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기초하여 기대수명까지 살 경우 2014년을 기준으로 암 발생 확률을 수치로 환산해 보면 남자는 38.7%로 다섯 명 중 두 명, 여자는 33.1%로 세 명 중 한 명이 암 진단을 받게 된다. 암 종류별 발생 추이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전체적은 흐름은 변할 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암은 어떤 암일까? 최근 들어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경각심을 더하고 있는 3대 암을 선정해보았다.
유의미한 변화 ① 갑상선암 증가세 주춤하고 유방암 증가세 뚜렷
급격한 증가로 주목을 받았던 갑상선암의 경우 2012년을 기점으로 발생률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나 유방암은 2012년 12만여 명에서 2016년 17만 여명으로 약 40%로 증가했다.
유방암 유발 요인은 크게 세 가지 요인이 꼽히고 있다. ▶심리·정신적인 요인 ▶유전적 요인 ▶물질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방암 발생의 물질적인 요인으로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연령 및 출산·수유 경험, 방사선 노출, 음식(밥상), 음주, 환경호르몬, 유해화학물질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한쪽 유방에 암이 있는 사람은 다른 쪽 유방에도 암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대장암이나 난소암에 걸렸던 사람이나 비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의미한 변화 ② 환경오염으로 인한 폐암 발생률도 증가세
폐암의 주요 발생인자는 흡연과 환경오염에 따른 대기상황 악화 등을 들 수 있다. 흡연 인구를 줄여보려고 담배 값을 인상하였지만 실효성이 없었고, 환경 조건은 더 악화돼 폐암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암 환자 사망률 중 1위가 폐암으로 생존율이 낮은 암의 대표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최근 특이한 점이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폐암의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흡연자인 남자의 폐암 발생률은 줄어들고 있으나 비흡연자인 여자의 폐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4년 국립암센터 자료에서는 여성 폐암 환자의 88%가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담배뿐 아니라 주방 요리·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 대기오염, 미세먼지, 식습관과 스트레스 등도 중요한 폐암 유발인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오염 문제는 여성들에게 더 치명타가 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그리고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미세먼지는 물론 라돈·PAHs(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석면·다이옥신 등 공기 중에 증가하고 있는 발암물질로 인해서 폐 용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여성에게 폐암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폐암은 흡연으로 인해서 발생하고, 남성들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인식할 경우 문제를 더 확대시킬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이는 폐암의 주요 증상들을 간과하기 쉽게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마른기침(열이나 콧물, 가래가 없는 기침)이나 각혈을 할 경우, 오랜 기간 동안 쉰 목소리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천명(씩씩거리는 숨소리) 또는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경우도 폐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폐에 발생하는 질환은 암 이외에도 폐렴이나 폐기종 등도 위험한 병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의미한 변화 ③ 꾸준히·지속적으로 증가세… 대장암
우리나라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암 중의 하나를 꼽으라면 당연히 대장암이다.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10년 이후엔 암 사망률 2위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렇게 대장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로 육류 중심의 서구식 밥상이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많지 않다. 지난 몇 년간 암 환자들을 상대로 인터뷰한 결과 대장암의 경우는 거의 공통적으로 3가지 요인이 있어 보였다. ▶다량의 육류 섭취 ▶과음 ▶풀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그것이다. 대장암 환자를 상대로 이 세 가지를 얘기하면 피해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보면 대장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봐도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따라서 대장암 문제를 풀려면 당연히 이 세 가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육류 섭취 줄이기 ▶음주 금지 ▶스트레스 해소법 숙지와 실천이 그것이다.
사실 이 세 가지 문제는 환자의 몸 기초를 다시 세우는 데 의의가 있다. 아주 좋아하는 고기와 술을 끊을 수 있을까? 그리고 스트레스는 또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런 문제는 환자로 하여금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결정적인 의심 하나는 ‘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정말 암이 치유되는 것일까?’하는 것이다.
