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경기도 성남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송 모씨(55세)는 몸이 예전같지 않아 걱정이다. 거뜬하게 들던 부속품도 들기 버겁고, 저녁만 먹으면 수면제를 먹은 것처럼 잠이 쏟아진다. 아내와의 성관계도 흥미를 잃었다. 그날 번 돈을 세는 일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다 귀찮기만 하다. 송 씨의 아내 오 모씨(52세)도 몇 달 전부터 힘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남편과 반대로 잠이 안 오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얼굴은 자꾸 화끈거리고 성관계를 할 때는 예전엔 없던 통증이 느껴진다. 참다못해 함께 병원을 찾은 부부는 둘 다 갱년기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송 씨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오 씨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보충요법을 처방받았다.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이 뭐기에 보충하라는 걸까? 대표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에 대해 알아본다.
PART 1. 남성을 더욱 남성답게~ 테스토스테론
【도움말 | 관동의대 제일병원 비뇨기과 최진호 교수】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생식기관의 발달과 성장을 담당하는 대표 남성호르몬이다. 사춘기 이후부터는 신체적, 정신적 남성화를 시킨다. 음경과 고환을 키우고 변성기를 오게 한다. 성욕이 생기게 하고, 몸의 기초 대사 조절과 신체 조직 형성에도 관여한다.
관동의대 제일병원 비뇨기과 최진호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이지만 남성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한다. 여성에게도 있으며 팔, 다리에 털이 나게 하고 성적 흥분과 오르가즘에도 영향을 준다.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는 나이에 따라 줄어들게 된다. 30대까지 왕성하게 분비되다가 40대 이후부터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한다. 50대에는 최고치의 40%가 줄어들고, 70대에는 20대의 1/3로 떨어진다.
최진호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하면 체중이 줄어들고, 스태미나가 저하되며 여성처럼 유방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근육량은 줄고 지방이 늘어 뼈 건강을 위협하고, 피로가 쉽게 쌓여 체력이 떨어진다. 무슨 일이든 하기 싫고 우울해지는 등 우울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의 감소는 남자의 상징인 강한 체력과 정열을 한 풀 꺾어 놓는 셈이다.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한 남성 갱년기인 경우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을 할 수도 있다. 알약, 주사, 패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충할 수 있다. 단,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보충요법을 시작하거나 지속할 때는 전문의와의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 중에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일은 필수다. 최진호 교수는 “전립샘질환을 앓고 있거나 임신을 해야 한다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고 조언한다. 적혈구가 늘어나 혈전색증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고, 드물지만 무호흡 증세가 생길 수도 있다.
오래오래~쉽게 테스토스테론 사수법?
1. 저녁 운동을 꾸준히~
최진호 교수는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유산소 운동과 근육 강화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테스토스테론은 아침에는 많아지고 시간이 지나면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저녁에 하는 운동은 오후에 부족한 호르몬 수치를 올리는 데 더 효과적이다. 무리한 운동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으므로 몸 상태에 맞는 운동량을 꾸준히 유지한다.
2. 밤 10시 전에 잠들어라!
잠이 부족하면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같은 성호르몬은 잠을 잘 때 분비가 증가한다. 최진호 교수는 “최소 하루 7시간 이상은 숙면을 하고, 오후 10시~오전 1시가 가장 호르몬 분비가 왕성할 때이므로 10시에는 잠자리에 들라.”고 조언한다.
3. ‘술담비’를 조심!
노화 때문에 생기는 성선기능의 저하를 제외하면 ‘술담비(술·담배·비만)’는 테스토스테론 수치 감소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체중을 조절하고 담배는 꼭 끊으며, 절주하는 습관을 갖는다.
4. 적당한 지방과 단백질 섭취는 기본!
지방과 단백질은 테스토스테론의 합성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골고루 먹어 적당한 지방과 단백질을 섭취한다.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면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자주 먹는다.
5. 신선한 채소를 식탁에 올린다
브로콜리, 양배추 등 채소와 인삼도 테스토스테론 보충에 도움이 된다. 최진호 교수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과 몸과 마음의 안정이 적절한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평소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최진호 교수는 전립샘질환, 요로결석, 배뇨장애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정회원, 대한남성과학회 정회원, 대한전립선학회 정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