비해 흙이 많이 필요하므로 주변에서 많은 흙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지 미리 알아봐야 한다.

김성원 씨는 “흙부대집을 짓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이미 지어진 흙부대집 건축 현장을 살펴보고 경험자의 조언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흙부대집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흙부대생활기술네트워크(cafe.naver.com/earthbag house/)에서 얻을 수 있다.

PART 3. 웅장한 웰빙 보금자리 통나무집

카페나 펜션 등 상업적인 공간으로 쓰였던 통나무집이 최근에는 살림집으로도 환영받고 있다. 통나무집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나무 고유의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므로 수명이 긴 웰빙집이다.

라온통나무 건축 금정국 대표는 “통나무집은 짓는 방식에 따라 노치식, 기둥보, 혼합(노치식+기둥보)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노치식 통나무집은 원목 그대로의 나무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아래나무의 생긴 모양 그대로 위에 올리는 나무를 깎아 빈틈없이 쌓아올리므로 안정적이고 단열효과가 좋다. 단, 툭 튀어나온 통나무의 모양 때문에 공간 손실이 있어서 작은 평수의 주택을 지을 때는 신중해야 한다.

기둥보 방식은 우리 고유의 한옥 구조와 비슷하며 다양한 디자인으로 설계가 가능하다. 금정국 대표는 “기둥보 방식 통나무집은 다양한 마감재를 사용할 수 있고, 노치식에 비해 비용이 덜 든다.”고 설명한다.

노치식과 기둥보 방식을 혼합한 통나무집은 웅장함과 구조적 안정감이 있지만 노치식 통나무집보다 세밀하고 정교한 마무리 작업이 요구된다.

통나무집을 짓고 싶다면 통나무 골조의 조립이 가능한 장소인지, 5톤 이상의 크레인이 들어올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노치식이나 혼합식 통나무집일 경우 아래로 주저앉는 현상(세틀링)을 보완할 만한 정교한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통나무집에 살고 있는 경기도 양평 최정희 씨>

“날마다 향긋한 통나무 향기에 취해 살아요~”

경기도 양평 최정희 씨의 통나무집 2층 서예 작업실. 최정희 씨는 세 가지 향기를 맡으며 붓글씨를 쓰고 있다. 붓에서 나는 먹 향기, 창 밖에서 불어오는 풍요로운 가을 향기, 그리고 집안 곳곳을 채우고 있는 나무 향기까지.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자연이 숨 쉬는 집을 짓고 싶었던 김학림·최정희 씨 부부는 작년에 어머니가 살고 있는 집을 허물고 그 위에 통나무집을 지었다. 마당 앞에는 아름드리 나무가 있고 집 뒤에는 야트막한 동산이 있는 주변 경관은 웅장한 통나무집과 꽤 잘 어울렸다. 남편과 두 딸은 직장과 학교 때문에 인천에 살고, 최정희 씨만 중학생 막내딸을 데리고 양평으로 왔다. 시어머니, 최성희 씨, 막내 딸까지 성이 다른 여자 세 명이 한 집에서 오순도순 살고 있다.

집안은 소박하게 꾸며져 있었다. 최정희 씨가 화려한 것보다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해서다. 인테리어는 소박했지만 집안은 무언가로 꽉 찬 느낌이 들었다. 바로 은은한 나무 향기였다. 적당히 코를 간질이는 나무 향기로 집안은 채워지고 있었다. 최정희 씨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이 나무 향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며, “통나무집을 짓길 잘했다.”고 환히 웃었다.

집안 구경을 하다보니 바닥의 감촉이 남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통나무집답게 바닥은 장판이 아닌 나무였다. 최정희 씨는 “나와 내 가족이 오래도록 살 집이니까 집을 지을 때 가능하면 인위적인 자재의 사용을 최소화 했다.”고 말했다. 나무, 흙, 돌 등 자연재료를 사용하고, 옷장도 따로 사지 않고 나무로 붙박이장을 만들었다. 가족의 건강 관리를 위해 집 옆에 아궁이가 있는 찜질방도 지었다.

통나무집의 좋은 점을 묻자 여름엔 에어컨이 필요 없을 만큼 시원하고 겨울에는 벽난로에 불을 피워놓으면 난방비 걱정이 없단다. 여름과 겨울이 부쩍 길어진 요즘 누구나 귀가 번쩍 뜨일 만한 통나무집에서 사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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