해 보지도 않고 미리 의심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 치료 등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면 여러분이 좋아하는 술과 고기도 끊지 말고, 스트레스도 술과 담배로 해소하면 된다.
그런데 암은 본래 발생 원인을 해소해야 온전히 치유될 수 있는 것이어서 나쁜 습관이 주원인이 되어 암이 발생됐다면 당연히 나쁜 습관은 고쳐야 한다. 나쁜 습관을 바로잡아 주면 몸은 새롭게 전열을 정비하고 생명을 저해하는 요소인 암을 치유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게 된다.
변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암 발생 추이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 오던 위암은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낮아지기 시작했고, 한동안 급격히 증가하던 갑상선암도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반면 유방암, 폐암, 대장암은 발생률이 두드러지게 증가함으로써 환경호르몬이나 대기오염의 가속화, 공장식 축산의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유통되는 육류와 지나친 음주, 무한경쟁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스트레스 해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게 되었다.
모든 암은 대체로 어느 특정 요인 한두 가지에 의해서 발생하지는 않는다. 물론 심각할 정도의 유해화학물질(발암물질)에 의한 오염은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주위에 있는 아스팔트·콘크리트 공장에서 라돈이나 벤조피렌이 지하수로 스며들어 오염시킨 물을 식수로 사용하던 인근 주민들이 암 진단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 라돈이나 벤조피렌이 암 발생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공통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밥상의 오염은 심각한 수준을 넘었다. 정체불명의 화학물질로 넘쳐나는 가공식품이나 살충제 달걀은 빙산의 일각이다. 동물을 공산품 생산하듯 함으로써 반윤리적임은 물론 비위생적이며 반생명적인 현상을 낳게 한다. 항생제 오남용은 애교로 봐줄 수 있을 정도이고, 사육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성장촉진제를 포함한 다량의 화학물질 사용은 관행화된 지 오래다. 또 육질을 연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좁은 우리에 가둬 잘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먹는 사료 역시 화학물질로 범벅이 된 것이어서 차마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고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다.
자본의 천박함이 만들어 낸 싸구려 고기는 수많은 구매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거의 매일 밥상에 오르고 있으니 감히 ‘건강’이라는 단어를 꺼내기조차 민망하다.
사실 고기만이 질병의 밥상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화학비료·제초제·농약·성장촉진제·성장억제제가 만들어내는 농산물도 부자연스러운 몸을 만들기는 마찬가지다. 화학농법이라 부를 만한 오늘날의 농업은 생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기보다는 돈과 교환할 수 있는 보기 좋은 농산물 생산에만 집중함으로써 ‘건강과 생명’이라는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암 치유를 위한 최적의 밥상은 모든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기·자연농업 밥상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움직임의 부족에 기인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건강에 필요한 충분한 활동이 부족하다. 움직임이 부족하니 먹은 음식이 완전히 연소(소화)되지 않고 체내에 남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특별히 운동할 환경이 안 될 경우 부지런히 걷기운동만 하더라도 건강에 필요한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일부러 시간을 내 운동하는 습관보다도 생활 속에서 자연히 활동이 많아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셋째, 마음 챙김이 소홀하다. 내 마음을 챙긴다는 것은 나를 생각하고 배려한다는 의미다. 마음이 시키는 것을 모두 빼버리고 남의 눈을 의식하여 마음에 없는 일만 앞세우다 보면 스트레스로 가득 차게 된다. 스트레스는 받기는 쉬워도 해소하기는 어렵다. 그러니 애초에 스트레스를 만들지 않는 게 좋은 습관이다. 남을 의식하여 마음에도 없는 행위를 하는 것은 내 마음 챙김에 소홀히 하는 것이니 윤리적인 틀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마음이 시키는 것을 먼저 하는 것이 좋겠다.
결국 나는 내 몸과 마음에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그럼으로써 온전한 나를 만들 수 있다. 내 몸의 병은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치유되기 시작한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법을 익혀 실천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겠다.